
어느 사이, 또 겨울이 왔어요.
당신을 만나고 난 후, 4번째 맞는 겨울이네요.
"보고싶어요"하는 나의 말에
선뜻 "저녁이나 같이 하자"는 답..
마지막..으로 본다는 생각으로 나갔어요. 그날,
당신을 처음 본 날엔 비가 왔었는데
마지막으로 보는 날엔 눈이 오더군요.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좀더 예쁜 날로 기억할 수 있을테니까
말을 별로 안 한다는.. 아직도 그런 생각에
당신은 요즘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상태이며,
난 요즘 뭐하고 있냐는.. 그런 말들을 나에게 쉴 사이 없이 했죠.
마치.. 내가 할 말을 알고 있다는 듯이.. 그 말을 못하게 하겠다는 듯이..
난.. 그냥 있었어요. 그냥 아무 말 없이 웃으며
눈 한가득 당신을 담아 두기만 했어요.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더 이상 볼 일이 없을테니까
그냥.. 그렇게 내버려두어도 상관없다고..
당신은 또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했죠.
언제 저녁에 한번 술이나 같이 마시자고,
난 웃었죠. 먼저 연락도 안 할거면서 왜 그런 얘기를 하는건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러자'는 대답도 하지 않았죠.
"잘가, 다음에 또 보자" 손을 흔드는 당신을 보며
살짝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서 집으로 가는 길..
난 내 핸드폰에서 당신의 번호를 지웠어요.
분명 문자라도 보낸다면, 전화를 건다면 번호만 봐도 당신을 알아채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요. 저만 번호를 지우면 되는거죠.
다시 "보고싶다"는 말을 할 수 없도록, 실수라도 그러지 않도록..
고마워요. 고마웠어요.
이제.. 안녕..할게요.
좋은 사람 만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