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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수줍은 당신 - 5화 (연두) -

김상수 |2009.03.03 01:05
조회 64 |추천 0


* 이글은 사실과는 무관한 소설입니다. 특정인물이나 장소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

 

소설 : 수줍은 당신 - 5화 (연두) -

 

민형이의 선배인 연두에게는 한 다리를 잃은 아버지와 소중한 어머니가 하나 있다.

그날은 어둠이 칼칼이 부셔져 사그라지는 듯한 날이었다.

밤이 깊어만 가는 즈음에 연두는 여름캠프를 끝낸 노곤한 얼굴로 짐을 매고서 고속버스를 탔다. 너무나 노곤하여 잠이들어 깨어보니 이미 종착지이다.

연두선배의 어머니는 작은 옷가게를 하고 있었다. 연두는 집보다 가까운 어머니의 옷가게로 들리기로 한다. 옷가게에는 샹그리에가 출렁이며 머리위에서 공중에 머리를 휘젓고 있었다.

연두의 어머니의 옷가게에 샹그리에는 마치 출렁이는 물결과 같았다. 탈의실을 겸한 차양막의 실루엣은 황금빛 물결처럼 출렁이고 있었다.

연두에게 그것은 마치 장엄한 휴식으로 다가가는 환호성만 같았다.

"엄마, 나 다녀왔어. 너무 피곤해."

"그러게 힘들게 짐은 뭐 그리 많이 가지고 가냐? 탠트 말고는 적당히 돈 몇푼 주는데로 식사도 사서 먹으면 그리 힘들지 않잖아."

"나도 그럴까 했지요. 그런데, 난 밥도 못하고 음식도 못하는 선배가 되고 싶지 않았거든..."

"그래요? 자존심 하나는 쎄구나."

한참을 옷가게에서 바쁜 종업원 사이로 이야기를 하다가는 연두는 간만에 옷이라도 여럿 골라입고 싶어졌나보다.

"엄마, 나 저 옷 좀 입어봐도 돼?"

"손님들 있잖아. 왜 애들처럼 그러니? 손님들 가고 한 벌쯤 입어봐."

손님들이 다 파하자 연두는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자신만의 생각에 전신거울 앞에 다가선다.

"엄마, 이것봐라. 나 이거 입으니까 연예인 누구같지?"

"그래. 이것아. 다 입어보고 공주해라."

"엄마, 나 이거 참 맘에 든다. 내가 무겁게 다녀온 여름캠프 대신 이거 하나 줘."

연두가 그렇게 맘에 들어 들떠서 춤추는 것은 바로 호박처럼 생긴 파란 원피스였다.

한편에 거들과 레깅스까지 손으로 마구 휘집어 들고는 구색을 맞춘 연두는 어머니한테 거드름을 피기 시작한다.

"나보다 예쁜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퇴근하는 여 종업원들이 살짝 키득대며 웃고 나간다.

"사장님, 저희 퇴근할께요."

남자 종업원 하나가 헛기침을 하면서 나간다.

"공주님. 그럼 저도 퇴근합니다."

연두는 다 나가고 어머니만 홀로있는 가게에서 투정을 부리듯 입을 석자로 내놓으며 발을 구른다.

"재미없어. 아무도 날 몰라주다니."

연두는 어머니를 도와 가게문을 닫고는 어지럽혀 놓은 옷들을 주섬주섬 다 정리한 연후에 함께 차로 집으로 향했다.

아파트로 다다르자 한 다리를 잃은 아버지가 연두를 걱정하며 수심했던 얼굴이 한순간에 누그러진다.

"우리 외동딸. 어디 잘 다녀왔나 얼굴 좀 보자. 많이 탔구나."

"하긴, 이 미모에 이 얼굴이 어디가나? 탔어도 미인이지? 자연광이야."

"그래. 잘 다녀왔나 보니, 쉬거라."

연두가 외동딸이라 걱정이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제는 시집갈 때가 된게 아닌가 하여 걱정이었다.

연두의 어머니는 한다리를 잃은 아버지가 연두의 그늘이나 되어 그저 놀림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억세게도 살아온 어머니였다. 연두는 전쟁에 다녀온 연두의 아버지의 다리에도 그리 주눅들지 않고 항상 쾌할하고 명랑한게, 연두어머니에게는 고마울 따름이었다.

연두는 연두아버지의 다리와 어깨를 주무르며 아버지의 얼굴을 향해 방긋거리며 말없이 살짝깨문 입술로 웃는다.

연두의 어줍잖은 안마지만 아버지는 귀여운지 땅을 짚고 연두를 한참을 바라본다.

"많이 컸구나. 우리 다 큰 애기. 눈물같이 피같이 키운 우리아가야. 부디 널 소중하게 해줄 단 한사람 만나 시집가면 좋으련만..."

어머니가 수박덩어리를 갈아서 만든 수박사리와 즙을 삼각컵에 레몬을 꽃아 여름캠프에 관한 이야기를 묻는다.

화기애애한 이야기는 계속되면서 연두는 자지러지게 웃는다.

다음날 아침, 연두는 대학가 야회로 나가서 간만에 여자들끼리의 수다를 즐기게 되었다.

시시콜콜 한편의 이야기로 누가 바람둥이네 아니네 하면서 내기까지 하면서 자즈러지게 웃으며, 대학가의 잔디가 눌어붙도록 떠날 줄을 몰랐다.

소희가 연두에게 물어보았다.

"연두선배, 남들 연애이야기 하지말고, 선배 연애나 해보지 그래요? 그러고보니 선배가 남자랑 같이있는 모습을 못봤어요."

"어... 그게.. 난 됐어.."

"맘에 드는 사람이 있나? 그 속을 모르겠네. 그러니 남자가 없는거예요. 선배."

"내 앤은 있지. 울 아빠."

"칫, 싱거워. 선배. 하긴 선배같은 타입 좋아하는 사람 많드라. 연두선배 인기 많잖아요. 남자는 없는데, 인기는 많드라."

옆의 후배가 손가락으로 입술을 당기며 한마디 거든다.

"성민선배가 연두선배랑 비슷하네. 남자 선밴데요. 처음에는 성격때문에 그러게 여자가 없지 하면서 혼자 속으로 생각했는데, 인기도 많더라구요. 그렇게 잘 사는 것 같지는 않지만 미스터리한 사람이기도 해요."

연두가 입을 열었다.

"너희 레포트 다 했니?"

"전 아까 연두선배한테 말한 성민선배한테 정리 부탁했어요. 자료는 우리가 모아다 주었는데 성민선배가 정말 꼼꼼하게 잘해주더라구요."

연두의 낮의 연가처럼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수업시간 내내 창만 바라보면서 손을 꼼지락 거렸다.

"성민... 이라.."

두리번 거려도 성민이란 사람은 자신의 수업에 참관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연두는 괜한 궁금증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잠시 설램을 수업의 프리젠테이션으로 향했다.

땀이 많이 차서 면티의 어깨와 겨드랑이 사이로 뭔가 흘러내리며 간지럽히는 느낌이었다. 더운 날시에 에어콘보다 척척한 느낌이 싫어지자, 연두가 말한다.

"우리 수업 끝나려면 아직 멀었지?"

"네, 선배..."

"심심해서 어쩌지? 나 노트 서머리도 다 했고, 더워서 집중도 안되고, 그 성민인가 뭔가 보러가고 싶은데 어디있는지 알아?"

"선배, 그 사람 뭐하고 다니는 사람인지 잘 몰라요. 여하튼, 위험인물이라는데요."

"위험하긴 뭐가 위험해?"

앞자리에 선희가 조심스레 입을 뗐다.

"그 선배보고 싶으면 연주실에 들려봐요. 피아노에 맞춰서 노래부르는걸 봤는데, 최고더라구요."

"정말?"

"선배. 그 선배하곤 절대 안되요. 뒤에 누구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 선배가 한번 노라고 하면 절대 잡지 말아요. 선배한테 경고해요."

"너도 딱지 놓은 사람이야? 너 축제 베스트퀸으로도 뽑힌 사람이잖아."

"아 글쎄, 그 선배는 복잡한거 딱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그 선배 건드리면 안되요."

"그래? 야 성민인가 뭔가 내꺼다. 건드리지 마라."

"베스트퀸인 나도 손 못대는데, 자기가 무슨수로..."

비아냥 거리는 사이로 교수의 소리가 들린다.

"내꺼라니?"

수업은 들은냥 마는냥 연두는 음악실로 향했다.

피아노 소리가 잔잔하고 간결히 울리는 악당 사이로 귀가 찢어질듯이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뭔가 섬세하고 뭔가 아파오는 노랫소리.

긴장감이 가득되는 연두에게서 악당에 십자가와 파이프 올겐소리는 장엄하기 보다는 약간 심장을 멎게만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빼꼼하고 열어버린 암실같은 연주실에 왠지 장난이 치고 싶어진 연두는 헛기침을 하고 꺄약하고 소리를 질러볼 셈이었다.

누군가 뒤에서 연두의 어깨를 잡고 그 분위기에 눌려 죄를 들킨냥 연두의 공포를 엄습했다. 뒤를 돌아보자 목사님이었다.

"묵도하러 왔다면 저기서 조용히 하고 가요."

왠지 스스로 찾아간 음악실에서 어린양이 되야하는 자신을 한탄하며 쫑알대며 기도를 했다. 십자가가 아닌 노래하는 그 사람에게 말이다.

모두 일어나서 주기도문으로 마무리를 할때에 연두는 그것을 외지 못하므로 남들의 기돗소리 사이로 조용히 외쳤다.

"너 내꺼다..."

아무도 들을 사람은 없었지만, 노래하는 그 사람 위로 십자가에 대한 낭독처럼 들렸으므로, 사람들은 흘깃 연두를 바라보면서 키득댔다.

그 사람들에게 주님은 누구것이 되어도 상관이 없기 때문이었다.

우유보다 더 희고 비누거품처럼 투명한 실루엣이 악당의 무대 사이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연두에게 지금은 그 사람의 어린양이 된 기분이었다.

 

= 그 사람이여. =

처음본 순간일 지라도 멈추어버린 심장에

당신마저 몰라볼 순간과 찰라에도 두근댈

당신을 위한 사랑의 눈물에 비극처럼

나 몰래 멈추어버릴 눈물의 씨앗에 비명

당신의 사랑의 비명에 나 춤추고 싶어라

 

= 旻 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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