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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de Park에서 상상치 못한 점심식사를 하다

김미라 |2009.03.09 14:03
조회 39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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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파크에서 모처럼 주말을!

 

 

 

린다와 함께 멋진 계획을 구상했다. 푸른 잔디에 금발의 미녀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장난감 같은 파란눈의 어린아이들이 뛰노는 공원에서 우리도 한번 동참해 보자고 말이다. 아침 9시, coles(우리나라로 치면 e-mart와 비슷한 대형마켓)에서 생생한 토마토와 불그스름한 파프리카, 하얀 식빵에 바베큐 소스 그리고 고소한 향을 풍기는 스팸까지! 완벽한 피크닉 준비를 마치고 공원에서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 우리는 안다. 결국 이 소풍의 목적은 책보단 먹기위함임을) 어쨌든 출발은 좋았다.

들뜬 마음으로 하이드파크에 도착했다. 어디에 앉을까 주변을 두리번 거리니 마침 근처에 한 가족이 소풍을 나왔더라. 우리도 슬쩍 눈치를 보다가 거기 앉아보기로 했다. 모든 세팅이 끝나고 막 식사를 하려는 찰나에 여기저기서 새들이 몰려왔다. 소리도 없이 슬그머니 다가와서는 기세를 몰아 공격적인 눈빛을 마구 쏘아보였다. 처음에는 그냥 우리의 주변을 왔다 갔다 하더니 그 중 제일 힘도 세고 보스처럼 보이는 한 놈이 글쎄 토마토에 정신이 빼앗겼는지 미친듯이 달려오는 게 아닌가. 우리는 빵 한입을 못 먹고 그 자리에서 줄행랑을 쳤다. 

달력에서 보면 하얀 새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맛있게 식사들 하던데. 밥 한번 먹으려다 죽을 뻔 봤다. 옆에서 린다는 꺅꺅 악을 질러대고 난 그 소리에 깔깔 웃어대고. 우리의 점심 식사는 이렇게 즐거웠다. 달력에서 볼 땐 정말 한가로워 보였는데 역시 그건 현실과 거리가 멀었다.
남들은 우리가 행복해 보이겠지. 한번 들어봐라. "오늘 내가 하이드파크에서 새들과 함께 샌드위치를 먹었다."라고 한다면 그럴 듯 해 보이지 않나?

 

그래도 린다는 말한다. "언니, 그래도 빵 너무 예술이다! 눈물나게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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