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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Old Partner, 2008)

오재석 |2009.03.11 13:38
조회 77 |추천 0

 

올 해 영화계를 강타한 워.낭.소.리.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화제의 영화는 꼭 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영화관으로 발을 옮겼다...

 

우선 제목부터 살펴보자면...

워낭이란 소의 목 밑에 다는 방울이라는 뜻이니...

방울 소리?! 여튼 모 이런 건데...

그걸 반영이라도 하듯...

시작 부터 은은히 울려퍼져 주시는 방울 소리...

그렇게 다큐멘터리 형식을 띈 이 영화는 시작이 된다...

 

이미 많은 사람이 봐서 알다시피...

늙은 소와... 할아버지 간의 교감...

그리고 이 영화의 화자라 할 수 있는 이삼순 할머니의 나레이션 같지 않은 나레이션...

이렇게 두개의 축을 바탕으로 이 영화는 흘러간다...

 

이런 소재를 찾은 것도 경탄할 노릇이지만...

이 영화는 농촌에서의 삶을 가감도 없이 표현해 낸다...

그것을 보며 느끼는 감정의 폭은 널뛰기를 하듯 이리저리 변한다...

 

친절히 자막을 첨부해 주면서까지 전달되는 할머니의 대사에 까르르르 넘어가고...

소를 마치 연적을 대하듯 바라보는 시선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이 휘적휘적 걸어가시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내... 할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이 영화의 주된 대상... 소...

연기를 가르치지도 않았을 것이 뻔한... 주인공들의 모습에...

찌르르 전율을 느끼는 것은...

그 현실이 실제로 보기엔 거북했기 때문일까?

 

때때로 우리는 이상을 추구하는 것만을 즐겁게 받아들인다...

영화건 TV건 드라마건 쇼프로그램이건 간에...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롤 플레이가 마치 대리 만족을 함을 느낄때...

나도 모르게... 부러움이 더해져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보기 거북하기 그지 없는게다...

할아버지의 때가 꼬질꼬질 낀 손톱 아래와...

파스로도 치유되지 않는 관절병...

할머니의 투덜대는 모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절에 굴하지 않고 내내 일을 하는 모습...

어쩌면 노동에 소홀한 젊은 세대가 보기에...

 

'저들은 왜? 무엇 때문에 저렇게 사나?'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이래저래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영화는 보기에 거북하다...

마치 그것이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 모습 같고...

그를 통해... 내 자신의 철없음이 어떠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을 내용들을... 바로 면전에다 70여분으로 축약되어 보여주는 영화...

영화인 탓에... 채널을 휙휙 돌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는 것...

그것이 다큐멘터리의 매력이 아닐까?!

 

할아버지가 의지할 대상은 40년을 곁에서 동고동락해온 소였고...

이 소는 때로는 할아버지의 발로...

그리고 시골집의 규칙적인 삶을 이끌게 하는 시계로...

든든한 일 동료로 역할을 해낸다...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왜 저렇게 미련하게 살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이 영화는 발달과 과거와의 오버랩을 확실히 시킨다...

농약을 뿌려대는 농꾼과...

그 옆에서 투닥투닥 대면서도 끝까지 김을 매는 노부부...

이앙기와 콤바인이 있는 논을 멀찌감치 보여주며...

소에 쟁기를 매고... 손으로 모내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노부부...

이유는 단 하나...

 

가족보다 더 가족같은 '소' 때문이다...

 

고로 이 소의 의미는 할아버지에게 있어서는 자신과도 대비되는 것이다...

소가 늙어 죽어간다고 할 때 푹푹 한숨을 쉬는 모습이나...

괜시리 더더욱 더 소를 일로 내모는 모습은...

할아버지 또한 존재가치가 희미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자신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지만...

농사...

그것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이기에...

머리가 아파도 무릅쓰고 늙은 소와 함께... 길을 나서는 것이다...

 

영화가 말미로 향하면서 할아버지가 머리를 붙잡고 자리에 누워있는 시간이 늘어났음은...

어쩌면 이 영화가 말하려는 것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할아버지도 꼴을 베다 휘청하시고...

소도 어느 순간 일어서지 못한다...

 

이쯤 되면...

즐거웠던 할머니의 멘트도 떠나고...

눈물이 흐를법 하다...

 

왠만큼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친밀했던 사람...

혹은 친밀했던 존재의 마지막을 한 번 쯤은 경험했을 것이므로...

 

<아프냐? 나도 아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몰게된 것은...

아직도 면면히 흐르는 그런 공통적인 감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로 이 영화는...

신경숙 님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예전의 영화 <집으로> 등과 면면히 닿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났고...

불은 켜졌지만...

한참을 자리에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또다시 나로 인해 고생하시는 부모님 생각에...

또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그렇게 어린 세대에게는 알지 못했던 농촌의 삶을...

젊은 세대에게는 의식적이든 아니든 피하고 싶었을 현실을...

부모님 세대에게는 자신들이 겪었던 과거의 추억을...

느껴볼 수 있을 시간이 아니었을까?!

 

마치 그 할아버지 할머니가 찍은 영정 사진 처럼...

이 영화가 그냥그냥...

두 분께 마지막 기억으로 남았다면 좋겠다만...

의도하지 않게 입소문을 크게 타고...

그로 인해 곤경을 겪고 계신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감독이 바란게 그런건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여튼 잔잔함속에 비수가 있는 영화...

<워낭 소리>

 

 

 

주인공 두 분의 행복과...

늙은 소의 명복을 빈다...

 

 

P.S.> 영화보고 인터뷰로 난리친 나쁜 기자들...

당신들은 영화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든 건가? 그들의 삶이 이슈를 시키면 행복할 건가 하는 것을 생각도 못하는 자들이...

기자랍시고 날뛰고 있으니 참 찌라시 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추가로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말도 있는데...

어떤 놈의 생각인지 머리를 해부해 보고 싶다...

이러니...

정말 보고나서 다시 한 번 분노를 느끼게 하는 사람들...

 

당신들의 관심이 행복할지 안할지 생각을 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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