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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곡어법 ~ `에두아르노 갈레아노`의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中

장홍석 |2009.03.13 10:55
조회 54 |추천 1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는 미혼 여성 앞에서 바지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오늘날에도 어떤 말은 대중 앞에서 이야기하면 상황이 껄끄러워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보자.

 

 *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라는 예명을 자랑한다.

 * 제국주의는 `세계화`라고 한다.

 * 제국주의의 희생자들은 `개발도상국`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어린이들을 난쟁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 기회주의는 `실용주의`라고 불린다.

 * 배신은 `현실주의`로 불린다.

 * 가난한 사람은 `없는 사람`, `부족한 사람` 또는 `자산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고 불린다.

 * 가난한 어린이들이 학교 밖으로 내쫒기는 것은 `중퇴`라고 한다.

 * 고용주가 해고 수당도 없고 아무 설명도 없이 노동자를 해고할 권리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불린다.

 * 여성의 권리를 `소수`의 권리에 포함한다. 인류의 절반인 남성이 다수이기나 한것처럼 말이다.

 * 군부독재 대신에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 고문은 `불법 핍박` 또는 `신체와 심리에 가해지는 압력`이라 한다.

 * 도둑놈이 좋은 집안 출신이면, 도둑이 아니라 `도벽이 있는 사람`이다.

 * 부패 정치인의 공금 횡령은 `불법 축재`라고 한다.

 * 자동차가 저지르는 범죄는 `우연한 사고`다.

 * 맹인은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 흑인은 `유색인`이라고 한다.

 * 암이나 에이즈는 `장기간의 고통스러운 질병`이라고 한다.

 * 심장마비는 `갑작스러운 고통`을 의미한다.

 * 절대로 죽음이라고 하지 않고, `육체의 사라짐`이라고 말한다.

 * 전투에서 사망한 사람은 `전시 사상자`로, 아무 죄도 이유도 없이 전투에 얽힌 민간인들은 `부차적 피해`라고 한다.

 * 1995년 남태평양에서 프랑스의 핵폭발 실험이 있었을 때, 주 뉴질랜드 프랑스 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폭탄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폭탄이 아니다. `폭발하는 장치`다."

 * 군대와 연계돼 암살을 일삼는 콜롬비아의 살해 조직 이름은 `함께 살다`(Convivir)이다.

 * 존엄(Dignidad)은 칠레의 독재 시절 어느 수용소의 이름이고, 자유(Libertad)는 우루과이의 독재 시절 가장 큰 감옥의 이름이다.

 * 평화와 정의(Paz y Justicia)는 1997년 멕시코 치아파스 주 악테알 마을의 한 교회에서 기도를 올리던 45명의 농민들-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을 등 뒤에서 난자해 살해한 준군사조직의 이름이다.

 

PS. 남미의 대표적 지식인 `에두아르노 갈레아노`의 저서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에서 나오는 내용이다.

 

남미 출신 지식인이 쓴 글이긴 하지만 소위 `개발도상국`(비록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긴 하지만 국민들의 의식수준이나 정치 사회 시스템 등 전반적인 면을 따져 보면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이라는 딱지를 아직 떼지 못한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이다.

 

무력으로 남의 것을 약탈하고 그 수탈당한 나라들을 자유경제라는 미명하게 대대손손 착취하는 강대국과 부자 나라들이 만들어낸 거짓된 세상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에두아르노 갈레아노`의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를 일독해 보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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