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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가계 옥죄는 고금리 학자금대출

배규상 |2009.03.21 11:22
조회 555 |추천 7

 

서민가계 옥죄는 고금리 학자금대출

 

 

서민가계가 점점 힘겨워지는 것은 비단 경제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10여년간 서민가계의 실질소득은 뒷걸음질이나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불가피한 지출은 뜀박질해온 탓이 크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학 등록금이 서민을 가난하게 만드는 주범 가운데 하나인데, 가뜩이나 등록금에 치인 서민가계를 더 숨막히게 만드는 것이 시중금리보다 높은 학자금 대출 고리대를 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2005년 시작된 정부 보증의 학자금 대출 사업은 서민가계의 대학 등록금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에서 멀어지고 있다. 외려 서민의 부담을 늘리고, 시중은행의 배만 불리는 고리대금으로 변질됐다. 올해 학자금 대출 기준금리는 7.3%로 지난해 8%에서 0.7%포인트 내렸지만,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4%대로 떨어진 것에 비하면 사실상 오른 셈이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지난해 0.83%에서 올해 2.05%로 2.5배나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고 학자금 대출을 하면서도, 금융불안의 위험을 서민에게 떠넘기며 돈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전체의 20%나 된다고 한다. 공무원이나 군인 자녀는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자녀 대학 학비를 지원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생계가 빠듯한 서민이 어쩔 수 없이 끌어 쓰는 게 학자금 대출인데, 거기에 고리대를 물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대학을 나와도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학자금 대출자들은 신용불량자의 담장 위를 위태롭게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자금 대출의 근본적인 해법은 정부가 교육 예산을 대폭 늘리고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을 낮추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서민을 등치겠다는 심사가 아니라면 은행의 가산금리는 터무니없다. 정부도 지급보증을 확대하고, 학자금 대출금리를 시중금리보다 더 낮게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학자금 문제처럼 서민가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외면한 채 추경이니 경기부양이니 아무리 소리쳐 봐야 울림을 주지 못한다.

 

 

 

2009년 3월 21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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