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3. 24 (한국시간)
일본과 5번째 대결을 가진 한국이 결국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일본에 패했다. 그러나 정말 끝까지 손에 땀을 쥐는 멋진 경기를 보여준 대표팀은 1회대회 4강에 이어 2회대회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루어 냈다. 그리고 역시 일본야구는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1. 위태 위태, 그러나 훌륭한 수비진!!
일본의 타자들은 1회부터 거세게 한국을 몰아붙였다. 지난 두번의 등판에서 일본타선을 잘 처리했던 봉중근도 이 날은 일본의 기세에 고전했다. 일본은 1회부터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1회초 스즈키 이치로의 안타로 포문을 열은 일본은 나카지마 히로유키의 희생번트와 노리치카 아오키의 땅볼로 2아웃 2루상황을 맞았다. 이어 조지마 켄지가 볼넷을 얻어 2아웃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봉중근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땅볼로 처리하며 첫 위기를 넘겼다.
2회초에도 일본은 2아웃 이후 아키노리 이와무라의 볼넷과 야스유키 카타오카의 안타로 2아웃 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이치로가 땅볼로 물러나며 또 다시 득점에 실패했다.
3회초 일본은 기어코 득점에 성공했다. 나카지마의 안타, 아오키의 실책에 이어 조지마의 땅볼로 1아웃 1,3루를 만든 일본은 오가사와라의 안타로 기어코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아웃 1,2루에서 우치카와의 안타로 일본은 1아웃 만루를 만들었지만 봉중근은 쿠리하라 켄타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큰 위기를 넘겼다.
일본은 5회초에도 나카지마의 볼넷과 아오키의 안타로 노아웃 1,3루의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결국 봉중근을 강판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엔 봉중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이 첫 타자 조지마를 삼진으로 처리한데 이어, 오가사와라를 삼진, 아오키의 도루실패(정확히는 아오키의 오버슬라이딩)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7회초에도 일본은 득점을 올리긴 했지만 또 다시 잔루를 남겼다. 카타오카 - 이치로 - 나카지마의 3연속 안타로 1득점 한 일본은 계속된 노아웃 1,2루에서 아오키의 희생플라이로 1아웃 1,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조지마가 병살타를 기록하며 또 다시 잔루를 남겼다. 특히 병살타 때 조지마는 1루에서 세잎이라고 항의를 했지만, 조지마가 세잎이었다 하더라도 나카지마의 명백한 수비방해가 있었기에 당연히 아웃되는 상황이었다.
8회초에도 일본은 우치카와의 안타와 이나바 아츠노리의 2루타로 만든 1아웃 2,3루에서 이와무라의 희생플라이로 한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일본은 이렇게 8회까지 집요하게 한국을 몰아붙였지만 단 3득점에 그쳤고 잔루를 무려 24개나 남겼다.
2. 이와쿠마도 대단했다!!
일본의 선발은 1라운드 순위결정전에서 패전투수가 되었던 이와쿠마 히사시. 그러나 당시 단 1실점만을 기록하는 호투를 하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아쉬운 패배였다. 1라운드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이와쿠마는 한국타선을 상대로 최고의 투구를 했다.
구석구석 정교하게 파고드는 컨트롤, 볼카운트에 따른 완급조절,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유인구 승부등 상대투수지만 정말로 흠잡을데 없는 멋진 투구를 보여줬다. 7.2이닝동안 4안타 2실점에 투구수는 97개였다. 이와쿠마가 2008시즌 퍼시픽리그 MVP를 받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3. 아쉬웠던, 그러나 끈질겼던 타선의 분발..
솔직히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면서도 한국은 단 5안타에 그쳤다. 그동안 상대를 끈질기게 붙들고 늘어지며 쏠쏠하게 얻어내던 볼넷도 5개에 그쳤다. 그나마 선발이었던 이와쿠마에게는 2개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타선은 끈질겼다. 0-1로 뒤지던 5회말 추신수가 기세등등하던 이와쿠마를 두들겨 베네주엘라전때와 거의 같은 코스로 홈런을 날렸다. 특히 이와쿠마가 던졌던 슬라이더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떨어지는 공이었는데 그것을 걷어올려 다저스타디움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날려보냈다.
1-3으로 뒤쳐진 8회말에도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이범호의 2루타와 고영민의 땅볼로 만든 1아웃 3루에서 박경완의 대타로 들어선 이대호가 중견수 쪽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2-3으로 추격했다.
9회말에도 한국은 1아웃 이후 김현수와 김태균의 연속볼넷으로 1아웃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대주자로 이종욱과 이택근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벌인 한국은 추신수가 삼진으로 물러나 그대로 일본에 무릎을 꿇나 했지만, 2아웃 이후 이범호가 좌익수 앞 안타로 이종욱을 불러들여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임창용이 10회초 이치로에게 결승 2타점 안타를 허용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근성을 보여준 대표팀에 정말 잘 싸웠다는 칭찬을 보낸다!!
4. 역시 일본은 한수 위였다.
역시 일본은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선발라인업 뿐 아니라 대타요원으로 선발된 인원들도 주전들 못지 않은 기량을 가진 일본의 두터운 선수구성에,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그런 대표팀을 2~3개 정도는 더 만들 수 있는 일본의 야구환경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또한 일본의 타자들은 힘보다는 정확성과 연타를 노리는 공격방식을 확실하게 이행했으며, 투수들은 하나같이 절묘한 컨트롤을 보였다. 수비에서도 일본은 거의 틈이 안보였으며, 3회초 한국이 수비에서 실책을 보이자, 곧바로 그 틈을 파고들어 선취점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이 한국을 이기고 우승한 것은 상당히 기분 나쁘지만, 역시 일본야구가 한국보다 한수 위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5. 훌륭했던 코칭스태프
거의 떠밀리다 시피 해서 다시 한번 WBC의 지휘봉을 잡게 된 김인식 감독. 건강상태도 안 좋고 거동도 불편한 상태였지만, "그 동안 국가로부터 밭은 것이 많으니 이젠 내가 국가를 위해 뭔가를 해야한다" 면서 다시 한번 감독직을 수락했다.
모두가 거부하던 감독직을 수락했지만 출발부터 문제가 많았다. 김인식 감독은 1회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감독급 코치진을 구성하고 싶어했지만, 각 팀의 감독들은 모두 이를 거부했다. 결국 김인식 감독은 1회 때 손발을 맞췄던 코치들이 아닌 새얼굴을 대거 기용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 고국에 연일 승전보를 전해줬으며, 일본에게 충격의 콜드게임을 당했을 때에도, 선수들을 다독거려 하나로 뭉치게 했다. 또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 그리고 훈련등의 일정관리 등을 통해 대표팀의 최상의 경기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는데 헌신했다.
한국야구 대표팀의 주역이 선수들이었다면, 코칭스태프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서 주연을 빛나게 한 아름다운 조연들이었다!!
6. 대표팀에는 박수를...
긴말 필요없다!!
한국 대표팀은 정말 잘 싸워줬고, 2006년 제1회 WBC 4강진출과 올림픽 금메달이 결코 우연 혹은 기적따위가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열악한 야구환경, 말도 많았던 대표팀의 선수기용 문제, 우여곡절 끝에 참가했던 대회, 대회 도중 보여줬던 치명적인 베이스러닝의 문제점등이 있었지만, 한국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1회대회를 능가하는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패한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분했을테고, 우리보다 훨씬 슬퍼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가 감히 야구대표팀에게 삿대질을 하겠는가?
긴말할 거 없이, 그들은 최고였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며, 그 누구보다도 멋진 경기를 보여줬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환영받아야 할 영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