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가끔은 하늘도 마음을 못잡고
비가 오다 걔다 우박 뿌리다가 하며 몸부림을 치는데
네 작은 심장이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해도 괴로워하지마
2.
말할 시간은 많을거야
그러다 보면 그 말을 하는 동안
네가 무슨말을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고
네가 왜 그말을 하려고 했는지 모르게되고
감정은 변하는 거니까
그건 고마운거야
변하니까 우린 사는거야
3.
"내가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럼
다시는 사랑을 못할 것 같이 느끼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뇌의 호르몬을 교란 시켰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오늘까지만 울고 이제 울지마"
"그런데... 혹시 사람에겐 일생동안 쏟을 수 있는 사랑의 양이
정해져 있는건 아닐까?
난 그걸 그 사람한테 다 쏟아 버린 거 같아...
그리고 내 표정이 아무리 이상해져도 앞으로도 늘 이렇게 말해줘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고 말해 줘 부탁이야"
4.
남자와 여자가 첫눈에 반한다
대개는 남자가 먼저지
그러다가 여자가 그 마음을 받아들인다
사랑이 익숙해질수록
여자는 사랑을 조금씩 더 많이 주기 시작한다
그러면 남자는 슬슬 여자가 지겨워지고
새로운 사람에게 흥미를 느낀다
여자는 더 집착하고 그럴수록 남자는 더 떠나고 싶어하고
그럴수록 여자는 더 집착한다.
그리고 끝
속편은 이렇다
여자는 친구를 붙들고 남자들은 다 똑같아
나는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어,라고 다짐한다
마지막은 긴 눈물과 중무장한 분노 그리고 냉소
하지만 어느 날인가 또다시 여자를 흥미있게
생각하는 남자의 구애를 받게되고
이렇게 끝도없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5.
나는운명론자가아니여서
그런우연에좌우되진않아
괜찮아,베니
난이미인생의모든것에지각한상태이니까
6.
여자들은 말이야
너무 매사를 사랑에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어
사랑에 집착하는 순간 거기에 모든걸 거는순간
남자는 떠나는거야
남자의 본성은 사냥꾼이거든
잡아놓은 짐승보다는 아슬아슬하게 도망다니는
언덕위의 날쌘 사슴을 쫓아가고 싶어하거든
7.
헤어짐이 슬픈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건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알게 되기 때문에...
8.
그냥 시간에 널 맡겨 봐. 그리고 너 자신을 들여다봐.
약간은 구경하는 기분으로 말이야. 네 마음의 강에 물결이 잦아들고,
그리고 고요해진 다음 어디로 흘러가고 싶어하는지.
눈이 아프도록 들여다봐. 그건 어쩌면 순응 같고 어쩌면 회피 같을지 모르지만
실은 우리가 삶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대응일지도 몰라.
적어도 시간은 우리에게 늘 정직한 친구니까.
네 방에 불을 켜듯 네 마음에 불을 하나 켜고 이제 너를 믿어 봐.
그리고 언제나 네 곁에 있는 이 든든한 친구도.
9.
말은 언제나 오해를 낳는다
어렸을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말이 두려웠다
논쟁을 벌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힘든 일이었다
정색을 하고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을
항상 차가운 눈길로 보냈다
유치하지만 결실없는 논쟁을 하기보다
침묵을 지키는 쪽이 훨씬 힘있다고 믿고 있었다
10.
한국어로는 보내는 쪽은 안녕히 가세요.
가는 쪽은 안녕히 계세요. 한다.
프랑스의 오르봐, 영어의 굿바이,
일본의 사요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남아있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이
각각 다른 작별인사를 하는 건
이 넓은 세상에서 한국어뿐이 아닐까.
상대편을 배려하는 그 말의 다정함에 나는 감동했었다.
공지영, 辻仁成, "사랑후에오는것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