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올씨다’ 외모를 가지고도 연애만큼은 기막히게 잘하는 남자 혹은 여자. 불가사의한 일임에 분명하지만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못생긴 연애박사들이 큰맘 먹고 공개한 비장의 연애 스킬. ‘내 최후의 무기는 이거다!’
男
● 페로몬으로 공략한다
다년간의 연애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별 볼일 없는 외모를 가장 효과적으로 커버하는 도구는 다름 아닌 ‘냄새’. 향수 좀 뿌렸다고 호박이 수박되겠느냐마는 적어도 ‘매력 있는’ 호박은 될 수 있다. 자고로 여자란 남자의 얼굴은 잊어도 그의 향기는 기억하는 법이다. 매일 아침 면도 끝나면 애프터 셰이브, 샤워 후엔 보디미스트, 옷 다 입은 후엔 향수를 뿌린다. 향수는 오른쪽 손목에 한 번(어깨동무용), 왼쪽 손목에 두 번(가죽 시계에 밴 땀 냄새 방지용), 겨드랑이에 한 번(포옹용), 귀 밑에 한 번(키 큰 여자와의 포옹용), 모종의 기대심을 갖고 은밀한(?) 부위에도 한 번.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아침마다 향수를 뿌려대다 보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치밀함을 여자들에게 들켜서는 곤란하다. 다섯 번짼가 여섯 번짼가, 아무튼 내 옛날 애인은 우리집 욕실에 브랜드별로 구비된 즐비한 향수병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너, 이런 애였니?”
● 여자는 ‘이빨’로 후린다
그래, 내 별명 ‘썰면 한 접시’다. 입술 좀 두껍다. 설상가상으로 입술이 코보다 더 튀어나왔다. 피부도 게 껍데기다. So What? 강조하건대, 여자는 얼굴로 꼬시는 게 아니다. 상황과 대상의 특성을 정확히 판단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먹힐 수 있는 ‘말빨’을 구사하면 여자는 십중팔구 호의를 보이게 되어 있다. 학벌 좋은 남자라면 꺼뻑 죽는 골빈 여자라면 외국어와 전문 용어를 들먹이며 적당히 잘난 척을 해 보인다. 오랫동안 알아온 여자라면 그녀의 관심사에 관련된 대화를 함께 풀어갈 수준은 되어야 한다. 소개팅일 경우는 묵직한 대화와 가벼운 유머를 딱 절반으로 섞어야 한다. 이에 대비한 개인기 한두 가지쯤은 필수로 마스터해둔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반드시 만만한 친구들에게 시험해보는 사전 점검 작업이 필요하다. 말 많은데 썰렁한 남자, 여자가 제일 싫어하는 남자다.
● 기름 쏙 뺀 매너
음료수 뚜껑을 부여잡고 낑낑대고 있을 때는 말없이 열어줘라. 술 취한 아저씨들 옆을 걸어갈 땐 그녀의 어깨를 살짝만 끌어당겨라. 택시를 태워 보낼 때는 기사에게 “집 앞까지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라. 그녀가 집에 당도했을 즈음에 전화를 걸어 “잘 들어갔어? 피곤할 텐데 푹 자” 짧게 말하고 끊어라. 중요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조금은 무뚝뚝하게 행동하면서 그녀를 깊이 배려하고 있다는 마음을 지속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 아무리 잘생긴 남자라도 운전석에서 뛰쳐나와 조수석 문을 열어주며 오버 액션을 하거나, 말끝마다 느끼한 목소리로 “오빠가 해줄게“식으로 기름기를 뚝뚝 흘리면 여자는 절대로 감동하지 않는다. 간결하고 담백하고 절제된 매너. 딱 세 가지 원칙만 고수하면 여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
女
● “나, 너 좋아하는 것 같아.” 미끼를 던지고 기다려라
나를 좋아할 가능성이 50% 이상인 남자라고 판단될 때만 이 작전은 유효하다. 단, 우물쭈물 심각하게 얘기해선 안 된다. 아이처럼 순진한 눈빛으로, 지극히 명랑하게, 그저 지나가는 듯이 툭 흘리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상시처럼 행동한다.
‘무슨 뜻이지? 내가 잘못 들었나? 그냥 농담일까? 진짜 나를 좋아하나? 물어볼까?’ 며칠 동안 머리를 싸매고 오직 내 생각만 하게 될 것이다. “그때… 그 말 무슨 뜻이었어?” 이렇게 나오면 그야말로 ‘아싸 딱 걸렸어’다. 평소보다 더 편하게 대하려고 애쓰면서도 ‘그 일’에 대해 언급하려 들지 않는다면 ‘난 너랑 사귈 마음은 없어. 그치만 넌 정말 좋은 친구야’라는 뜻일 가능성이 크다. 일언반구도 없고 어쩐지 나를 슬슬 피하려 한다면 가슴 아프지만 깨끗이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뭐, 어떤가? 성공하면 다행이고 실패해도 ‘쪽’은 팔리지 않는데.
● 그나마 자신 있는 보디 포인트를 개발하라
나? 키 작고 얼굴 크고 입 튀어나오고 머리는 돼지털이다. 그래도 이 남자 저 남자 바꿔가며 연애하느라 바쁘게 살았다. 성격이 좋으냐고? 못생겼다고 ‘성격’으로만 승부하려 드는 비겁함을 가장 경멸한다. 대신 그나마 자신 있는 ‘부위’를 갈고 닦아 열심히 어필할 줄은 안다. 첫째, 가슴. 꽤 실하다. 브래지어에 짓눌린 살이 비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타이트하고 계곡이 살짝 그늘져 보일 정도로 파인 옷만 입는다. 둘째, 종아리. 허벅지는 터져나
갈 것 같은데 하느님의 가호로 종아리는 양호하다. 무릎만 딱 가리는 길이의 면 스커트만 입는다. 셋째, 피부. 특히 손과 팔 부분은 내가 만져도 흥분될 정도로 끝장이다. “누가 그러는데 손금이 이렇게 휘면…” “팔이 너무 차가워”식으로 접촉할 구실을 만든다. 장점을 제대로 어필하려면 단점도 확실하게 커버해야 한다. 돼지털 머리는 에센스를 듬뿍 발라 단정하게 묶고, 튀어나온 입술 대신 눈매를 강조하는 메이크업에 충실한다. 그리고? 업그
레이드된 내 ‘보디’에 찬사를 표할 남자를 기다린다.
● 착한 여자 나쁜 여자, 아슬아슬한 줄타기
자기 주장이라곤 없는 여자? 답답하다. 자기밖에 모르고 만날 쨍쨍거리는 여자? 짜증난다. 얼굴만 이쁘다면야 착하든 못되든 상관없겠지만 얼굴 안 되는 나 같은 여자가 남자에게 어필하려면? ‘착한 척’과 ‘못된 척’을 동시에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잔뜩 취한 친구가 오바이트할 때, 휴지가 없으면 맨손으로라도 닦아준다. 이때 “어머~ 괜찮아?” 대신 “다음부터 이럼 혼나”라고 야단을 쳐라. 밥 먹으러 갈 때는 “뭐 먹을까? 오빠 입 짧잖아”라고 그의 취향을 먼저 배려한 후 결론이 안 나면 “비 오니까 파전 생각난다! 파전 먹으러 가자! 불만 없지?” 그의 옷깃을 끄는 호탕함도 필요하다. “나 할 수 있어” 덤비다가도 “이거 해줘” 애교를 떨 줄도 알아야 한다. 언젠가 남자 친구에게 물었다. “내가 뭐가 좋았어?” “이쁘잖아.” “장난쳐?” “착한 것 같은데 못됐고, 못된 거 같은데 착하고… 그래서 이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