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올 때 가스 꼭 잠그고 다녀라."
"택시 타지 말고 버스 타야지."
"저축은 하고 있니?"
삼십 년을 넘게 들어오던 그들의 잔소리,
그리고 그 잔소리처럼 닳아빠진 그들의 신발이 싫었다.
이제 시간의 상처를 입으며 나날이 낡아가는 그들의 시간,
무엇이든 부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던 아버지의 어깨가 처지고,
어머니의 잔소리엔 힘이 없다.
어느날 만약,
내가 그토록 지겨워하던 그들의 잔소리가 멈춘다면,
내가 먹어본 맛있는 음식들을 그들과 함께 맛볼 시간이 사라진다면,
그렇게 싫어하던 낡은 신발을 새로 사드릴 기회조차 잃는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매일, 수도 없이
'바빠요', '여유가 없어요.', '다음번에...'라고 말했던 것일까.
사진, 글 Zenn Lee (desertca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