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성적 공개 이후 부작용 대비책 있나
교육과학기술부가 수능성적을 끝내 일반에게 공개했다. 공개 자체는 사실상 예고된 바 있고 공개 범위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아직은 큰 충격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수능성적 공개는 한번 열리면 다시는 닫을 수 없는 판도라 상자에 비유된다는 점에서 또 한번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공개 이후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교과부가 얼마나 대비를 하고 있는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교과부의 이번 자료 공개는 그동안 철저히 지켜온 비공개 원칙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교과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능성적 공개가 학교간, 지역간 서열화를 불러 과열경쟁을 가져오고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방해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자료공개를 요구하는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당시 인천대 교수)으로부터 소송을 당해 1, 2심에서 패소했으면서도 대법원에 상고까지 한 바 있다. 대법원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입시를 둘러싼 교육 환경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데 단지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정권에선 또 어떻게 표변(豹變)할지 알 수 없다는 말 아닌가.
교과부는 이번에 자료 공개를 하면서 학생들의 수능성적이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국민 가운데 서울 강남지역 학생들이 농촌 학생에 비해 수능시험 문제풀이 능력이 낫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이번 자료는 다만 모두가 아는 것을 구체적 수치로써 확인시켜줄 뿐이다. 기왕에 자료가 공개된 만큼 정밀한 원인 분석을 통해 학력이 뒤처지는 지역에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 수립은 필요하지만 이를 평준화 정책의 실패로 보아야 한다는 식의 엉뚱한 논의로 연결시키면 곤란하다. 자료 공개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교과부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2009년 4월 16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