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여름이었다.
열대야로 모든 사람들이 약간 상해 있었다.
그와 그녀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보고 있을 때
커트를 하던 그가 그녀를 불렀다.
- 창밖을 봐봐- 무지개다!
두사람은 미용사와 같이 동시에 창가로 달려가 무지개를 보았다.
남자는 그날 여자에게 말했다.
- 우린 이제 특별한 관계가 된거야?
무지개를 같이 본 사이니까..
여자가 웃자 남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었다.
- 우리, 사귀자.
남자는 그녀의 얼굴에 나타난 당황한 기색을 살피더니
- 왜그래? 싫어? 내가 싫은거야?
하고 물었다.
여자는 솔직하게 말했다.
- 우리가 그럼 여태까지 사귄게 아니었나?
난 사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출발점은 달랐지만 그런 것이 중요하진 않았다.
결국 두사람이 도착한 곳은 무지개 너머에 있는 새로운 세상이었으니까-
그런데 무지개는 곧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세차를 싫어한다.
하지만 해야만 했다.
아버지가 그에게 세차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절대 차키를
주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었다.
그가 셀프세차장에서 호스를 들고 동전을 넣자 물줄기가 세차게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물줄기 사이로 무지개가 보였다.
무지개를 보았는데도 더이상 마음이 아프질 않았다.
그는 그것이 서러워서 견딜수가 없었다.
그날 오후 아버지가 차를 보고 말씀하셨다.
- 웬일이냐? 니가 이렇게 차를 깨끗이 닦다니..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