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집요한 < PD수첩 > 수사 뭘 노리나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MBC 제작진 4명이 그제 밤에 검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체포영장 시한이 지난 24일로 끝남에 따라 한 달간의 농성을 풀고 업무 복귀를 결정한 상태였다. 체포된 4명 가운데는 프리랜서 작가 2명도 포함돼 있다. 앞서 제작진 6명 중 PD 2명은 체포돼 조사를 받고 석방된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의도적 왜곡과 오역 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체포영장 시한이 끝났는데도 이들을 긴급 체포했다. 우리는 검찰의 이런 수사 자세를 ‘무모한 집요함’으로 거듭 규정할 수밖에 없다. 주지하듯 이 사건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고소자인 명예훼손 사건이다. 그러나 이런 사안을 명예 훼손으로 처벌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작가협의회는 이런 성명을 냈다.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당사자가 해당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 부처장이라면 프로그램의 내용이 해당 부처의 정책 방향과 다르더라도 ‘비판’으로 봐야지 개인의 인격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검찰은 촬영 원본 테이프를 확보하기 위해 MBC 본사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미 조사받은 PD 2명도 묵비권을 행사해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럼에도 추가로 제작진 4명을 체포했다. 이 집요함의 정체가 궁금하다. 우리는 이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 당초 이 사건을 맡은 임수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가 올 초 “명예훼손 성립이 어렵다”는 의견과 함께 사표를 냈을 때다. 그렇다면 새 수사팀이 진정으로 관심을 쏟는 것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 말고 다른 부분인가. 언론학자들은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말한다. 이는 법적 책임을 물음으로써 언론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는 MBC에 대한 정권 차원의 전방위적 압박이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광우병 편이 나간 지 오늘로 만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한국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는 얼마나 역주행했는가.
2009년 4월 29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