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공터에서 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족구를 하고 있다
날이 여름 날씨다. 어제 그 우울한 날씨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어쩜 이렇게 맑을 수가. 하는 사이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머리로 살짝 받아내더니 다른 사람이 다가와선 발로 걷어 넘긴다.
그리고 다시, 건너편에 있는 상대방의 그 공을 받아 다시 넘긴다.
관계.
어쩌면 인생은 저런 주고 받음의 관계놀이인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멈춰선다.
단지 공을 주고 받는 저 단순한 놀이가 저들의 인생이 무엇에 도움이 된다고, 이 맑은 날씨에 남자들끼리 모여 황금의 주말을 함께 나누고 있겠는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단순한 저 놀이는 인생의 진리를 내게 말해주고 있다.
주고 받는다는 저 단순한 놀이.
한 사람이 헛발질을 하자 나머지 사람이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껄껄 웃어 넘기도 한다. 그래, 저런 관계.
주고 받고 넘기면서 약간의 실수또한 너그럽게 허용되는 관계가 인생에서는 필수적인 것이다.
허나 ,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관계나,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관계는 어디든지 거북하거나 뭔가 떨떠름하다.
단순한 저 공놀이와 달리, 주고 받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주거나 받기만하는 것은 도무지 재미가 없는 것이다.
공을 보내기만 하는 사람은 다리가 아파서 지치고 공을 받기만하는 사람은 서 있기만해서 흥미가 없다.
마치, 야구에서 타자 없는 경기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수가 온종일 공만 집어 던지면,
포수는 공이나 온종일 잡아대는 그 진부한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같은 맑은 날엔 나도 공놀이를 하고 싶다.
어느 한쪽만 공을 쥐고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닌
내가 던지면 상대방도 웃어 넘기면서 받아 쳐 줄 수 있는
그런 공놀이의 관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