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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親朴) 포용’이 국정 쇄신인가

배규상 |2009.05.07 09:49
조회 35 |추천 0

 

 

‘친박(親朴) 포용’이 국정 쇄신인가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어제 조찬을 함께 하면서 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수습책을 모색했다. 박 대표가 당의 ‘쇄신’과 ‘단합’을 추진토록 재신임하고, 당내 친이(親李), 친박(親朴) 계파간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친박 인사인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에 기용하자는 게 개략적 결론인 것 같다. 당·청 소통 방안도 거론됐으나 원론에 그쳤다. 여권 수뇌 두 사람의 현실 인식이 이 정도에 그치는가 싶어 안타깝다.

두 사람의 만남이 애초 큰 기대를 모은 건 아니다. 재·보선 참패가 국정운영의 실패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이 대통령과 권한이 없는 박 대표가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이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쇄신과 단합이란 어정쩡한 의제를 갖고 들어간 박 대표가 당을 제외한 정부와 청와대 쇄신이나 대통령의 국정기조 및 정책 전환을 입에 올리길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재·보선이 ‘동네 선거’라고 폄훼하던 청와대의 기존 입장과 달리 이 대통령이 “(재·보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정작 두 사람의 실질적 관심사는 ‘김무성 원내대표론’에 있었던 모양이다. 박 대표가 대통령도, 자신도 원내대표를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했지만 당이나 청와대는 조찬 이후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청와대가 여당을 거수기쯤으로 여긴다며 불만을 토로하지만 원내 사령탑인 원내대표마저 대통령 추인을 받아야 하는 게 여당의 현실이다. 그나마 청와대가 아이디어를 낸 흔적이 짙은데 이러고도 쇄신을 운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정 쇄신 카드의 핵심이 결국 친박 세력과의 권력나누기였다면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누차 강조했거니와 쇄신의 핵심은 국정기조와 정책의 전환이다. 독선과 독주로 대변되는 일방적 밀어붙이기 청산, ‘역주행’이나 다름없는 각종 극우화 정책의 수정이 그 요체들이다. 여권이 이 같은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는 한 국정 쇄신은 요원한 일이다. 540만표라는 역대 대선의 최대 표차는 과거이고, 30%대를 맴도는 지지율은 현실이다. 이 대통령은 말로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겸허해야 한다.

 

 

 

2009년 5월 7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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