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의 혹이, 낙태수술이라니?
한 여대생이 어렵게 나에게 상담을 해왔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를 군대에 보내고, 그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많이 했던 모양이다. 예상 밖으로, 많은 전화요금 청구서를 본 그녀의 부모들은 매우 화를 내면서 그녀를 집밖에 쫒아냈다. 매우 보수적이고 엄격한 집안이라 그녀가 사랑하는 그와 통화를 너그럽게 이해할 리 없었다. 설상가상이라고, 그녀는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자궁에 혹이 있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그녀는 급한 나머지 부대에 있는 남자에게 몇 차례 전화했지만, 그가 자리에 없어 그의 선임에게 전화요금이 많이 나와서, 곤란한 처지라고 그에게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차마, 자신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릴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자궁 쪽의 수술이라 남자 친구에게도 선뜻 말하기 어려웠다. 부대에 있는 남자 친구에게 근심 걱정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군대에 가기 전에 착실하고 모범적인 대학생이었다. 아마도 부대에서도 착실하고 성실하게 생활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자주 그를 면회를 가고, 많은 전화로 요금 문제가 발생하자, 그의 선임 및 동료들에게, 속과 겉이 다른 부뚜막에 오른 얌전한 고양이 취급을 받게 된 모양이다. 아마도 동료들이 그를 놀렸던 모양이다.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은 알다시피, 매일 똑같은 일정의 군대생활에서 이 사건은 가십거리로 충분했을 것이다.
그 남자는 놀림과 가십의 한 가운데서 정신적 고통을 받고, 급기야 그녀에게 이별 통보를 해왔다. 그녀는 그 통보를 받고 놀란 가슴에 그를 찾아 면회를 가서, 전후 사정을 말했다. 남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그녀를 이해했다. 그러나 면회 후 그가 동료들에게 그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자궁 수술이 낙태수술로 왜곡되어 다시 놀림과 가십거리가 된 모양이었다. 결국 남자는 그녀에게 다시 이별 통보를 한 상황이었다.
군부대에 있는 20대의 젊은 청년들이 남모르는 여성들의 고민을 이해하기에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성들은 생리를 비롯해, 각종 여성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도, 남자들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생리의 고통, 그리고 각종 질병의 고통과 공포 그리고 두려움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런 여성의 신체적인 문제보다 사랑하는 남자와 이별이라는 더 무서운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수술 후 남자의 이별 통보에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하혈증세까지 나타나서, 그녀는 병원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런 그녀의 상황을 알면서도, 당장 자신이 부대에서 받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이별을 결심하고 있는 모양이다. 과연 누구의 잘못으로 사랑했던 남녀가 이별의 위기가 닥쳐왔을까? 만약 부대원들이 그 남녀의 사랑을 아름답게 지켜 바라보고 있었다면 과연 그들의 사랑이 흔들렸을까?
성인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 죄인가? 주변에서 그들의 사랑을 아름답게 바라보기만 하고 미주알고주알 참견만 없었어도 그들의 사랑은 순풍을 만난 배처럼 항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남자들만 살고 있는 부대생활은 부대원들의 사생활에 민감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 존중하는 정신이 부족한 탓이고, 타율적으로 억눌린 공간에서 갖게 되는 특수한 상황의 탓이기도 하다. 어쨌건, 그녀와 그의 아름다운 사랑이 문제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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