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동식물 생태계 교란 예방체계 필요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는 외래 동식물 실태를 공개했다. 환경과학원은 외래 동식물의 실태 조사를 통해 사향쥐·비자루국화·미국가막사리·큰김의털 등 네 종류 동식물이 국내 생태계에 위해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외래 동식물과 관련한 환경 당국의 대책은 국내 생태계를 사전에 보호하기보다는 사후적으로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외래 동식물의 자생 생태계 교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외래종 동식물은 894종이며 이 가운데 10종만이 ‘생태계 교란 야생동식물’로 지정됐다. 동물로는 블루길·큰입배스·황소개구리·붉은귀거북이, 식물 가운데는 단풍잎돼지풀·돼지풀·서양등골나무·털물참새피·물참새피·도깨비가지뿐이다. 뉴트리아는 이미 수생생태계를 파괴하고 있고, 떡붕어는 경쟁 어종인 붕어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하고 있으나 아직 생태계 교란 야생동물로 지정되지도 않은 상태다.
자생 생태계를 교란하는 동식물은 애완용·식용·농가소득증대용이나 국가 간의 교류 등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 일부는 애완용으로 들여와 버려지거나 방생 등으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환경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생태계 교란에 따른 대책으로 ‘방생을 하지 말자’ ‘식용으로 쓰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단편적인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래 동식물이 이슈가 됐을 때 일시적으로 관심을 가지다가 다시 방치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왔다.
국가 간 교류가 늘면서 외래종의 유입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외래종이 문제를 일으킨 뒤에야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 관리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예방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외래종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정보 제공은 물론 외래어종의 유입경로를 추적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철저한 세관검사를 통해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2009년 5월 12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