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와중에도 목요일마다 꼭 비워놓는 2시간.
그것은 '하이티쳐'의 봉사 시간이다.
'하이티쳐'가 무언가하니 SKT 대학생 자원봉사단의 과외봉사 프로그램으로
나는 2009년 상반기 하이티쳐로 선발되어 활동하게 되었다.
나에게 두시간을 내 것이 아닌 예외로 두게 만든
그게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것은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의 한달 간의 나와 학생의 감정의 교류과정의 기록이다.
"행복한 눈망울을 가진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과외 선생님이 되어 주세요!"
Sunny와 결연을 맺은 공부방, 보육원 아동에게 주1회 찾아가 학습지도를 해주는 자원봉사 활동으로, 자신의 전공과 특기를 살려 아동을 지도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동의 성적을 높여주고 학교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멋진 선생님을 기다립니다.
# 하나. 4월 2일 TODAY IS... 떨림
"네엣? 제가 맡은 학생이 반에서 1등을 한다 굽쇼?”
처음 SKT 대학생 자원봉사 단체 Sunny의 프로그램 ‘하이티쳐’를 지원했을 땐,
사실 자신 있게 난 고3도 서울대 보낼 수 있어!란 마음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가, 특히 어린 친구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그전부터 끌렸던 일이었으나
공부라는 게 학생에게 있어서는 남은 일생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일이기에 쌤이 이끌어줘야 하는 그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그 누가 바라지 않겠는가 싶다. 나 역시도 그랬고.
근데 ‘열심열심’ 팀플을 해도 조장이 되고, 꼭 발표는 내가 짊어지고,
그렇게 살아온 나 같은 사람은
도대체가 인생 한 페이지라도 설렁하게 넘어가지를 않는다.
아님 전지전능하신 누군가가 잠시라도 얄팍한 꾀 부렸다고 벌 주신 건지.
우리 기관에서 하이티쳐 과외를 신청한 일곱 명의 아이들 중에서도 나는
반에서 1등을 하다가 급작스러운 집안 환경의 변화로 60점대로 떨어진 사연을 가진,
학원을 다닐 수 없어 하이티쳐를 신청하게 되었다는 한 소녀를 맡게 되었다.
조금은 수줍음을 탈 것같으면서도 여리여리 예쁘장한
소녀를 그렇게 대면하게 되었다.
# 둘. 4월 9일 TODAY IS... 바쁨.
“EBS 쌤들, 허허 참 오랜만이에요.”
첫 수업을 나가기 전까지는
분주한 한 주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어는 다른 과외선생님이 계시다기에
예정에 없던 중2 ‘사회’를 요청 받게 되었는데,
내겐 먼 그대, 수능 사회선택과목으로써 고려대상도 아니었던 세계사가 나를 반겼다.^^
그러나 세계사 이왕 맡게 된거
나 그리스로마신화도 자꾸 헷갈리는데 제대로 해보자 굳게 맘 먹었다.
요즘 잘나간다는 개념플러스유형 수학문제집과 한끝 사회문제집을 고심해 결정하고,
혼자 수학과 사회를 독학하다가
아무래도 부족한 감이 있어 EBS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그렇게 방년 스물 세 살에 인강쌤들과 만나며 하이티쳐를 준비한 끝에
결국 무사히 수업을 마쳤고.
여전히 내 애기는 수줍어하지만, 무의식적인 표정을 읽으면 그 사람이 보이듯이
슬쩍슬쩍 보이는 표정에서
‘나 참 맑은 사람이고, 언니가 가르치는 공부에 집중할만해요’가 드러나는 게 읽혀서
그날 밤 ‘가르치는 재미가 이런거구나’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성취감을 느끼며 잠들 수 있었다.
# 셋. 4월 18일 TODAY IS... 황홀.
“시험기간에 하이티쳐 보충 겹친 거 안 해봤음 말을 말어~”
내 애기는 비록 부끄러움을 타긴 했지만 모르는 건 확실하게 질문하는 스타일이었고,
난 그 점이 좋았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거니까.
무려 둘째 주에는 진도를 빨리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열성적인 자세에 감동받은 나는 말하고 말았다.
“우리 주말에 보충하자!”
그러나, 이 시점에서 중요했던 포인트는
그 주는 나의 시험기간이었다는 것이다.
폭풍이 칠 껄 알면서도 애기가 공부하고 싶다니까 다 제쳐두고라도 해주고 싶었다.
근데 또 막상 닥치니까 다 하게 되더라.
‘광고조사론’시험도 보고, EBS 중학사회2-1 강의도 듣고, 요점정리 노트도 만들어주고!
참으로 황홀했다.
잠을 못자 정신이 나가서 황홀도 했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서서히 나한테 마음 열어주는 게 보여서 황홀했다.
# 넷. 4월 30일 TODAY IS... 기쁨.
“서서히 마음을 열다”
나는 그저
쉬는시간없이 진도빼도 아무 말 없이 집중해 착하고
어려운 숙제도 친구와 상의해서 풀어오고 적극적인 애기가 예쁠 수 밖에 없었다.
하다보니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고 시험도 잘 봐서 정말 결과로 나타났음 싶고 해서
담당 과목 아닌 영어 기출문제도 뽑아다 주고,
사회 요점정리노트 직접 만들어가서 체크해주고,
내가 먼저 헤어지기 전에 쓰담쓰담하고 포옹하고 예쁘다를 연발하고 그랬었다.
그러다 얼굴 본 게 한달 즈음 지나니까
나를 편하게 대해주기 시작했다.
반말로 하루 간 있었던 일상도 말해주고, 장난도 치고.
이러한 애기의 변화와 함께
무엇보다 나의 인식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그렇게 편하게 다가오고 진짜 언니동생처럼 서서히 되어가다 보니
처음에 잠시 들었던 연민의 감정이 변모해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고 동등하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그런 태도로 대하는 게 겉으로도 속으로도 진짜 애기를 위한 것이란 것을 한달 후에야 깨닫게 되었고, 정말 그런 태도를 갖게 되었다는 점은 참 행복했다.
# 다섯. 5월 3일 TODAY IS... 즐거움
“주말활동의 즐거움”
둘다 시험도 끝났겠다, 시간도 널널하겠다,
다같이 하이티쳐 쌤들과 학생들이 영화를 봤던 주말활동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였다.
인사동스캔들보면서 팝콘도 먹고,
해물을 못 먹는다는 식성도 알게 되고,
머리 방울을 셋트로 맞추고,
2PM 일곱명 이름 좀 외워주고 디바안무 살짝 보였더니 아이돌 공감대 형성되고.
점점 더 즐거워져간다.
한달 여 간 ‘하이티쳐’ sunny로 활동 해오면서 다시금 깨달은 중요한 원칙은
무슨 일이든 우러나서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온다.
나에게 하이티쳐는
세계사 공부하다 로마에 관심 생겨 지식 세계를 넓혀주기도 했고,
다른 아이들의 쌤으로 활동하는 sunny들과 인맥을 만들 뿐 아니라,
목요일의 비타민 나의 예쁜 학생과 서로 호감을 형성하게 해주었다.
즐거움이 또 다른 즐거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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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현지 (hhl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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