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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이승만, 그 무서운 이름에 대하여.

김창규 |2009.05.17 00:08
조회 1,378 |추천 14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저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에 열광하는 사람들과는 항상 거리를 두고 싶어합니다. 그들을 찬양하고 미화하는 사람들을 보면 같은 나라, 같은 곳에서 태어나도 인간은 판이하게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질 수 있다고 느끼지요. 그 중에 박정희의 경우는 정말... ... 와우. 대 놓고 씹었다가 칼 맞을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책을 내고도 멀쩡히 살아 있는 진중권씨도 보통사람은 아닌 듯합니다.

 

 

 


흔히 그 분이 우리를 다 먹여살리고, 그 분이 우리를 구원 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 아부지는 그때 좋았다던데? 우리 할아부지는 그때 좋았다던데?'류의 댓글에는 기가 찰 뿐입니다. 일제 강점기 때는 그런 사람 없었을 까요? 박정희 때도 직장 잘 다니고,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은 아마 그 시대를 제대로 느낄 새가 없었을 겁니다. 항상 조마조마하고 겁나지만 대통령 욕 안하고 통금시간 맞춰서 다니면 딱히 건드리는 사람 없었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그 시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학생들과 불의에 정면으로 대항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은 지옥이 따로 없었지요. 지금도 박정희, 전두환 정권때 고문을 당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취재를 가면 말씀을 피하시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그 분들은 한 때의 지옥같았던 경험으로 언제나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언젠가 정권이 자신을 해칠거라고 생각합니다.

 

 

 



별로 와닿지 않으실 겁니다. 불행은 그것을 느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법이니까요. 신문이나 TV에서 한창 용산참사나 촛불시위를 떠들어 대도 그것과 상관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을 욕했다는 이유로 당신을 감옥에 가두고 고문을 하면서 당신의 가족을 끊임없이 괴롭힌다면, 아무래도 세상을 사는 방법과 보는 방법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도 우리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벌써 2005년의 일입니다. 몇몇 신문의 귀퉁이에 조그마한 부고가 떴지요.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전국유족회 상임공동대표 김영욱 별세'... 그리고 부산에선 범국민위장으로 장례가 치러졌고 전국에서 유족들이 몰려와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기 가족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대성통곡을 하는 분들이 많았던 장례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그의 인생은 정말 우리나라의 뼈아픈 현대사와 닮아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김정태님)는 부산에서 주도적인 독립운동을 했음에도(82년 대통령 표창, 90년 건국훈장)불구하고 보도연맹으로 몰려 죽임을 당했습니다. '태극기를 휘날리며'에서도 잠시 나오는 부분입니다만, 당시 이승만 정권은 정말 닥치는 대로 죽였습니다. 일단,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은 모조리 빨갱이라는 누명을 씌워 죽였고 무고한 사람들도 엄청나게 빨갱이로 몰려 학살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보도연맹 사건이죠.

 

 

 


차도 별로 없었을 당시에 탁월한 경영감각으로 운수업을 시작해 거대한 부를 축적한 그의 아버지는 전 재산을 모두 써가며, 그리고 손가락을 못쓰게 만들 정도의 지독한 고문에도 독립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건만 돌아오는 건 억울한 죽음이었습니다.(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단지 정권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승만, 박정희 정권 때 죽임을 당했습니다. 서슬퍼런 일제의 탄압과 고문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던 그 분들이 독재에 잠자코 있었을 리가 없었던 거지요.)

 

 

 



당신의 아버지가 평생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건만, 돌아오는 건 억울한 죽음 뿐이었다면 아마도 굉장한 분노에 휩싸이지 않을까 합니다. 역시나 그의 아들이었던 김영욱씨는 평생 눈물과 피로써 살아야 했지요. 아버지의 죽음을 밝혀야 한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 나라를 위해 평생을 바쳤건만 빨갱이로 몰려 죽은 이 평생의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

 

 

 


그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대신하여 부산에서 유족회를 조직하고 정부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5.16 쿠데타... 당시 완전한 불법으로 권력을 차지한 박정희는 억울한 사람들에게 눈길을 줄 틈이 없었습니다. 일단 자신의 권력을 지켜야 했고 정권의 어떻게든 정당성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승만과 같은 방식으로 정치를 했지요. 네. 바로 '반공'입니다. 

 

 

 



아버지가 억울하게 죽은 것도 모자란데, 빨갱이들 장례를 치뤄준다는 이유로 박정희는 포크레인으로 감히 그들의 시신을 모조리 갈아 엎어 버렸습니다. 그야말로 사람을 두번 죽이는 짓이었죠. 그리고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역시 감옥행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김영욱씨도 감옥에 가야했고 평생을 고문 속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좀 나아져서 이제는 진실이 밝혀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한나라당이 끊임없이 진상규명법을 반대했지요. 지금 시기가 어려운데 그런거 해서 뭐하냐고.

 

 

 


이승만, 박정희의 후예인 그들이야 그렇다 쳐도 잘 모르는 국민들이 TV에서 인터뷰를 할 때 그런 말을 하면 정말 가슴이 찢어 지는 느낌이 듭니다. 아... 이 나라는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어떻게 되가는 걸까...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결국 그는 평생을 바쳐온 진상규명 특별법(친일파 그리고 국가에 의한 의문사를 밝히는 법)이 통과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생의 한을 풀지 못한채 저 세상으로 간 것이지요. 

 

 

 


...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 이승만 정권이나 박정희 정권이 그들에게 사과를 했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다만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by 죽지 않는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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