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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유민정 |2009.05.19 03:41
조회 69 |추천 0


어쩌다 보니까 한 2년만에야 만난 친구 커플이 있는데,
오늘 같이 밥먹으면서 보니까 참 흥미로웠어.
그 커플 처음엔 대단했거든.


'야~ 인간과 인간이 저렇게 서로 좋아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렇게 좋냐?"
 
물어보면, 이런 건 처음이라며
심장이 터질 거 같다는 말도 서슴치않던 그 친구,
 
"아니, 얘 못생겼는데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물어본 남자의 말에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그냥 다~ 너무 좋다" 고 얘기하던 친구의 애인,


그런데 한 1년 반이 조금 지난 지금,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모습은 확실히 달라보였어.
언제나 꼭 잡고 있던 손은 따로따로,
친구들이 있건 말건 서로만 쳐다보면서
얼굴만 봐도 좋아서 내내 웃던 모습도 이젠 없었고,
대신 이젠 그저 나란히 앉아서
다른 친구들과도 편안히 농담을 주고받던 모습


친구 어깨에서 머리카락을 떼어주며 그 여자친구는 그랬지.
 
"아우, 아무래도 얘 머리 벗겨질 거 같아요.
 어떻게 해~빨리 도망가야 되겠다"
 
그런가 하면 친구는 와구와구 상추쌈을 먹는
자기 여자친구를 보면서
 
"아이고~ 우리 돼지좀 봐"
 
장난을 치다가 우리 옆에서 등짝을 얻어맞기도 했고,
이글이글한 눈빛은 사라졌고,
뜨끈뜨끈한 뭔가도 좀 그런 거 같고,
하지만 끈적끈적한 뭔가는 좀 더생긴 거 같기도 한
그런 모습이었어. 그 두사람...
 
 헤어질때 나는 그 친구한테 말해줬지. 솔직한 마음으로...
 
"부럽다 야...좋아보인다..."
 
친구가 그러더라.
 

"좋기는...그냥 사는거지..."
 

 

집으로 오는 내내 생각했어.

만약, 너랑 나랑 헤어지지 않았다면 우린 어떻게 됐을까?
우리도 조금만 덜 급하게 사랑했다면, 조금만 참았더라면,
자기감정에 초조해하고 그래서 서로에게 초조해하고
사소한 싸움하나 못넘기고 그렇게 헤어지지 않았다면,
어떤 부분의 감정은 식을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였다면,
그게 꼭 나쁘지 않다는 걸 알았다면,
우리도 저렇게 적당한 온도에서 예쁘게 지낼 수 있었을텐데...
그땐 왜 그걸 몰랐을까?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아마 난 아직도 알지 못했겠지?
뜨거움이 따뜻함으로 안착하는 변화같은 거,
그 친구처럼 나도 보지 못했겠지?
나 역시 그 변화의 한 부분이 되어 살고 있을테니까...
변할 수도 있다는 거, 그것이 나쁘지도 않다는 거...
그때 내가, 그리고 니가 알았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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