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부터 계속 가려고했었던 분향소..
드디어 오늘 갔다왔다.
그새 없어지면 어쩌나..걱정도 많이 했는데...다행히 없어지진 않았더라.. ^^;
아니...과연 영결식 이후에도 없어질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많은 사람들...
유시민님이 계시는 서울역으로 갈까도 생각했었지만..
한나라당이랑 정부 관계자들 외의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한문으로 간다고 하기에 그냥 대한문으로...
내가 도착한 시각은 6시쯤...
퇴근시간과 맞물려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었다.
줄 경계선에는 장례식장에서 흔히 보던 흰색과 검은색의 천외에도 노짱을 상징하던 노란 색 천들이 같이 묶여져있었다.
이미 줄이 덕수궁 뒤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나오기 시작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는데
내 뒤로도 급속도로 불어나는 줄...결국 이 줄은 너무 길어져 정동극장쪽으로 이동되어졌다.
자원봉사단에서 나눠주던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
경계줄에 매여진 천들에는 여러 추모글들이 적혀있었다...
약 10여미터 크기의 긴 방명록에는 많은 이들이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었고..
그 중에는 가슴이 짠한 글도...또 저렇게 위트가 있는 글들도 있었다
추모제를 준비하는 분들이 벽에 붙여놓은 글.
그 덕분인지 지루했을수도 있는 3시간여의 긴 시간을 대부분 언성도 낮춘 채 조용히 줄을 서있었다.
그런데도 시위로 변질될 것 같다고 경찰 병력과 경찰차들로 봉쇄해논 경찰들.....
도둑이 제발 저리는 거지 모...
두시간반 정도 지나서 이제 대한문에 거의 다 와가니 국화꽃을 무료로 나눠준다.
무료다!! 줄 뒷부분에 개념없는 몇몇 아주머니가 국화를 팔더라..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이 돌아다니면서 국화꽃은 분향소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고 열심히 알리고 다녔다.
특히 10살 정도 되는 여자아이 하나가 열심히 피켓을 들고 소리치면서 안내하는 모습이 어찌나 짠하던지...
대한문 앞에서 바라본 분향소의 모습.
대부분의 시민들이 분향을 끝낸 뒤에도 쉽게 발길을 못돌리고 이렇게 앉아서 노전대통령을 기리고 있었다.
분향소의 모습.
김근태 전 의장과 그외 민주당 의원 몇명이 상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김근태 전 의장의 얼굴은 정말 비통 그 자체였다.
이 뒤로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더이상은 사진을 찍는 것이 실례일 것 같았고..
분향을 한 다음에는 가슴이 너무나 아파서....
솔직히 말해서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슬프긴 했지만 눈물까지 나오진 않았었다.
그런데 저 앞에 서서 그에게 인사를 하는 순간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더라..
어쩌면 옆에서 통곡하던 어떤 여자분 때문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너무나 비통해하는 김근태전 의원과 웃고있는 영정속의 노전대통령의 모습이 너무나 대조되어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처음으로 한 표를 던졌던 대통령이기에 그럴 지도..
그렇게 조문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어이없는 걸 보았다.
대한문 앞에서 대기하면서부터는 촛불을 꺼야됐기에 분향을 마치고 나오면서 촛불을 다시 켰다.
그런데 시청 지하보도 들어가려니 화재의 위험이 있다고 시청역 관계자 분이 나오셔서
촛불을 꺼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끄고 들어갔다.
그리고 시청 쪽으로 길을 건너와 광화문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내 뒤에 걸어오시던 여자분 두 분은 횡단보도를 이용하셨는지 촛불을 켠채로 걸어오는 걸 보았다...
그런데 청계천 앞에서 갑자기 근처에서 경계를 서던 경찰 한 명이 지휘자에게
"촛불이 오고있습니다!!"
라고 보고하고 조금 이따 "전체 장비 들어!!" 라고 소리지르더니
수십명이 그 여자분 두분에게 달려들어 바리케이트를 치며막아서며 촛불을 끄라고 요구하더군...
가까이 가지는 못해 그 사이에서 오간 얘기는 잘 들을 수 없었으나 이내 그 두분은 결국 촛불을 끄고 지나가셨다.
아까 SFC건물앞에서도 어떤 여자분이 경찰과 대치중이던걸 지나쳤었는데
그분들도 생각해보니 촛불을 들고 있었던 걸로 보아 같은 문제로 지휘관과 싸우는 중이었나보다.
광화문 그 큰 대로에서....
대한민국 시민이 그저 촛불을 켠채로 지나간다는 이유 만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달려들어 막아선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지...
경찰들의 논리는 과연 무엇일까?
1. 문화재 보호구역이다.
- 그 문화재 보호구역에다가 그리스 바른 컨테이너 설치했던 분들이 설마 이런 대답을 하시진 않겠지..
2. 시위대 행진일 가능성이 있어서
- 달랑 여자분 두분이 지나가는데 행진 행렬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과연...
3. 그런 사람들이 광화문 앞에 모여 시위하는 걸 막기 위해, 혹은 촛불을 본 광화문 쪽 사람들이 동요해서 그곳에서 시위를 벌일까봐..
- 아마도 이 대답이 가장 근접하지 않을까 싶다만...
영화 한편이 떠오른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범죄 가능성 만으로 처벌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라는 질문을 던진 그 영화.
그 영화에선 예지자 세명의 리포트를 근거로 범죄예정자를 잡아들였었지만..
또 영화에선 그것조차도 옳지 못하단 결론이었지만...
과연 대한민국 경찰은 무엇을 근거로 촛불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범죄예정자로 판단하는 걸까.
김근태 의원등 민주당 의원들과 방송국 카메라가 덕수궁에 몰리자 그곳의 경찰들을 의경으로 대체하고 약간 뒤로 물리긴 했지만 그외의 사각지역에서는 여전한가보다...
과연 이곳이 민주국가인지...공산국가..내지는 계엄령 선포하의 국가인지...
계엄령 당시를 살아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참 답답하다.
작년 광우병 시위때 시민들의 시위 모습을 본 제 주변 외국인들이 "WEB 2.0"에 빗대어 "Democracy 2.0" 이라고 칭송해줬었던 게 기억나는데....
대한민국 정부와 민주주의는 정작 대한민국을 포맷하고 윈도 98을 깔려나보다...
4년뒤에 두고보자는 분들이 많이 계시던데..
과연 4년뒤까지 이 울분을 기억하고 계실 분들이 과연 얼마나 되실지...
그리고 그때까지 이 나라가 안망할런지.....
암튼.....
그렇게 조문을 끝내고 돌아왔다.
너무나 무력하고 바보같은 모습때문에 욕도 많이 하고.. 정도 많이 떨어졌었는데..
막상 그를 보내려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너무나 인간적이었고 너무나 보통사람같았던 그...
그의 잘못은 어쩌면 시대를 잘못 태어난 것, 이 빌어먹을 대한민국에 너무 일찍 태어난 것일 지도 모른다.
부디...그곳에서는 평안히...촌부로써 평안히 지내시길 바란다.
" 영원히 당신을 잊지않겠습니다. "
2009. 05.25 - 장성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