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문객들의 애통한 울음소리 뒤로 애절한 음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27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시민분향소. 교복차림에 앳된 얼굴의 송산하예(서울예고 2학년·18) 양이 상주 옆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30도 가까이 오른 뜨거운 날씨에 송 양의 이마에는 금새 땀방울이 맺혔다. 악기를 잡은 가는 손목으로 간간히 땀을 훔쳐보기도 하지만 역부족이다.
송 양은 개교기념일인 이날 아침 학교 행사를 마치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분향소에 왔다고 한다.
송 양은 "정치는 잘 모르는 학생이지만 당연히 이 자리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소 정직하다고 평가했던 대통령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해보다가 전공인 바이올린 연주로 돕기로 했다"고 기특한 마음을 전했다.
송 양이 현장에서 들려주는 애절한 곡은 직접 작곡한 것이었다. 송 양은 "특별히 준비한 곡들도 있었지만 막상 와서 다른 조문객들을 보니 감정이 북받혔다"며 "현장의 느낌을 가지고 연주해봤다"고 말했다.
송 양은 당초 다른 악기를 전공하는 친구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사방을 통제하고 있다는 소식에 혼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송 양은 "분향소에 전경들이 많고 뉴스에서도 충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친구들이 용기를 못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