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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났네. 경사났어.

김진철 |2009.05.29 11:13
조회 26 |추천 0

아. 구리고 구린 기분이다.

5월 29일.

본디 세상 사는게 가는 사람도 있고 오는 사람도 있고 한 것이겠지만. 참 구리게도 가시는 구나.

무엇이 그로 하여금 스스로 세상 등지게 하였을까. 너무 매서운 칼날이었기 때문인지. 너무 무딘 칼날이었기 때문인지. 이제는 알길이 없다.

그가 그 자리에 있을 때는 이런 비상식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가 상식을 말할 때 나는 어째서 농을 건냈을까. 후회해도 늦은 때이지만. 지금 보여지는 비상식의 우두머리의 행태가 참 비교된다.

가만히 있어도 욕먹을 판에 나대니 더 아프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런데 죽은 자 주변에 너무 많은 아쉬움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궁금하다. 사람에 대한 그에 대한 그리움인지. 그가 가진 꿈에 대한 연민인지. 각자가 가진 이상에 대한 분출인지. 묻고 싶기만 하다.

그래 세상에 욕먹어줄 사람도 필요한 법이지. 우두머리가 가진 특권이자 의무일테지.

지금 우두머리도 그래서 입막고 귀막고 눈 막고. 결정적으로 가슴을 막고 사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한때 대통령이었던 인물. 한때 새시대의 첫째가 되고자 했던 인물. 참 많은 좌절과 모진 소리에 가슴에 난 상처로 세상에 호통쳤던 인물. 있을 때 잘할걸. 그럴걸.

늦었다. 늦었어. 애꿎고 애닯다. 젠장. 왜 그때 몰랐는지 모르겠다.

 

세상은 잠시 흔들리다 다시 균형을 찾을 테지. 그런데 지금 이 균형이 과연 맞는 것인가? 누구를 위한 균형인지 뭔지.

요즘엔 왠 논객들이 이리 많은거야. 든 게 없으면 말이라도 말아야지. 이건 뭐 기계적으로 말만 잘하는 사람이 한 인물의 서거에 너무 끼어든다. 가만히좀 있으면 안되나. 대중들이 무식한 건 알겠는데. 대중들이 감정적인 건 알겠는데. 그게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는 걸 모르는 거냐.

솔직하지 못한 노인네 몇하고 학력에 침몰해서 세상 자기 지식잣대로 모는 무식한 놈 몇하고.

여기에 대중들의 감정을 이용하려는 어지러운 놈 몇하고.

그냥 당분간 조용히 찌그러져 있자. 나중에 차분해지고 야그했으면 좋겠다.

이건 뭐 이성과 감성의 조화가 덜 이루어져서 오로지 영달만을 추구하는 모던한 녀석들같으니. 지금 상식적으로 사람 가는 뒤에서 그래야 쓰겠니?

이래서 고인이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려고 그래 용을 썼나 싶다.

아깝게 실패했지만.

제2 제3의 원칙주의자가 계속 나와서, 혜성처럼 등장해서 쟤네들 입에 돈좀 쥐어주고 조용히 살게 해주고 싶다.

아 기분 좋다. ... 아 기분 좋다...

끝내고서야 기분 좋다...

몹쓸 어르신. 고마운 어르신. 생전에 임기중에... 지지하지 않았다. 그래도 싫진 않았다.

 

대한민국에겐 어찌보면 경사아닌가... 우리에게도 독재하지 않고.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했던. 드디어...

존경할만한 전직 대통령이 생겼다.

씁쓸한 경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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