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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님의 편지

박유빈 |2009.05.29 23:12
조회 103 |추천 0



 

 

건호 아버지 보세요.

 

건호 아버지!

 

이렇게 당신에게 편지를 써 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이 나이에 당신한테 편지를 쓴다는 게 쑥스럽지만

마주보고 하지 못하는 말을 글로 대신합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고 집을 나서는

당신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쳐다보았습니다.

그동안 당신과 제게 많은 시련과 역경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씩씩하던 그 걸음걸이는 여전하더군요.

 

여보 힘드시죠?

 

항상 강한 줄만 알았던 당신이

국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금쪽 같은 희망돼지 저금통을 받고는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 날 당신 곁에 서 있는 동안

정치를 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힘들어도 그 길은 가야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 안 하겠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 깊은 사랑에

저는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30년 당신 곁을 지켜 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여보, 끝까지 힘내세요.

 

 

-당신의 아내 권양숙-

 

200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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