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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에이 마라톤 아큐라 바이크투어 (2009)

강두형 |2009.06.01 14:53
조회 81 |추천 0

올해 처음으로 엘에이 마라톤의 자전거부문인 아큐라 바이크투어에 참여했다. 주행거리가 약 20여말일밖에 되지 않는 상대적으로 짧은 코스지만 생전 처음 참여하는 공직 자전거 경기인지라 적지 않게 긴장이됐다. 사실 이 경기에 등록할 당시에는 더더욱 긴장했었다.

 

바이크 투어의 출발시각은 새벽 5시. 정시에 출발하니 참석자들은 꼭 늦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워낙 강조되다보니 늦을까봐 새벽 3시 45분경에 기상해서 4시좀 넘은 시각에 출발했다. 새벽 날씨가 추울까봐 자전거 전용복 위에 상의를 챙겨입고 길을 나섰는데, 어둡다는걸 빼고나면 공기도 상쾌한 편이고 날씨도 그리 춥지 않았다. 이른 새벽이라 교통량이 적은데다가 마라톤을 위해 주행구간에 자동차 통행을 이미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로를 전세낸듯 마음대로 달릴수 있었다.

 

약 30분정도를 달린이후 약 6시 45분경 출발지점에 도착해보니 언뜻봐도 5000여명 정도는 출발지점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몇블락 가득히 자전거와 함께한 사람들이 몰려있었는데도 더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도착하고있었다. 원래 이정도로 사람이 많이 참여하냐고 옆에 있던 어느 참가자에게 묻자, "올해는 출발시간이 5시로 당겨졌기때문에 참가자가 좀 줄어든것 같다"고 답했다. 참가자들중에 9000번이 넘는 번호를 든사람도 있었는데, 신청자들에게 1번부터 고유번호를 제공했다면 적어도 9000명 이상이 이번 바이크투어에 참여했다는 말이다.

 

출발전제 화장실을 써볼까 했는데, 그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간이 화장실 2개뿐인데다 그중 하나는 잠겨있었다. ㅡ.,ㅡ 일단 화장실을 포기하고 출발해야했다.

 

(출발점에서 경기시작을 기다리는 사람들)

 

(내가 출발준비를 하던 후미부분. 이후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서 내가 기다리던 지점은 거의 중간정도가됐다. 배경은 USC.)

 

5시 정각에 출발한다고 했는데, 실제 출발시간은 그보다 좀 늦어졌다. 맨 앞줄측은 새벽 5시 정시에 출발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실제로 출발한 시각은 5시 15분경이었다. 그렇다고 출발하자마자 바로 마음껏 달릴수 있는것도 아니었다. 공사구간에 좁은 도로사정으로 인해 처음 10여분까지는 자전거를 타고간다기 보다는 밀고가다시피 했다.

 

바이크투어가 경주가 아니니 안전주행을 해달라는 주최측의 요청이 이해가 갈정도로 바이크투어 참가자들은 빽빽하게 들어섰다. 일부 참가자들은 복잡한 가운데 무리해서 속도를 올리다가 도로 표지판에 팔을 부딛치기도 했다. 어떤 참가자는 저속으로 자전거를 밀고가는 구간에서 실수로 넘어지기도 했었다.

 

속도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6마일지점이라는 베너가 보인다. 바이크투어 총 주행거리가 20여마일임을 가반할때 벌써 1/3정도 달렸다는 말인데, 잠시 내 컨디션이 이렇게 좋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혹시나해서 자전거 속도계와 대조해보니 이제 1마일 정도를 달렸을 뿐이다. 베너는 마라톤 참가자들 전용이었나보다.

 

출발점은 USC(남가주대학) 근처에서 시작됐는데, 여기서 남서쪽으로 달리다가 다시 한인타운으로 북상, 한인타운 서쪽을 돌아 한인타운을 거쳐 출발점이 USC로 도착한다. 이중 한인타운을 향해 북상하는 지점이 첫번째 언덕이었다. 한인타운 가까이 위치해서 이 언덕에 익숙하다고 생각하고 별고 아니라는 생각에 속도를 올렸는데, 생각보다 오르막 길의 거리가 멀었다. 은근히 여기서 스테미나를 많이 잡아먹었다.

 

(주행구간중 첫번째 오르막길이 있었던 크렌셔길. 가볍게 생각하고 무리해서 속력을 올렸다가 스테미나를 많이 잡아먹은 구간이다.)

 

어느덧 날이 점점 밝아온다. 하지만 날씨는 적당하게 시원했고, 탁 틔인 길이 달리기 참 좋았다. 간혹 일정구간에 자전거 정체가 일어나서 다른 자전거와 충돌을 예방하거나 이들을 피해 추월하는게 조금 불편했을뿐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자전거 나들이였다.

 

여기에는 특이한 자전거도 참여했는데, 얼마전 사용기를 올렸던 Trikke를 탄 사람도 있었다. 나도 비슷한 제품을 소유했지만 속도가 별로 나지 않언데, 어느 참가자는 이걸로 완만한 내리막길에서 시속 15마일 이상으로 달릴수 있었다. (관련글: http://www.cyworld.com/happyacupuncturist/2816558)

 

(날이 밝아오는데도 쉬지않고 페달을 밟는 참가자들)

 

한참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다보니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집 근처다. 사실 10마일 전후로 은근히 힘이 빠지는 편이었는데, 집이 가까워져서인지 갑자기 힘이 솓는 느낌이었다. 이구간부터 더욱 속력을 올렸다. 하지만 너무 설친 탓일까? 잠시후에 자전거 짐칸에 걸어놓았던 줄이 기어에 걸리는 간단한 사고나 발행사면서 한참 오르던 기분을 망치기도했다.

 

(거의 우리집 근처 행콕파크구간. 마라톤 선수들에게는 벽이라는 20마일 지점에 다가서고 있다. 자전거로 주행구간이 마라톤과 달라서 이지점까지 자전거 주행거리는 15마일정도 됐다.)

 

우리집을 지나친지 얼마 안되서 이번에는 내가 바이크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새벽에 지나쳤던 구간을 다시 달려야했다. 왠지 기분이 묘했다. 그냥 집에서 출발한 후에 여기서 멈춰도 되는건 아니었을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엘에이 한인타운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거리라고 할수 있는 웨스턴과 올림픽 코너에는 홍연아님이 CRA(Community Redevelopment Agency)의 홍보를 위해 나와있었다. 자전거를 타다가 반가운 얼굴이길레 인사를 하려고 멈추섰는데, 급하게 멈추다보니 조금 위함한 급전거를 했었다. 암튼 홍연아님이 경주 끝나고 여기에서 공연이나 행사가 있다며 꼭 참여해달라고했다.

 

(한인타운 한복판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거리를 달리며. 지금 집으로 이사오기 전에 오른쪽 상가 뒤쯤에 살았었다.) 

 

어느정도 달리니까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이 더욱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속도를 올리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근육은 아픔을 호소하지만 전체적인 몸 컨디션은 되려 좋아진것도 같았다. 특히 끝부분에서는 일부러 속도를 더 올리기 위해 악을 쓰기도 했다. ㅋㅋ

 

바이크 투어 완료시간은 약 6시 40분이다. 도착점을 지나친후 잠시후에 생각나서 확인해 봤으니 실제 도착시간은 조금더 이를수도 있지만 암튼 내가 확인한 시각은 6시 40분이었다. 속도계에 따르면 평균 주행속도는 시속 14.1마일이었고, 주행시간은 약 1시간 30분, 주행거리는 약 21마일이었다.

 

(바이크투어 종착점. 약 6시 40분경 경기를 마쳤다.)

 

도착하자마자 별 공복감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준비한 스낵바를 챙겨먹었다. 그게 몸이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되려 그걸 먹고 속이 쓰렸던것 같다. 해서 같이 처음으로 이번 바이크투어에 참여한 민족학교의 김용호간사와 아침식사를 같이했다. 자전거 주행을 마치고 다들 아침을 챙겨먹느라 주변에 일찍 문연 패스트푸드 식당에 사람이 넘칠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거의 한산한편이었다.

 

여기서 느긋하게 쉬면서 바이크투어에 대한 경험담을 나누면서 마라톤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했다. 일일이 사진으로 찍지는 못했지만, 레이커스의 코비 유니폼을 챙겨입은 어느 참가자가 농구공을 드리볼하면서 달리는기도 했고, 대형 미국국기를 하나 혹은 두개 들고 뛰는사람도 있었다. 일부 한인들은 조그만 태극기를 머리에 꼽고 달리기도 했다. 참 결정적으로 공 3개로 저글링을 하면서 달리는 사람도 있었다.

 

UCLA 선후배 두명도 이번 마라톤에 출전하는데 문득 그들을 찾아봐아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전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러나 곧 포기. 김용호간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월리를 찾아서"놀이 수준이었다. ㅋㅋ

 

(마라톤 선두그룹. 여자 마라톤 참가자들에게는 혜택이 주어져서 먼저 지나쳤는데,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이후 행보에 대한 고민이 잠시 이어졌다. 김용호간사는 다시 잠을 청하러 돌아간다고했다. 주최측의 발표에 따르면 플러워와 3가코너 일대에서 마라톤 완주기념 파티가 열린다는데, 재미있을것 같지만 거리가 부담됐다. 특히 아침식사를 한다고 쉬었다가 다시 달리려니 피로가 몰려왔다. 그대신 들릴만한곳이 홍연아님이 초대한 공연장. 그나마 이게 집에 가는길에 위치해서 여기에 들리기로했다.

 

마라톤 주행을 위해 교통을 통제한 구간을 역으로 달려 한인타운으로 향했다. 신호등도 신경쓰지 않아도되고 자동차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게, 정말 자전거타기 편했다. 아큐라바이크투어가 그리 힘든도전은 아니지만 혹시 이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다해도 이렇게 정리된 구간에서 자전거만 타고 다녀도 기분이 참 상쾌할것 같다는생각이 들었다. 간혹 동내 꼬마들이 작은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차도를 놀이터삼아 달리기도했다.

 

돌아가는길에 경찰의 경호를 받아가면 달리는 또다른 선수를 봤다. 장애자 자전거경주인듯 했는데, 아래 사진에 찍힌 선수가 당시 다른 선수와 큰폭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 장애인 자전거경기도 열렸는데, 이선수가 1등이었던것 같다.)

 

연아님이 초대한 무대로 가보니, 마침 아즈텍 전통대스공연이 열렸다. 아즈텍 전통대스 공연은 워낙 제사적인 성향이 강해서 특정한 규칙하에서만 진행된다. 복장도 화려하지만 이런 면들이 매번 볼때마다 신기하다.

 

(마란톤 경기구간마다 제공된 다양한 공연들. 한인타운 복판이라고 할만한 올림픽과 웨스턴 코너에서는 한국전통공연과 남미 전통공연이 제공됐다. 사진은 아즈텍 전통 예식용 춤과 북공연) 

 

이것저것 다 구경하고 집에오니 9시가 조금 넘었다. 하루는 이제 시작인데, 느낌같아서는 하루가 끝나가는것 같다. 오늘 아침에만 30여마일을 달렸고 많은 구경을 했다.

 

다음해에는 더 많은 친구들을 초대해서 같이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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