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연애라는 게임

김정현 |2009.06.01 19:27
조회 87 |추천 0

 

 

연애라는 게임에서는 덜 사랑하는 쪽이 유리하다.

연애는 사랑 앞에 설치된 회전문이다.

열정으로 붉어진 볼에 입 맞추는 순간에도

머릿속의 회전문은 몇바퀴씩 돌아간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여자의 외모와 지적 수준을,

남자의 성격과 경제력을 체크하면서

이 사랑 안으로 완전히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사랑이라는 감정만 스치고 다시 친밀한 타인의 위치로

돌아 나올 것인가 계산하는 것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연애에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

웃는 사람이 있으면 우는 사람이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있다.

열심인 사람이 있으면 무심한 사람이 있고,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보여주지 않는 마음과 보여줄 게 없는 마음은 다르다.

연애에서 승자가 되었다고 해서 우쭐할 필요는 없다.

승자가 되는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니까.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거나 아예 주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그가 왜 마음을 조금만 주는지는 알아야 한다.

내 마음을 빼앗기 위해서 일부러 조절하는게 아니라

원래 나에 대한 마음이 조금밖에 없다면, 그만두어야 한다.

그는 내가 사랑할 사람이 아니다.

보여주지 않는 마음과 보여줄 게 없는 마음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사랑할 땐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연애와 다르다.

연애에서는 마음을 잘 조종하는 사람이 승자지만,

사랑에선 맨 처음 마음을 온전히 풀어놓는 사람이 유리하다.

 

사랑할 땐 지금 이 순간을 향유하고,

지금 이 감정에 충실하고,

지금 이 사람에게 전부를 주는 사람이 앞선다.

사랑에는 나중이 없다.

사랑은 '지금' 하는 것이다.

감정을 다 드러내지 않기 위해 문자메시지의 글자 수를 조절하고,

키보드에 '사랑해'라고 쳤다가 '뭐해'라고 수정하고,

밀고 당기기를 연구하기 위해 연애지침서에 밑줄 치는 것이 아니다.

 

이별할 땐 더 사랑한 사람이 덜 아프다.

이별 앞에 서면 알게 된다,

더 사랑했던 쪽이 덜 아프다는 것을.

마음껏 아파하면서 후회없이 사랑한 사람은

이별 앞에서 오히려 담담하다.

다시 만나 똑같이 시작해도 지금보다

더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연애라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감정을 아꼈던 승자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랑은 승자와 약자로 나뉘는 게임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떠나는 사람과 후회하며

남겨진 사람으로 나뉘는 게임이라는 것을.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