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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마다 울리는 핸드폰 진동소리 - 2

이은석 |2009.06.02 23:21
조회 129 |추천 0
"미안해요..괜찮아요?"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계속 눈물만 났다. 고개를 숙이고 울고만 있었다. 롱스커트 아래로 보이는 내 왼쪽 발목은 약간 부어올라 있었다.

"정말 미안해요. 나 때문에. 그런데 정말 핸드폰 없어요."

놈의 얼토당토 않은 말을 들으니 또 울음이 터지려고 했다.

"저리 꺼져! 나쁜 놈. 놀리려고 따라온거야?"

나는 울며 소리를 질렀다.

"잠시만 기다려요."

놈은 벤치에 무엇인가를 내려놓고 어딘가로 달려갔다. 놈이 내려놓은 것은 내 가방이였다. 신경도 못쓰고 있었다. 5분가량 시간이 흘렀고 약간 기분이 가라앉았다. 눈물을 닦아 냈다. 창피했다. 부끄러웠다. 놈이 오기전에 집에 가야되는데 발목이 아파서 걷기가 어려웠다. 일어나려고 엉거주춤 몸을 일으켜 보았다. 너무 아프다. 걸어보려고 몇번 뒤뚱뒤뚱 안간힘을 쓰다가 다시 앉았다. 저 멀리서 놈이 온다. 봤을까?

"이거요."

내 앞에 서있는 놈은 헥헥거리며 내게 파스를 내민다.

"필요없어요. 그냥 가세요."

창피함에 고개도 들지 못한 나는 놈이 돌아가 주기를 바랬다. 내가 움직일 수는 없으니까. 완전 갇힌 꼴이였다. 녀석은 내 옆에 앉았다.

"붙여요. 발목 많이 부은 거 같아요. 병원갈래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녀석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눈앞에 무엇인가를 들이 밀었다. 녀석의 핸드폰. 요근래 본 적없는 구형 폰이다. 상당히 크다. 액정을 열어 보여줬다.

[수신메세지 1개 2007년 9월 27일 12시 13분 한제희]

"이거요. 개통안 된 거예요. 안테나 보세요 학교 안인데 안뜨잖아요."

녀석의 핸드폰 좌측 상단에 안테나가  표시되는 자리에 X표시가 나타나 있다. 정말 개통 안되어 있구나..그런데 올해가 2009년인데 2년이나 지난 문자가 화면에 떠있네?

"제가 인간관계가 서툴러요. 말도 잘 못하고요. 그러다보니 조별과제 같은 것을 꺼려하거든요. 그래서 거의 제가 조장을 맏고, 혼자해서 제출해요. 지금까지 조원들의 불만은 없었어요. 제법 잘 해서 제출하니까. 그래서 아까 그렇게 말씀드린거예요. 그쪽에게 악감정이 있어서 무시하고, 놀리려고 그런거 절대 아니예요. 울지 말아요."

훌쩍..

그때 또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 울리잖아요. 메세지 확인 왜 안해요? 벌써 2년이나 지난 문자를.."

훌쩍..눈물이 쉽사리 멈추진 않았다. 그래도 많이 진정되었다.

"음..이건요.."

그는 난처한 듯이 입맛을 다셨다.

"아.. 이건 누구한테 말해본 적 없는데.. 그쪽이 나 때문에 다치고 화도 많이 난거 같아서 어쩔 수 없네요. 들어 보실래요?"

나는 궁금함에 눈물이 그쳤다.

"그 동안 굉장히 신경쓰였으니까요."

그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4년전에 막 제대하고 복학했을 때였어요..."

그는 언제나 처럼 억양없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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