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촌철살인 클로징멘트가 다시금 부활하는 걸까?
‘뉴스데스크’는 23일 노무현 전(前) 대통령 서거라는 비보가 전해진 후 비약적인 시청률 발전을 이뤘다. ‘뉴스데스크’가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 1TV ‘뉴스9’를 누른 것은 실로 수년만의 일. MBC는 국가적인 비극을 겪은 후 비로소 대표언론의 면모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래서일까? ‘뉴스데스크’는 23일부터 클로징멘트를 조심스럽게 부활시키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도 클로징멘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뭔가 특별한 언급을 하는 것은 일주일에 1~2회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 온 국민들이 슬픔에 빠져있던 한 주간 5회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 30일 왕종명 앵커가 내뱉은 분향소 기습철거에 대한 클로징멘트는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내를 뻥 뚫어줬다. 왕 앵커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국민 통합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순수한 애도의 마음이 누군가에 대한 분노로 바뀌게끔 자극하는 일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로 통쾌함을 안겨줬다.
시청자들은 “클로징 멘트를 들으면서 MBC뉴스데스크를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듣는 내가 속이 다 후련하다” “앞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속시원히 대변하는 진정한 언론 MBC” “상록수 같은 MBC가 되어주십시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뉴스데스크’는 지난 4월 27일부터 신경민, 박혜진, 김세용 앵커가 하차하고, 평일 ‘뉴스데스크’는 권순표, 이정민 앵커, 주말 ‘뉴스데스크’는 왕종명, 손정은 앵커로 진용이 대폭 물갈이됐다.
다음은 23일부터 31일까지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다.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 근처에 작은 비석 하나만 세워달라는 소박한 유언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온 나라가 받은 충격의 크기만큼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가 헤아리고 또 반성해야 하는 큰 숙제도 남겼습니다.
▶5월 24일
시민들이 만든 분향소에 시위대가 끼어들 수 있다며 경찰이 버스로 막고 통제하고 있습니다. 가짜 애도와 가짜 눈물을 찾아내겠다는 건데 그러다 순수한 애도의 마음에까지 상처를 줘서는 안되겠습니다.
▶5월 25일
북한 핵실험까지 얽혀 더 어지러운 이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는 화해와 통합의 기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변화해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힘 있는 쪽이 더 먼저, 더 많이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5월 26일은 침묵
클로징멘트 없었음.
▶5월 27일
실효성도 없이 긴장감만 조성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만있을 수만은 없었던 정부가 PSI 전면 참여를 선언한 입장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과 똑같이 막나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당위라면, 정부가 ''대화''를 위해서 무엇인가는 해야 할 겁니다.
▶5월 28일도 침묵
클로징멘트 없었음.
▶5월 29일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신념에 바쳐온 지도자를 오늘 온 국민들이 크게 안타까워하며 보내드렸습니다. 고인을 지지했건 반대했건 상관없이 우리 모두에게 ''바보 노무현''이 상징했던 가치와 만들고자 꿈꾸었던 세상은 아름다운 이상이었고, 그래서 숙제가 됐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5월 30일
국민장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오늘 새벽, 경찰이 시민들이 만든 분향소에 대해 기습 철거를 시도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국민 통합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순수한 애도의 마음이 누군가에 대한 분노로 바뀌게끔 자극하는 일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5월 31일
뒤늦게 모내기를 하는 봉하마을 주민이 "먹고 살려면 해야죠"라고 말한 게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갈 겁니다. 일부 의경의 실수였든, 경찰의 조급증이었든, 시민 분향소의 운명도 시간이 결정하도록 지켜봐 주는 게 옳을 거 같습니다.
(사진=위:평일 ‘뉴스데스크’권순표, 이정민 앵커/아래:주말 ‘뉴스데스크’ 왕종명, 손정은 앵커)
이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