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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언제까지 귀막고 있을 텐가

배규상 |2009.06.05 09:24
조회 66 |추천 1

 

이 대통령, 언제까지 귀막고 있을 텐가

 

 

서울대 124명 교수가 시작한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경북대·영남대 등 경북·대구지역 대학 교수들이 오늘 현 시국에 대해 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을 비롯, 오는 9일에는 전남·광주지역 대학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연세대·서강대·성공회대 등 수도권 대학들도 시국선언을 준비 중이다. 이뿐 아니다. 대학 총학생회와 시민단체들의 시국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시국선언의 전국적 확산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지식인들의 위기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대동소이하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후퇴와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 통치행태를 비판하고 검·경의 개혁과 민생 문제 해결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시국선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뿐 아니라 용산참사, 언론자유와 독립성 훼손,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문제 등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권의 총체적 실정에 대한 고발인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반응은 너무나 안이하다. 청와대는 그제 시국선언에 참가한 서울대 교수는 총원 1768명 중 일부라며 애써 이들의 주장을 외면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을 정치 이벤트로 폄훼하면서 “국면전환용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여당인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제기하는 국정쇄신론마저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했다. 지식인들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보는’ 견지망월(見指忘月)의 청와대에 대해 연민마저 느낀다.

정부가 들불처럼 번지는 시국선언을 귀담아 듣지 않고 내 갈길만 고집한다면 머잖은 장래에 수습하기 힘든 난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기 전에 청와대가 조속히 마음을 열고 겸허하게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여당 일부에서는 당이 먼저 쇄신하면 청와대도 따라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의 태도가 얼마나 답답하면 그 같은 논리를 펴겠는가. 난국 수습의 열쇠는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하루빨리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 있다.

 

 

2009년 6월05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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