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빠리에 덩그라니 남아진 후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노트르담 성당 근처 세느강가 쪽 오래된 책방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멀리서 본 즉시.. 머리속에 오버랩되기 시작했던 영화 after sunset before sunrise..
2007년 5월 비엔나로 5주간 떠나기 전날 밤 봤던 after sunset before sunrise의 후속편인 이 영화는
이 곳 빠리 책방에서 두 주인공 남녀가 9년만에 재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다소 어두운 실내공간으로의 순간이동이 시작되기 직전의 햇살가득한 바깥날씨
그리고 서점 내부속으로 쓰윽~
낮은 스텝이었음에도 밟고 올라가는 순간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끼게 했던 문구
새 책들이 주를 이룬 서점 중앙 부분
그리고 안쪽에 쌓여있는 헌 책들
조심스레 삐걱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간 이층..
그리고 이곳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머물어야만 했던 이유는
무심하게 지나치는 타인들에게 따스한 눈길한번 웃음한번 주지 못했던 나는
높이 우뚝 서있는 책장처럼 굳은 벽을 쌓고 있었던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
편하게 누워 있지만 밑에 한권을 잘못 빼면 우르르 무너지는 저 책들과 같은
그런 존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
이렇게 지식과 지혜 가득한 책 장 한 번 넘기고 살 여유가 없었나 하는 생각에 잠겨
저 낡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 360도로 고개만 돌리며 책들만 바라보기 시작..
그러면서 떠오르던 영화 속 장면들..
두 주인공의 만남
그리고 또 망상은 시작되어
웬지 누군가가 나를 여기서 기다렸고..
그 힘에 이끌려 나는 여기까지 왔고..
지금은 여기 없는 그 누군가를 위해 편지를 써야만 할 것 같은..
정신을 차리고 일층으로 내려와 몇 권의 책을 뒤적거리기 시작 한 순간
내 뒤에서, 내 두눈 아래에서 늘 따라다녔던 행복을 찾았다..
그리고는 더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에 나섰던 저 초록색 문
정말 오래된 고서적들이 있던 옆집은 감히 들어가질 못한채 밖에서 바라만 보았다..
여주인공과의 9년만의 재회 직전 출판 기념회를 하는 남자 주인공의 말처럼
그래.. 행복이란 내가 그 서점앞에서 아무것도 기대 하지 않은 채
서점 안으로 발을 내딛는 그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