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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그러지마 |2006.08.19 11:56
조회 193 |추천 0

오늘 톡에~ 기차역에서 두 손 내미신 할머니를 마음 다 해 도와드린 글을 보고

생각이 나 적어봅니당~

 

요즘 참 많습니다

길이건, 육교 위건, 지하철역이건..

구걸하는 사람들 참 많죠.

 

그런 사람들 볼 때 마다 그냥 지나치기도 찝찝하고

그렇다고 또 다 도와드리자니 생각나는 사건이 있어 제 손을 멈칫하게 합니당.

 

 

2004년 친구랑 부산대 앞 헌혈의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헌혈 홍보 및 권장 캠페인인데~

쉽게 말해서

"헌혈하고 가세요~" 하고 목청 껏 외치는 일이랍니다 ㅋㅋ

(이 글과는 전혀 관계 없는 여담입니다만, 헌혈하고가세요~ 하고 외치면 꼭~

 "뭐? 한잔하고 가라고?" 하시는 아저씨들 계십니다 -_-; 귀에 살이 찌신건가 -ㅗ-)

 

암튼, 친구랑 저랑 열심히 알바를 하고 있었드랬죠

 

그런데 저~~~~~기서 걸어오는 남자가 있었으니...

단연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남자였답니다.

머리에는 수많은 해골표 조미료들이 살포시 앉아있었고,

새집을 지은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습니당. ㅋㅋ

얼굴은 꼬질꼬질... 탄광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 같았죠.

옷은 츄리닝이었는데~ 너덜너덜 -_-

한마디로 딱 그지꼴이었습니다 -_-;

 

근데 그 남자의 손에 뭐가 쥐어있었냐면!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케익 포장할 때 쓰는 스치로폼 박스와

(부대 헌집 밑에 보면 베스킨라빈스 있거든요 거기서 얻어왔는지 반짝 빛나는 새것이었어요 ㅋ)

목발과 쌀담는 푸대자루(?)

 

저렇게 장비(?)를 갖춘 그 남자는 우리 옆으로 오더니

(헌집 올라가는 입구에 공간이 좀 있거든요~)

 

들고 온 푸대자루를 입는 것이 아닙니까 -ㅗ-;

위로 입는게 아니라~

두 다리를 푸대자루안에 쑥 넣는~ 그렇게 입더란 말이죠..

그러더니 주머니에선 또 꼬질꼬질한 안대를 하나 꺼내더군요!

그 안대를 한쪽 눈에 척! 하고 차더니

목발을 땅에 눕혀 손에 쥐고

 

엎드리더이다.............. -_-;

그러고는 꼬물꼬물 기어갑디다........ -_-;;

입에는 베스킨라빈스 스치로폼 박스 물고...............  -_-;;;

 

 

친구랑 저 대략 어이없고 황당했습니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싶어 입만 뻐끔뻐끔 했습니다.

옆에 옷가게 언니~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꼭 등장한다더군요 -ㅗ-;

 

암튼 그렇게 뽈뽈 기어가는데...

부대 앞에 사람... 진짜 많습니다~

특히나 그 거리 (헌집이 있는 거리) 사람 정말 많이 지나다닙니다.

 

우리의 착한 대학생들...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천원짜리 한장씩 박스 속에 곱게 넣어두고 갑니다...

 

저랑 제 친구... 그 광경보고 속터집니다.. -ㅁ-!

그래도 그 사람들한테 " 저 인간 사기꾼이에요~ 돈 주지 마세요~! "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랬다간 왠지 저만 나쁜 뇬 될 것 같이... 그만큼 그 놈의 액션은 할리웃을 능가했습니다 -_-;

  아까 멀쩡히 걸어오던 두 다리는 그때만큼은 정말 옵션인것 같았다니까요 -ㅁ-;)

 

그렇게 그 인간이 뽈뽈 기어가고 있는데..

큰 차가 한 대 지나가려고 했습니다.

그 길이 좀 좁아요~

음료수트럭 같은거였는뎅~ 1톤트럭보단 좀 큰거 있잖아요~

그래서 그 차 지나가면 길이 꽉! 찼었거든요..

 

그 음료수차... 그 눔때문에 지나가지도 못하고 그 좁은 거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큰 차가 오는데도 그 눔 일어날 생각 안합니다 -_-;;

그러자 또 우리의 착한 대학생들...

남자애 몇명이 푸대자루를 잡아 들어서 그 눔을 살포시 길 옆 공간으로 옮겨 줍디다...

 

아이쿠~ 저랑 제 친구는 또 속 터집니당~

저 눔 두 다리 대왕 멀쩡한데~

아이쿠아이쿠!

 

차가 지나가고 나니 또 뽈뽈뽈 기어가더군요..;

 

알바가 끝나고 집에 가면서 보니까 박스에 천원짜리가 진짜 수북~! 그득~!

아이쿠... 족히 10만원은 되어보이겠던데...

 

순간 들었던 생각은,

내가 저 박스를 들고 튀면 그 놈이 벌떡 일어나서 쫓아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만,

차마 용기가 없었드랬어요 ㅋㅋ

뛰어오면 그래도 다행인데, 안뛰어오면 어떡해요;; -ㅗ-;;

완전 저만 나쁜뇬 되는건뎅;;

 

암튼 그 눔.. 며칠을 그렇게 뻔질나게 오더라구요

친구랑 제가 그렇게 쏘아보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꿋꿋하게 푸대자루 입고 뽈뽈뽈 기어댕기면서 -ㅗ-

 

 

참... 사지육신 멀쩡하던데 왜 그러고 사는지...

저런 머리 굴릴 정도면 지능도 그렇게 떨어지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죵...  -ㅗ-

 

에휴~ 저 사람 뿐만 아니라 구걸하는 사람들보면,

톡에 올라온 할머니 같은 정말 불쌍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눈 멀쩡하면서 장님인척 하고, 그 놈 처럼 다리 멀쩡하면서 못걷는 사람인척 하는

그런 갈아마실 것들도 많더이다~

 

 

요즘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고... 살기도 어려운 세상인 건 알지만,

그래도 저건 아니지 않나용~

제발 정신들 차리고 신성한 노동의 대가를 누렸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당;;

 

요즘에도 부대 앞에 출몰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놈의 인상착의는 대략 위와 같으므로

부대 앞에 자주 가시는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님들은

절대로 그 놈 돈 주지 마세요 -ㅁㅠ

나~~~~~쁜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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