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나전(Gianna Jun)·전지현의 영어 이름이다. 전지현은 국내 여배우 중 본인의 배우라는 직업군 보다는 '전지현'이라는 자체가 브랜드화 된 유일한 배우일 것이다. 어떤면에서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신비주의적 느낌으로 광고나 영화에서 그 존재만으로 가치 평가를 높게 받는다는 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연기력으로 진정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는 말도 된다. 전지현은 국내에서 최고의 몸값을 받는 여배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엽기적인 그녀>를 제외하고는 크게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그녀는 작품의 선택에 있어서 여러 장르를 소화해 내려고 늘 노력해왔고 새로운 시도를 망설이지 않는 배우이다.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미국과 유럽(프랑스, 영국, 아일랜드)을 비롯한 전 세계 약 10개국에서 개봉한다. 일본에서는 5월 29일 약 300개의 상영관에서 가정 먼저 개봉을 했으며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도 차례로 개봉한다. 한국 스타가 원톱 주연을 맡은 영화로는 최초의 와이드 릴리즈 작품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 영화가 그녀의 헐리우드 진출작이라고 초반에 잘못 홍보되어졌지만 그녀에게는 헐리우드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작품으로는 그녀에게 좋은 커리어가 될 수 있다.
다국적 프로젝트인 이번 영화는 <와호장룡>, <영웅>의 제작사단이 참여하고 프랑스의 흥행감독인 크리스 나흔이 연출을 맡아 기대치가 높았다. 게다가 원작은 일본 오시이 마모루(대표작 : 공각기동대)의 만화이다. 왜색논란으로 공개전부터 말이 많았던 작품이기에 이 영화를 기대하는 이는 많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무술감독인 원규에 의한 액션과 <와호장룡>을 제작한 세계적인 프로듀서 빌콩까지 참여했지만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가 먼저 개봉한 일본에서 생각보다 좋지 않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에서 혼혈로 태어난 사야(전지현)가 자신의 인간아버지가 뱀파이어의 수장인 "오니겐(코유키)"에게 죽음을 당하고 이를 복수하기 위해 협회라 불리우는 조직과 손을 잡고 뱀파이어를 사냥한다는 이야기이다. 베트남 전쟁이 한참인 1970년대 일본 사람이 없는 지하철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어딘가 암울하고 고요한 지하철 안에 한 중년 남자가 사야의 분위기에 긴장을 하며 신문을 읽고 있다. 어둡고 침울한 지하철안에 사야는 그 남자를 쫒아가 살해하고 잠시뒤 심상치 않은 협회처리반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이 영화 기대되는데..?'라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이다. 하지만 초반에 강한 임팩트는 아쉽게도 까지 가지 못한다. 뱀파이어들을 사냥하며 그들의 두목인 오니겐을 향해 다가가려 한다. 일본 주일 미군 내 고등학교에 잠입한 사야는 미군 장군의 딸과 우정을 쌓아가며 학교내에 있는 뱀파이어들과 혈전을 벌인다. 미군 장군이 협회조직원에 의해 살해되며 뱀파이어들에게도 적이 되어버린 사야와 장군의 딸은 주일미군기지를 떠나며 오니겐을 찾으러 떠난다.
이 과정에서 사야의 과거와 오니겐과의 비밀스런관계가 드러난다. 이처럼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아주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상업영화로의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야만 한다. 뱀파이어와 사야와의 혈투, 빗속에서 펼쳐지는 액션, 뱀파이어를 추격하는 추격신 등 관객에게 볼거리 제공은 충분히 하고 있다. 하지만 그 퀄리티 문제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500억원을 들였다는 이 영화에서 CG는 한숨이 안타깝게도 흘러나온다.
전지현의 고군분투 액션이 뱀파이어 CG장면 때문에 묻혀지는 느낌도 받는다. 다시 말해서 전지현의 액션연기는 기대 이상으로 칭찬할수 있지만 그녀를 돋보이게 해야할 CG들은 엉성하고 극적 긴장감을 반감시키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해외 진출작으로 ONE TOP 주연을 맡은 전지현은 이번 영화에서 대부분 영어 대사를 했다. 대사 한문장 한문장을 100번씩 했다고 밝혔던 것처럼 그녀의 영어 연기는 어색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대사가 있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캐릭터상 카리스마를 내뿜어야 하는 사야를 연기하는데 있어 무리없이 소화하며 노력한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국 상업영화가 아닌가? 상업영화에서 중요한 내러티브가 없음이 이 영화에서 느껴지는 가장 큰 아쉬움이다. 영화는 사전 지식이 없으면 재미를 덜 느끼게되는 장면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액션은 화려하지만 스토리는 의문투성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뱀파이어들이 앨리스(앨리슨 밀러 분)를 쫓는 이유나 협회 등에 대한 설명은 전혀 등장하지 않아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속편이 등장한다면 이같은 의문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이기도 하겠지만 아직 속편의 결정은 간담회에서 제작자 빌콩이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라며 못박기 전에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렇기에 1편의 이야기만 보면 스토리텔링면에서 관객의 이해도가 떨어질게 분명하다.
또 하나의 논란이 될수 있는 것이 바로 왜색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국내 배우가 왜 일본인 캐릭터를 연기했냐는 점이다. 영화속에서 "사야가 솔직히 어느나라 사람인지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야는 일본인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된다. 결과적으론 일본인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는 말이지만 이 영화는 일본 원작이기에 왜색논란은 피할수 없는 이 영화의 업보이다. 또한 뱀파이어의 수장인 '오니겐'의 이름을 보면 일본어로 '오니'는 일본의 도깨비를 의미한다. 즉, 블러드서커(bloodsucker : 흡혈귀)의 일종으로 일본식 도깨비를 의미하는 이름을 썼다는 점도 일본색이 짙은 영화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영화를 보고 난 뒤 느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국내 배우들이 더 큰 무대로 진출하고 있음에 반가움이 있지만 그 반가움에 영화 본질이 기대보다 떨어지는 아쉬운 결과를 못보게 된다면 더 큰 기회가 찾아올까 라는 의구심이다.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가 흥행면에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겠지만 제작 단계부터 부풀려져 홍보가 된 것이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만 높여놓고 그 기대치에 부흥하지 못할까봐 걱정스럽다. 국내에서 전지현의 영화가 대중과 어울리지 못했던 결과들이 이번 영화에서는 전지현의 해외 진출작이라는 커리어를 쌓는데만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렇지만 확실히 말하고 싶은 것은 이번 영화의 아쉬운 점들은 전지현의 몫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녀는 충분히 자신의 배우적 영향을 영화에 투영시켰고 그녀로서도 첫 해외 진출작이라는 자부심을 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리라. 영화 공개 후 전지현의 연기력에 대한 논란은 평단에서도 크게 나뉘고 있다. 어색한 영어연기와 일본어 더빙연기에 아쉽다는 평과 국내 배우가 저 정도의 액션과 대사연기를 한 것은 매우 훌륭하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쪽으로 전지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즉, CG 및 내러티브가 없는 상업영화의 큰 틀을 잡지 못한 점은 배우가 감수할 문제가 아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를 한다면 그 재미의 반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전지현이라는 배우가 받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고군 분투한 전지현과 엉성한 CG는 있고 내러티브는 없는 판타지 뱀파이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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