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Before sunrise/sunset

신혜인 |2009.06.11 10:40
조회 59 |추천 0


재론의 여지가 없는 수작.

 

두 사람은 9년이란 시간을 잃었지만,

그들의 어긋난 인연조차,

슬프기보다는 아름답다.

 

사랑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두 영화를 연이어 볼 것을 추천합니다.

 

 

Before Sunrise - Vienna 1994

 

꿈 많은 낙천주의자 셀린과,

의심 많은 냉소주의자 제시.

 

Celine

어제 네가 한 말

오래된 부부는 서로 뭘할지 뻔히 알기에,

권태를 느끼고 미원한댔지.

내 생각은 반대야.

서로를 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거야.

머리를 어떻게 빗는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할건지..

 

Jesse

사랑은 혼자되기 두려운 두 사람의 도피 같아.

무조건 주는게 사랑이라는 건 다 개소리야,

사랑은 이기적인거야.

 

Celine 

마치 꿈속에 있는 기분이야.

이 시간을 우리가 만들어낸 것 같아.

서로의 꿈속에 나타나는 것처럼..

정말 멋진 건 이 밤이 계획된게 아니란 거야.

그래서인지 실감이 안나.

아침이면 다시 호박으로 변할거야.

넌 유리구두가 내 발에 맞는지 보겠지?

꼭 맞을거야.

 

Jesse

늙은 할머니라고?

난 항상 13살짜리 소년같은데.

어떻게 해야 어른이 되는지도 모르면서,

어른스럽게 사는척 흉내나 내고

어른이 되기만을 기다리는거지.

연극 리허설을 하는 것처럼.

 

Celine

마법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 있을거야.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그럼 어때?

해답은 노력과 과정 속에 있어.

 

 

 

 

Before Sunset - Paris 2003

 

6개월 뒤 비엔나에서 재회하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9년 뒤, 셀린의 고향 파리에서 만난 그들.

세월은 그들의 역할을 뒤바꾸어 놓고,

셀린은 더이상 사랑을 믿지 않는다.

 

Celine

가끔 머리속 에 서랍을 만들어 기억을 넣고서는 잊어버려.
어떤 기억들은 그렇게 하는 편이

계속 안고 사는 것보다 나으니까.

 

Jesse

네게는 그날이 슬픈 기억이었니?
나는 그날 밤을 내 삶의 어떤 날보다도 더 정확히 기억해.

 

Celine

추억은,

과거를 마주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만 아름다운 거잖아.

 

Jesse
너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지금 이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너에 대해 더 이야기 해줘. 

 

Celine

만약 우리 둘이 오늘 죽는다면,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래도 네 책이나 환경문제를 얘기했을까?
더 진실해져야 한다고 생각해.

 

Jesse

미국에서 살았었다고?
제발 그 이상은 말하지마 셀린.
나도 98년부터 뉴욕에서 살았어.

우린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던거야.


결혼을 하는 순간까지도,
우산을 접고 일터로 가면서도,

브로드웨이 13번가를 걸으면서도 너를 본 것 같았고,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어.

지금 생각해보니 네가 맞았던 것도 같아.

 

Celine
난 11번가에 살았어.

 

네 책을 읽으면서 행복하고도 불편했어.
누군가의 기억의 일부가 된다는 것,
나를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본다는 것이 불편했어.

그렇지만 행복했어.

네가 나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고작 하루밤 이야기를 쓰는데 삼 년이나 걸렸다니.

 

Jesse
나는 어쩌면 그날,
네가 나타나지 않은 날,

로맨틱한 사랑에 대한 생각은
모조리 침대에 쑤셔박아버렸다고.

 

Celine

솔직히, 네 빌어먹을 책을 읽을 때까진 괜찮았어.
그 책은 과거에 내가 얼마나 로맨틱한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모든 것에서 희망을 보았었는지를 떠오르게했어.
난 그날밤에 내 로맨티시즘을 다 쏟아부었고,
지금은 사랑과 연관된 어떤것도 믿지 않아.

 

Jesse
내가 책을 쓴 것은 마치 건물을 짓는 과정과 같았어.
우리가 만났던 세밀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

종국적으론 이렇게 만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Celine
사람들은 사랑을 하거나 결혼을 해도

헤어지고 나면 그 관계에 대한 기억을 전부 잊잖아.

마치 시리얼 종류를 바꾸듯 말이야.


나는 내가 함께 했던 어떤 사람도 잊지 못해.
그들은 그들 각자만의 가치와 특성을 가지고 있잖아.

그 어떤 사람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난 사람의 작고 세밀한 것들에 동요되고 감동 받고,

그 세밀한 것들 때문에 상처를 받아.
그리고 그것들을 그리워하게 되는 거야.

 

이를테면,

너의 수염에 붉은 끼가 섞여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과 같아.

아침 햇살이 그 붉은 색에 반사돼,

마치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이더라.

그걸 기억하고 있었고, 그게 그리웠어.

Jesse

이제 얘기할게.
내가 그 바보같은 책을 왜 썼는지 알아?
혹시 네가 그걸 읽을까봐.

그리고나면 파리에 와서

'대체 어디에 있었어?' 라고 물을 수 있을테니까.
그걸 쓰면 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날 네가 와줬다면,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을텐데.

 

Celine

우린 어리고 바보같았으니까.

젊을 때는 그런 관계가 많이 찾아올 거라고 믿지.
나이가 들고나서야,
그런 기회는 아주 가끔 온다는 걸 알게 돼.

 

- Baby,
you're gonna miss that plane.


- I know.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