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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랑에게] 반지사러 가는 여자

김경진 |2009.06.12 15:31
조회 72 |추천 0


- 반지 사러 가는 여자 -

 

 

더 늦기 전에 오고 싶었어요.

너무 늦어버리면..그 사람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두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럼 너무 슬플 것 같아서..

그래서 모든 걸 뒤로하고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2년 전에 한국에서 영어 강사를 했어요.

꽤 규모가 큰 영어학원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미국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선택한 결정이었는데,

주위 사람들은 많이 걱정을 했어요.

특히 엄마가 걱정이 크셨습니다.

한국에서 중학교까지만 다녔던 네가,

무슨 수로 혼자 한국에서 돈을 벌고, 어떻게 살려고 하냐고..

그렇게 몇날며칠을 강력하게 말리셨죠.

그런데도 난 내 뜻을 굽히지 않고..한국행 비행기를 탔어요.

내가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고맙게도 한국에 있는 이모들이

있을만한 작은 오피스텔도 알아봐주시고,

살림살이도 어느 정도 장만해 두셔서..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그 때 다니던 학원에서 한 남자 선생님과 친하게 지냈는데,

아니, 그 선생님을 좋아했는데...

떠나는 날까지..내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어요.

고작 메일 주소를 물어보고, 메일을 보내겠다고 한 게..전부였습니다.

1년간 그 선생님과 메일을 주고받았어요.

너무 자주도 아니고, 너무 뜸하지도 않은..기간을 두고..

 

그러다가..작년 크리스마스 때..내가 고백을 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 선생님은 아무런 고백도 하지 않더라구요.

기다리다 지친 내가,

사실은..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이 끌렸다고,

당신과 함께 차를 마시는 동안,

당신이 만들어온 샌드위치를 함께 먹는 동안..심장이 뛰었다고..

그랬더니 그 선생님한테 답장이 왔어요.

한국에 있으면 좋은 관계를 만들어보자고 하고 싶지만,

너무 멀리 있으니..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그래서 왔어요.

그 사람이 날 포기해 버리기 전에, 와야 할 것 같아서요.

 

그 사람에게 줄 반지를 사러 가는 길이에요.

한국적인 디자인이 좋을 것 같아서, 인사동쪽으로 가고 있는데..

사촌 여동생이 굳이 남자친구랑 가이드를 해 주려고 온다고 하네요.

반지를 사서..프러포즈도 내가 먼저 하려구요.

내가 먼저 사랑했으니까..내가 먼저 결혼하자고 하려구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돌아온 걸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돌아오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됐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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