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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동반진출..왜 보수언론도 좋아할까?

이범진 |2009.06.18 15:53
조회 51 |추천 1

요근래 일주일간,

그러니까 남한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짓고 나서다.

 

북한의 월드컵 진출여부에 관심이 쏠린 거다.

언론은 북한의 진출에 '남한'의 마지막 경기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말하며,

동반진출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마치 우리는 같은 민족이니까,

모종의..아니면..암묵적인 협력을 통해 동반진출을 꾀하는 듯..

그렇게 동반진출을 하자고 말하고 있었다.

 

한겨레, 경향 등은 물론이고 조선일보, 중앙일보도 마찬가지의 논조로 기사를 써댔다.

북한이 핵을 쏜다느니, 개성공단이 어쩌고 사회면에서는

날카로운 비판과 논조가 빗발치더니, 스포츠면에와서는 동반진출을 말하는 거다.

 

한때 북한축구선수 정대세신드롬이 불었을 때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남한 대 북한의 경기. 문제는 아나운서와 해설자였다. 그들은 피아식별에 혼돈을 일으켰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게 그들의 의무이지만, 국가대항전 분위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중립적이었던 것.(북한대 다른나라의 경기에서는 물론 그들은 북한의 편에서 중계를 한다)

 

격동의 시기를 겪으면서도..

어떻게 이런 분위기가 가능해질까?

 

북한을 보는 백안시가 왜 스포츠의 영역에만 오면 온순해지냐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스포츠가 인류평화에 기여한 경우가 많았다. 냉전시기에도 온기를 불어넣은 것은 핑퐁외교였고,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도 제법 활발했던 기억이 있다. 얼마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장미란 선수도 TV토크쇼에 출연해 북한 소속 코치, 선수들과 거리감 없이 어울렸음을 시사한 바 있었다.

 

언론과 여론이 '북한'이라는 이미지를 '김정일 정권/일반 서민'으로 구분할 줄 알게 된 것이 가장 크다. 그러나 북한응원단이 남한에 걸린 김정일 사진의 현수막이 비에 맞고 있는 것을 보고, 분노해 항의했듯이 이 둘은 따로 떼어 설명되어질 성질은 또 아니다. 북한의 일반서민에 대한 긍정은...그들이 따르고 있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긍정과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스포츠프레임에서의 무장해제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룰'이다.

스포츠에는 룰이 있고, 룰을 어기면 그에 따르는 응당한 대가를 치른다.

그래서 스포츠 프레임에서는, 그 룰 안에서는 상대를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축구 경기를 하다가 손으로 공을 잡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고,

태권도를 하다가 칼을 꺼내리라는 불신 또한 없다.

 

그런데 남한이고 북한이고, 정치의 영역에서는 룰이 없다.

북한은 남한이 개성공단에 지어주기로약속했던 기숙사 건설을 갑자기 취소할 줄 몰랐다.

남한도 북한이 인건비와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반응할지는 몰랐을 것이다.

 

룰이 없어서,

상대방이 어떤 짓을 할지도 모르기때문에 몸을 잔뜩 움추리고,

손가락 움직임 하나 하나에도 불신의 해석을 덧붙이고 있는 꼴이다.

 

사상 처음으로 남과 북이 함께 월드컵에 진출한다며, 호들갑이다.

이 호들갑에 장단을 맞춰, 오랜만에 평화의 상상을 취해보고 싶은데

룰없는 남북의 협잡꾼과 꽤배기들이 가만 놓아두지를 않으니..

그저 스포츠라는 룰의 영역만은 건드리지 말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2009/06/18

이 범 진(꿈꾸는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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