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도 법이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들며 했다고 알려진 유명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이 말이 소크라테스의 말로 인식된 것은 일본의 법 철학자 오다카 도모오가
1937년 출판한 '법 철학'에서 부터 인데, 여기서도 그리고 그 어디서도
'악법도 법이다.' 라고 직접 언급했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오다카가 '악법도 법이므로...'하며 주절 거려 놓은 말이 와전 되었을 개연성은 매우 높다.
그리고 그것이 경성제대(현 서울대)의 한국인 제자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박정희 시대에 그런 일개 법 철학자의 '사견'이 '사실'로 둔갑하여 (혹은 둔갑시켜)
어떤 법이든 국민의 의무는 '준법'이라는 것을 주입하는 교육 과정에서 강조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법이든 나라(그들만의 나라)가 정한 법이라면 지켜야하고
그것이 준법정신이며 그것이 민주시민의 기본소양이고 그것이 법치라 배웠다.
그리고 그 '파렴치한 법치에 대한 왜곡'은 오늘날 까지 계속 되어오고 있다.
내가 '파렴치'라고 단정지은 것은 그것이 그만큼 나쁜 일이기 때문이다.
법치라는 것이 무엇일까?
에 따르면 법치주의란,
"사람이나 폭력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원리, 헌법원리이다.
공포되고 명확하게 규정된 법에 의해 국가권력을 제한·통제함으로써
자의적인 지배를 배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법치주의의 근원적 이상은 통치자의 자의에 의한 지배가 아닌
합리적이고 공공적인 규칙에 의한 지배를 통해 공정한 사회협동의 체계를 확보하려는 데에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란, '법이 모든 권력 위에 있다.'로 귀결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권력이란 '국민이 준 권력'을 의미한다.
즉, '어떤 권력이라도 법에 의해 통치 받는다.'는 뜻이다.
이 의미를 새겨보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란 국민을 다스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을 다스리기 위한 수단임을 알 수 있다.
다시말해, 법치주의 정신을 온전히 따라야 하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국민이 준 권력을 가진 자들이라는 말이다.
준법정신은 일반 국민이 아니라 국민이 권력을 준 자들이 항상 새겨야 한다는 말이다.
그들이 국민들에게 '자, 여기 우리가 법을 정했으니 당신들은 따라라. 그것이 법치다.' 라고
강변하는 것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나 통하던 이야기란 말이다.
적어도 우리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임을 자처하는 한은,
적어도 우리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임을 자처하는 한은,
법치를 말할 때, 대통령 이하 공직자들 및 입법 사법 행정부에 속한 모든 공무원들이
당연히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신장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주의라고 해야지
그들이 마음대로 지은 악법까지 따라야만 법치주의를 지키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말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법치를 강조하는 것도 일반 국민의 준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신장하기 위한 유일한 견제 장치가 법이기 때문이고
그것을 잘 지키기 위해 삼권분립이라는 원칙이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이 정권 들어서는 그 삼권분립이 그들에겐 가치도 없으며 효용성도 없고
존재이유도 없는 것 처럼 보이니 국민의 소리가 씨알도 먹히지 않겠지만.-
악법도 법이라고?
악법은 고쳐 마땅한 법이지, 지켜 마땅한 법이 아니며
설사 악법이 아니더라도 법 적용이 심각하게 왜곡되거나 편파적일 땐
국민은 그 법 적용을 거부하거나 법 자체의 개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입법 기관인 국회의원을 국민이 선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2009년 6월.
경찰은 시청광장에서 열기로 한 '6.10 항쟁 기념 문화제'를 '불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장하는 것은 법치다. 경찰도 정부도 여당의원도 수구 꼴통도 다 법치를 내세운다.
그런데 이상하다.
백번 천번 만번 양보해서 나라(국민의 의사와은 상관없는 일을하는 정권집단)가
정한 법을 국민이 준수하는 것이 법치라고 한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다.
그들이 6.10항쟁 기념 문화제를 '불허'할 법적 근거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지?
그들이 그렇게 지키라고 하는 법에는 집회 및 시위를 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악법의 대표적 사례인 현행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한다고 하더라도
집회나 시위를 할때 '신고'를 할 의무는 있어도 '불허'할 권리는 없다.
(자세한 법령은 http://www.law.go.kr/LSW/LsInfoP.do?lsiSeq=81901 에서 볼 수 있다.
반드시 고쳐야 할 악법의 대표적 사례다.)
다만, '금지'를 통고할 수는 있으며 그것도 정확한 사유가 밝혀져야 한다.
현재 경찰이 밝히는 '다른 집회와 충돌할 우려' 또는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될 우려' 따위는
개인적 사견 또는 추론이므로 '정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 6.10 문화제의 경우에는 집회 및 시위가 아니라 '문화제'이므로
사실상 '신고'할 의무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서울광장 원천봉쇄를 운운하고 강력대처를 외치고 있다.
법 조항에 근거도 없고 적용할 법도 없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법이므로
고쳐야 마땅한 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지키지 않으면 범법자 취급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소급적용하며, 같은 범죄에 대하여 처벌받지 않는다는 헌법상의 권리도
묵살하는 경찰과 이 정권 및 옹호 세력이 그토록 외치는 법치는 과연 무엇인가?
잘못 공부했으면 공부를 다시 해야 할 것이고,
알고도 하는 일이라면 부끄러운 줄을 알고 스스로 옷을 벗어야 할 일이다.
모른다면 가르쳐주겠다.
rule of law가 맞다. rule by law는 민주주의에서 말할 수 있는 법치가 아니다.
법에 의한 지배는 '통치자 ' 또는 '통치권력'을 위한 법 적용이므로 민주주의가 아니다.
법의 지배가 되어야 '통치자를 지배하는 법'이 되는 것이고 그로부터
민주주의에서의 법치주의의 정당성이 나온다.
민주주의가 태어난 아테네에는 '아고라'라는 광장이 있었다.
공화주의가 발전한 로마에는 '포룸'이라는 광장이 있었다.
지금, 2009년 대한민국 민주주의에는 어떤 광장이 있는가?
2009년 대한민국에서 말하는 법치주의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가?
악법은 법이 아니다.
악법을 악용하는 권력은 스스로 '국민이 준 권력과 권위'는 이미 버린 것이다.
대통령도 '국민지하 만인지상 國民之下 萬人之上'인데,
하물며 대통령 아래 '만인萬人'이야 말해 무얼할까?
법과 원칙은 당신들부터 지켜라.
우리 국민들은 줄 서라면 줄 서고 조용히 하라면 조용히 하고 휴지 주으라면 줍는
준법정신 강하고 심성 착한 국민들이다.
불로장생 불사약이라도 드셨는가? 대체 어디서 망발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