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인간에 대한 보편적 사랑, 그리고 연인으로서의 사랑-

강진 |2009.06.25 02:11
조회 428 |추천 0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에서 즐겨볼 수 있는 이 말은 남자와 여자가 처음 친구사이로 지내게 되다가. 결국 상대방을 사랑하기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고백이라던가 그러한 심도있는 표현으로 나타내며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의 이러한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러나 과연 정말 남녀간의 친구사이가 불가능한 것인가? 어쩌면 우리는 친구사이라는 것에 작용하는 감정과 사랑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들은 바로 이 점에서 사랑과 우정이라는 것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1

 

 우정, 형제애로 표현되는 것들은 보통 친구의 관계, 벗의 관계에서 성립되는 감정들로 우리는 말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의 사람을이 사랑과 구분하는 감정이며 연정으로서의 사랑과 구분하게 된다. 그러나 우정도 정인데 과연 사랑과 완전히 다른 감정일까? 아니다. 항상 마음이라는 면에서 이러한 사랑이 작용한다. 다만 그 대상이 매우 넓을 뿐이다.

 우정으로 대표되는 사랑은 바로 인류를 향하는 보편적인 사랑의 한 형태이다. 이러한 사랑의 범위는 한 없이 넓어질 수 있으며 순수한 모습으로 사랑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는 서로 대등한 사람으로 있을 때 가능하며 서로가 각기 개인이면서도 벗으로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우정, 인 것이다.

 반면 연인들 사이에서 성립되는, 즉, 우리가 즐겨 '사랑'이라고 말하는 그것은 분명 특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행동이며 그 시혜의 범위가 좁다. 이성간에는 간혹 성애적인 요소가 부가적으로 도입될 수 있다.[이러한 성애적인 감정과 행위는 참된 사랑이 전제되어 있을 때만 그 의미를 가진다 -이전 에세이 참조-] 그렇기 때문에 약간 배타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며 독점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가만히 보면 형제애적인 보편적인 특성을 어느정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 사람을 사랑함으로서 그 사람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인간을, 세상을 사랑하게 된다." 이렇듯 연인들 사이에서 성립되는 '사랑'은 독점적이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이다는 아이러니한 특성을 갖고 있다.

 

2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사랑이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냐는 것이다. "사랑이 행동이며 약동이다"라는 것은 앞서의 글에서 말한 바 있으나, 이 사랑이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가는 짚지 못하였다.

 사랑은 바로 인간 실존문제에 대한 해답이다.[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인간은 지성을 발달시킴에 따라 점점 이성의 능력을 발달시켜왔고, 이는 분별력 추상력을 기르게 했다. 즉 자연과 자신의 구분이 없는 전(前)인격적인 세계와 달리, 자연과 자신, 자연과 타인을 구분하는 발전단계에 온 것이다. 이는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조금씩 가능하게 만듬과 동시에 치명적인 실존적 문제를 부가시킨다.

 분별되어 있으면 고립되고 불안을 야기하게 된다. 너와 내가 하나도 이어지는 것이 없다면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며, 사회도 성립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완전한 분별과 구분만 있다면 이는 완전한 고립이며 고독이다. 인간은 고독함에서 고립과 불안을 느끼며 공포와 광기를 체험하게 된다.

 이러한 실존적인 고독을 해결하고 독립된 개인으로서[이는 인간적인 것을 유지하게 하는 인간의 특징이므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인격을 포기하고 일체감을 느끼는 것은 자신을 버리는 행위이며 좋지 못하다] 타인과의 합일을 이뤄낼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왔고, 거기에 대한 가장 완벽하고 확실한 대답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즉, 사랑은 인간의 실존문제에 대한 것이며 결국 인간론으로 확장될 수 있다.

 

3

 

 사랑의 역할을 이러한 실존문제의 극복의 참된 방법으로 본다면 우리가 사랑을 인생의 가장 큰 목표로 두는 것도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바로,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을 전제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 이라 부르는 연인들 사이에서의 사랑은 분명 이러한 고독감을 해결하고 일체감을 부르며 또한 개개인적으로의 퍼스날리티도 유지되는것을 보여준다.[이는 성숙한 사랑일때만 그러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은 바로 우정으로 보여지는 보편적 사랑을 바탕으로 두고 가능하다. 인간을 사랑하지 못하면 우리는 개개인을 사랑하지 못한다.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을 소유하려하는 것이며 지배하려하는 것이고, 독점하려 하는 것이다. 결국 연인으로서의 사랑이나 우정, 즉, 친구관계에서의 감정이나 결국 사랑이며. '사랑'은 '우정'의 전제위에서만 가장 참되고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4

 

 여기서 이제 "남자와 여자가 친구사 될 수 있는가?" 에 대한 문제로 돌아와보자. 우리는 친구관계를 너무 형식적이고 표면적으로만 평가해온 것 같다. 진정한 벗, 친구는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누군가의 친구라면 우리는 그 사람을 사랑한다. 인류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으로 행동하고 자신의 생의 약동을 준다. 이러한 면에서 연인관계의 사랑보다 더 기본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인 것이다.

 이러한 친구관계의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연인관계의 '사랑'과 완전히 구분하려한다면 우리는 매번 사랑을 하게 되면서 좋은 친구를 잃어버리는 크나큰 아픔을 겪게 될 것이며 연인이 있는 사람과 친구가 될 수 도 없을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친구또한 사랑하는 사이다. 우리는 참된 친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께닳을 필요가 있으며 이 사랑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랑과 큰 차이가 없는 순수한 형태의 모습임을 확실히 인식할떄 우리는 남녀간의 친구관계가 가능함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녀사이에서 친구가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보고, 혹은 그런 관계에서 연인으로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것을 겪으면서 이상하게 느낄 이유가 없다. 사랑이라는 범주안에 속해있는 것에서 변화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합당한 것이다. 자신이 여성의 친구를 연인으로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 전에 자신이 그 사람에게 참된 친구가 되어주었다는 것이 아닐까?

 그러한 면에서 필자는 감히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다." 라고 주장한다. 우정과 사랑을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일 뿐이며. 이를 실천할 수 있고 당당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 모든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