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에서 깨어나서, 순간 당황했어요.
내 방이 아니잖아요.
정신을 차리고 방을 둘러보니,
친구 녀석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자고 있더군요.
그때서야 어젯밤 일이 생각났습니다.
어제 한 친구가 취직 턱을 낸다고 해서 다들 모였어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인데,
다들 한 학원에서 재수를 해서 더 친해진 친구들이에요.
그 중엔 여자도 두 명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제 술자리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재수할 때 같이 밤바다를 보러 갔던 얘기가 나왔어요.
그러자 다들 신이 나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한참 추억에 젖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한 여자 친구가 그렇게 그리우면 지금 가자고 제안을 했어요.
그러자 다들 술김에 그러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차편을 구했어요.
저녁에 선약이 있다고 모임에 안 나온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서 차 좀 갖고 나오라고 했어요.
다들 취해서 길바닥에 누워있으니까 집에 좀 데려다 달라고..
그랬더니 의리는 잊어가지고 바로 뛰어 나왔더군요.
그래서 그 차로 바로 달렸습니다. 속초 대포항으로..
새벽녘에 도착해서 방파제에서 맥주를 한 잔씩 더 했어요.
그리고 이 콘도에 방을 두 개 얻어서
하나는 남자 녀석들이 자고, 하나는 두 여자 친구에게 줬습니다.
지금 옆방에서 둘이 자고 있을 거예요. 어제 많이 취했었거든요.
사실..어제 그 모임에 나간 것도, 그리고 여기까지 달려온 것도..
다 그녀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어제 술마시다가 그랬거든요..
이렇게 술 마시다가 갑자기 밤바다 보러 가는 거,
그런 거, 꼭 해보고 싶었다고..들뜬 목소리로 그랬거든요.
친구 녀셕들은 일어나려면 아직 먼 것 같아요.
어제 보니까 바다와 맞닿은 곳에 작은 공원이 있던데,
혼자 거기나 산책하고 와야겠습니다.
그리고 오는 길에 라면 몇 개 사다가 해장 라면을 끓여줘야겠어요.
그녀가 있는 409호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그녀가 이 문을 열고 나온다면,
난 그녀를 내 운명으로 믿게 될 것 같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영기내서 고백해 보라고,
고백도 타이밍이 중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