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기억하는 마이클잭슨을 한번 써내려 가보고싶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것들을 연구해가면서 그의 인생에 대한 하나의 정리된 글을 내놓기는 싫다.
그런 글은 누구나 다 쓸수 있는것이고 백과사전이나 다른것으로 알아낼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클잭슨을 처음 접하게 된건 내가 정말 어릴때 준하형 집에 갔을때다.
어릴때 준하형은 내게 있어서 내가 닮고싶은 모든것이었고, 형이 하는 모든것들이 내겐 너무 멋있어 보였다.
형은 그당시 (내가 10살 이하일때) 팝음악을 듣는것을 좋아했고 그래서 형이 라디오나 카세트
(그땐 씨디도 아니었다는게 지금생각하면 조금 웃기다)를 틀었을땐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나오곤 했다.
엄마 아빠가 항상 듣던 느리고 감성적인 (비틀즈, 비지스 등등) 노래들과는 다르고,
다른 우리 나이또래가 듣던 동요나 가요와는 달랐던 그 강한 비트의 음악이 좋았다.
(그때 그의 음악을 처음 접해서 그런지, 지금도 다른 노래들보단 마이클잭슨의 조금 덜 알려진
Blood on the dance floor을 들을때 난 가슴이 가장 설렌다.)
그리고 나선 한동안 그의 존재를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나는 6학년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때 난 몹시 뚱뚱했고, 그당시에 한국에는
'힙합'이라는 만화와 함께 브레이크댄스가 엄청 유행하고 있었다. 나는 몸이 너무 육중했기 때문에
브레이크댄스는 엄두도 못냈고, 그래서 자연스레 웨이브나 팝핀과 같은 스탠드 댄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몸을 어떤 특정한 방법으로 움직이면 몸이 끊긴것처럼 보이고, 어떻게 움직이면 몸이 흘러가는것같고
그런 움직임의 예술적 미학이 너무 재미있고 그런것들로 인해 구경꾼들을 몰아오고 그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는것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쾌감이었다.
그런데 그 나이에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1등"이라는것을 찾고싶었다. (그때는 누가 제일 센지,
누가 제일 착한지, 누가 제일 누가 제일 이런것들이 중요할때라) 그래서 인터넷을 찾고,
그러다가 이주노와 고릴라들 (남현준씨가 그때 여기에 있었다) 을 찾았다. 그당시에 느린 인터넷으로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다운받아서 보는것은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 주위엔 어느정도 춤을 추는 사람들 밖에 없었고 춤의 진짜 프로들이 어떤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의 인터뷰를 보니 그들이 존경하는 사람은 마이클 잭슨이라고 하더라.
난 그때 마이클잭슨이라는 사람이 춤도 췄어? 하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마이클잭슨의 1999년 내한콘서트가 진행이 되었다.
이때 앞에 오프닝 무대에 진짜 가수가 정말 많았던걸로 기억하는데 머라이어 캐리가 오프닝을 할정도면 잭슨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느끼게 한다.
그때 한 채널에서 그 콘서트를 방영해줬는데,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TV앞에 멍하니 앉아있던 기억이 난다.
(이때가 크레인 방송사고가 있었던 그 콘서트인것같은데 잭슨형은 대인배)
그당시에는 유승준 HOT 젝키 이런 가수들이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었는데, 물론 그들도 공연은 잘하고 무대매너같은것도 흠잡을 것이 없다. 하지만 이들이 "쇼"라는 커다란 조직 내에서 공연이라는 것을 맡고 있는 작은 임원같은 느낌이었다면, 마이클잭슨은 이 사람 자체가 "콘서트"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 커다란 무대를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하늘 위로 올라가기도 했다가 옷을 벗었다가 입었다가 손가락질 하나에 댄서 다섯명이 쓰러지고 이런 모습들은 누구에게나 있어서 최고의 공연이었을 것이다.
마이클 잭슨은 이 이후로는 수많은 타블로이드들의 공격대상이 되었는데 이 당시에 나는 미국에 있었다.
이상하게 한국에선 모두 영웅취급하던 마이클잭슨은 미국에선 또라이와 싸이코에 변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성형중독에 거식증환자로 각인되어 있었다. 근데 어릴적 소중한 추억같이 내게 기억된 마이클 잭슨이라,
나는 친구들이 뭐라고 해도 내 안의 마이클 잭슨을 바꿀순 없었다. 오히려 내게 있어서는
수많이 프린트되던 타블로이드의 표지, 마이클잭슨은 아동학대가, 동성애자, 이번에 또 얼굴이 바꼈더라,
코가 내려앉았다... 이 수많은 것들은 내 마음을 더욱 더 무덤덤하게 하고 이런것들을 견디고도 여전히 활동을
하는 그는 더욱 더 대단해보였다.
그리고 나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면서 많은 공연들을 했다. 밴드에서 콘서트도 했고
춤을 추는 공연도 여러번 했다. 나는 이미지트레이닝을 평소에 많이 하는 편인데, 나는 내가 특정한 인물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내가 수많은 연습의 땀방울을 흘릴때 난 항상 다른 누구도 아닌
마이클 잭슨이었고, 내가 연습을 하면서 얼마나 이런것들이 힘든지를 느낄때마다 그가 느끼는 고통은
얼마나 크고 그의 능력은 얼마나 무한하고 대단한지를 느끼게 했다. 나는 그의 모든 노래들을 다 듣고
그의 모든 디스코그래피와 바이오그래피를 외우는 그에 대한 매니아는 아니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조금은 가지고
있는 그런 경외심을 가지고 있는... 그의 팬이었다.
콘서트가 가장 달아올라 있을때 'Black and White'를 불렀던 그. 콘서트가 끝날때는 항상 'You are not alone'과 'We are the world'를 불렀던 그. 내한 콘서트가 끝날때 통일이 되는날 꼭 한국으로 올거라고 약속했던 내 마음속 최고의 왕...
Pop star Michael Jackson (pictured) dies after suffering cardiac arrest in Los Angeles at the age of 50.
정말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조금 웃긴 이야기지만 디씨뉴스에서 리플중에 이런게 있었다. (마이클잭슨 귀가 변했다는 기사에 달려있었음)
ㄴㅁㅇ
내 벨소리 black or white 인데 전화 올 때마다 전율이 일어난다. 잭슨형 까지 마라.
09-06-11 20:38
만화 블리치에서는 누군가가 죽을때 마음을 맡겨두고 가면 그 마음으로 삶은 계속된다고 했다. 세계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맡기고 간 my king Michael Jackson,
Rest In Pe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