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기말고사에
(이 글을 윗분이 읽으시면 노발대발하시겠다.)
온 힘을 빼고 있는 아이들과 내가
시험 전날 체육시간 강당을 가지 않고 간 곳은 학교도서관.
정말 천사처럼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올리고, 시험공부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틈에서 내가 집어 들었던 책 두 권.
특별한 사하라.
이 일기를 읽지 마세요, 선생님.
그런데,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우리반 천사 한 아이가 내 머릿속에 떠오르고 떠올랐다.
일기장에 내가 깜짝 놀랄 일을 순진한 글로
쭉쭉 적어놓은 그 아이.
그 아이가 쓴 일기가 슬프고, 눈빛이 슬프고, 말투가 슬픈 그 아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석같은 그 예쁨을
그 아이도, 그 아이의 어머니도 모르고 있어
내 마음도 슬퍼지게 하는 그 아이.
그리고 그 아이의 일기를 읽으며
슈퍼에서 부모님이 주신 심부름하고 온 것처럼
담담히 답글을 적어주고,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나.
그렇게 찜찜한 나, 안타깝기만한 나,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는 나,
그 못난 선생님으로 그 아이 앞에 서 있다.
그래도 그 아이는 3월부터 지금까지
바로 오늘 아침에 낸 일기장에도
그 아이는 내게 천사처럼 모든 걸 말해주고 있다.
그 아이는 내게 실망하고 있을까.
그 아이는 나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을까.
그 아이가 어느 순간 내게 마음을 닫아버릴까.
책 두 권을 다 읽고 나서
나는 그 아이를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지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어디까지 해줄 수 있는 걸까.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