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광주지법 형사재판부에서 여호와 증인에 대한 무수혈 수술결과 환자가 죽음에 이른 것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피해자 승낙`으로 인한 `위법성조각`으로 인해 무죄판결이 나왔다.
사건은 이렇다..
광주 모 대학병원에서 여호와 증인 신자인 환자(사망 당시 62세)가 종교적인 신념상 `타가수혈`을 거부하고 자가수혈방식에 의한 수술을 희망했다.
수술 전 이로 이한 모든 피해에 대해 병원 및 의료진에게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 무수혈 방식으로 수술을 했지만 결국 환자는 과다출혈을 이기지 못 하고 사망에 이르렀다.
사실 여호와 증인은 수혈거부 교리와 집총 거부 등으로 많은 이슈를 낳은 소수종교집단이다.
최근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 `존엄사`인정판결과 비슷한 류로 볼 수도 있다. 종교적 신념이 옳바르건 그르건 간에 관련 의료 지식을 충분히 습득하고 자신의 양심적 판단에 의해 무수혈 수술방식을 선택한 환자를 딱히 비난하기는 힘들다.
물론 여호와 증인의 `수혈거부 교리`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하지만 문제는 이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대충 네티즌들은 이런 식의 반응을 보였다..
`아니 각서까지 써줬으면서 소송을 거는 심보는 뭐야?` `역시 여호와 증인들은 사이비야.`
`죽은 환자 가족들이 아주 돈독이 올랐구만. ㅉㅉ` `아마 환자 가족들이 고소했겠지.. ㅋ`
~ 이런 식으로 그 환자의 가족들이나 여호와 증인들을 싸 잡아 비난하는 글이 상당수였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 안티와 기독교 신봉자 등도 덩달아서 비난의 글을 올리고 싸우는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다.
심지어 광주지방법원에서 난 판결이라는 것을 보고 올린 글인지 몰라도 `전라도 것들은 어쩔 수 없어`하는 식의 댓글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ㅋ
하지만 이런 식의 비난은 너무나도 잘못된 것이다!
나는 여호와의 증인들의 수혈거부 교리를 옹호하는 쪽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점을 집어서 말하고자 한다.
우선 이 사건은 `형사재판`이다.
`형사재판`이란 `국가가 범죄피의자에게 형벌권을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하는 재판`이다.
즉, 일반 사인들간에 분쟁이 생겼을 때 국가 기관에게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요청하는 `민사재판`이 아닌 것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형법의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의사가 직업상 전문적인 지식 등으로 판단해 보건데 환자의 사망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강행한 것에 대한 과실`을 국가가 처벌할 것인지 말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검사가 기소한 범죄였다.
이런 형사재판에서 `기소권`(법원에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은 오직 검사에게만 있다. (소위 기소독점주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해서는 많은 비난이 있다. 어쨌건 우리 나라에서 형사소송의 기소권은 원칙상 검사만이 가지고 있다.)
때문에 피해자 및 가족 등 `고소권자`들의 `고소`는 검사의 기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
여기서 `고소`란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및 가족 등 법에서 정한 고소권자들이 수사기관에게 가해자의 처벌을 바라는 의사표시`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비난 내용 중에서 `가족들이 고소했네 소송을 걸었네` 하며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기사 어디에도 가족 등이 `고소`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물론 `강간죄` `간통죄` `업무상과실치상죄` 등과 같이 `피해자 등의 고소가 검사의 기소요건인 범죄`가 있다. 이런 범죄들을 `친고죄`라고 하는데 이런 친고죄에 대해서는 피해자 등의 고소가 없으면 검사는 기소를 할 수 없으며 고소를 했다 하더라고 1심판결전에 고소를 취하하면 공소기각판결을 해야한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그런 `친고죄`가 아니고, 때문에 수사기관이 범죄로 인지하고 수사해서 검사가 기소하는데 하등의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이런 사실들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저 사건과 판결만을 기사화한 기자이다.
최소 `가족들의 고소는 없었다` `업무상 과실치사는 친고죄가 아니다`라는 내용이라도 들어있었다면 모르겠다.
대부분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고소`와 `기소` `친고죄` 등의 개념도 없으니 그런 기사를 보면 대뜸 `여호와 증인`들을 욕하고 가족들을 비난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그리고 기사 어디에도 죽은 환자가 `여호와 증인`신자였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가족들도 여호와 증인이었다`는 내용은 없다.
기자는 엄밀히 말하면 사실이 왜곡되어 알려지기 쉽도록 기사를 올린 것이다. (그런 사실들을 알고도 이슈화를 위해서 그렇게 썼는지 아니면 정확히 모르고 그냥 판결문만을 보고 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기자가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실을 정확히 알기 쉽게 보도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무작정 죽은 환자의 가족들을 욕한 네티즌들은 덩달아 놀아난 것이고.. ㅉㅉ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정확한 진실을 모르고 잘못된 상식으로 세상을 접하고 단정지으면 그 기사를 접한 수많은 네티즌들처럼 `바보` 가 되는 것이다.
이런 식의 기사는 일례일 뿐이지만 실제로 정치적 사익적인 의도를 가지고 국민들을 우롱하는 기사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 기사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일단 무조건 기사 자체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그런 식의 기사를 쓰는 이들에게 이용당하지 말자.
끊임없이 기사가 진짜인가 아닌가를 의심해보고 따져보는 습관만이 이용당하지 않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