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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인어(人魚)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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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우리는 인어(人魚)였구나! 


                       인어의 하늘


 


 



        (1)


≪우리는 인어였구나!≫


걸음 멈춘 젊은이는


피고름을 삼킨 듯 진저릴 쳤다.


어떤 혼간(混姦)의 현장을 목격하듯


네온사인이 명멸하는 빌딩 사이에 서서,


잃어버린 열쇠꾸러미를


깊은 우물 밑바닥에서


찾아 쥐고 올려다보던 때의


노을 진 하늘같은 얼굴의 거울


주름 잡힌 변모(變貌)를 읽는다.


거기, 안개구름 휘감고 굽이치는 강,


고통 삼킨 깨문 입술.


삭히고 견디는 눈과 이마.


바위벽에 기대고 몸부림치는 가슴과 허리.


물살 속 휘어 내린 하반신 꿈틀거림 따라


떨어지는 비늘마다 붉은 통곡(痛哭).


얼룩지는 강(江), 졸아드는 물.


        (2)


한줄기의 강물이 밤하늘을 가르며


유성(流星)같이 스치고 간 속눈썹 속


비빌수록 파고드는 슬픔을 누르는 채,


골목마다 누비며 찾아보았지만


줄줄 흘러나오는 눈물샘을


어느 누구도 막아주질 못했다.


병원에겐 머릴 저었다.


웃고 있는 닥터 김의


그 두려운 인술(仁術) 때문이겠지.


빙그레 웃고 또 웃는다.


서럽도록 뒤틀리는 자학(自虐)의


마지막 미장(美裝)일까.


아니면, 철창(鐵窓) 속 찌들던 눈 비집고


속속들이 짜르르 훑어내어 주던


그 혀끝의 잔상(殘像)이라도 떠올리는가.



시시각각, 눈멀어가는 철새의 파닥임으로


삭신 쑤셔오는 빙점(氷點) 기슭.


언젠가 밝혀 주리라, 불타는 눈동자를 찾아서


먹구름 덮힌 파도에 찢긴 맨발의 녹슨 우산 속


열쇠꾸러미 목걸이 여인의 목쉰 노래여.


한 자국 또 한 자국, 어둠을 밀어 올려


치켜든 젊은이의 손, 손안에선


검붉은 술병이 부서지고,


내출혈의 가슴으로 비탈진 간격(間隔)은


합류(合流)의 소용돌이 속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3)


여기저기, 올빼미 눈알들이 번뜩거리는


판잣집 골목에서 빠져나와


떨고 서있는 여인 손을 낚아챈


젊은 탈주(脫走)의 발바닥이


통금 박두의 차바퀴에 밟힌 뒤


핏발선 탐조등이 확 달려들면서


어지러운 구두소리 맞닥뜨릴 때


둘은, 벗어나는 차체 속에서, 핸들을 가늠하며


오랜 불면(不眠)의 향수(鄕愁)를 토닥거리고 있었다.


≪지금쯤, 장관실 캐비닛속의 아버지는 무얼 하실까?


  … 넌, 너는 눈감고 누워서도 뒤흔들 수 있어야만 해!


저 답답한 별들이 온통 우박같이 쏟아지도록 말이야.


나는 난 말이야, ……참, 너 몇 살이지?


맞다 맞아, 그렇지 그래! 그러면 오늘은,


안(安)사장의 이것부터 권(權)의원께 전해주고,


곧바로 법원에 들려서…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이 모두가 다 나라를 위하고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야!


  -하여, 당신은 민들레씨앗 같은 서자(庶子)들을 뿌려 밟으며


한눈으론 숨겨두었던 비밀지도를 더듬거렸고


또 한눈은 뜀질하는 초침 끝에 불을 켜달고


애국공채 모금으론 비행기를 샀는가.…≫


상반신을 꺾으며 급정거한 자동차는


풀러준 금시계를 움켜쥐고서야


바보의 얼굴로 환해지면서


휘파람을 날리듯 미끄러졌다.


≪사옥 9층의 사장실에서 내던진 창밖의 지폐들이


 삭풍 뒤의 낙엽으로 난무하고 있을 때


 전직 검사 김(金) 전무는, 싸늘히 일그러진 풍경 속에


 공산명월의 이마를 문지르며 지껄이고 있었지.


 소유자 자신의 피보다도 중(重)한


 백만 인의 수의(囚衣)도 불사를 수 있는


 그 무엇인 것이었노라고.


 때문에 그날의 시민들은 원숭이로 뒹굴며


 어금니를 드러내어 물고 뜯고 하였던가.≫


교차로를 건너서 적신호의 노선을 치달리며


운전수는 아직도 귀로(歸路)를 생각할 때


깔아뭉갤 듯 휘몰아 일던 먹구름이


거세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앞질러서 추격(追擊)했던가.


질풍을 끊고 달려오는 특급열차의 기적이


문둥이 떼울음으로 밤하늘을 뒤흔들었을 땐


이미 철교로 접어든 자동차가 덜커덕거리고 있었다.


        (4)


겨울 밤바다의 빙산(氷山)에 부딪쳐


침몰하는 선박의 기관실 전등불같이


피가 사위는 시공(時空) 속에,


벗기고 벗은 옷소매 엮어 쥐고 불을 댕겨


양쪽 난간위로 뛰어올라가 마구 흔들었을 때


불 뿜는 불가사리로 달려들던 검은 형체는


무서운 몸부림의 붉은 성벽(城壁)을 세웠다.


돌연 무너지듯 괴성(怪聲)이 터진 뒤


악어의 이빨을 까뒤집으며


핏방울이 뚝뚝 듣는 쇠갈퀴 손의


앞가슴을 내밀어왔을 순간,


휙- 뛰어내린 둘은


바람 끊는 기합과 동시, 필사의 육탄으로 날아갔고


한 덩이로 뒹굴며 치고받고 물고 뜯고 엎치락뒤치락


숨 막히는 순간순간들이 덮치고 지나갔다.


이윽고 정적(靜寂).


쭈그러진 차의 운전수가 거품을 물고


게걸음쳐 사라져 가버린 종점 부근,


피 묻은 탄피로 떨어져 뒹굴며


비틀려 찢어지는 피부의 아픔을 견디던


악몽 속 낭떠러지 끝 허공 잡은 여인이


이빨 긴 비명의 할퀴임에 소스라쳐


해일(海溢)에 휘말리듯 달려들었을 때


쓰러질 듯 질 듯 마주선 것은


허물어진 광탑(光塔)의


피투성이 등대지기, 그러나


해바라기 꽃 핀 가슴이었다.



≪이제, 우리는,


저 바람 찢는 철조망 울타리의


뒷문 안 질컥거리는 마당구석


흙투성이 몽유병자가 아닌 것이오.


꽃구름 피어나는 사랑의 꽃동산에


이름까지 새겨놓은 석이와 옥이의


달빛 같은 햇빛 같은


어머니 아버지가 되는 것이오!≫



그렇듯 숨통이 뜨거워지는


꿈과 눈을 마주하고선 자리에


대화(對話) 그것은


벅찬 호흡 속에 날개를 폈고,


불꽃 튀는 아궁이의 가슴으로


목이 마른 입술은


솟구치는 분수탑 뒤에서


무지개를 머금고 있었다.


        (5)


거기, 순간과 영원이 입맞춤한


시간 끄트머리, 녹슨 철교를 지나


나선형 층계를 돌아내리며,


검은 체액이 줄줄 녹아 흐르는


화장터 굴뚝 속의


허공을 찢던 비가(悲歌)를 삼켜버려


짙은 환영(幻影)을 떨치고


한 모금 따끈한 청주를 따라


잔을 비우듯 창공을 우러르는


은하가 보이는 정오(正午)의 가슴 속엔


안으로만 출렁여 이랑져오는


“비창(悲愴)”의 한 가닥 선율이


차고 맑은 눈물로 흐르고 있고,


애틋이 머리를 묻어오는 동공(瞳孔) 속으로


미소를 띠우는 젊은이의 망막(網膜)에는


피(皮) 감독의 아내 순애(純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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