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어색하다...'
남자의 머릿속엔 그 생각 하나뿐이었습니다
가끔 앞에 놓은 녹차를 마시면서
"차가 맛있네요..."
같은 소릴 하기도 했지만...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말
보아하니 맞은편에 앉은 여자 역시 흥미도 호기심도
그리고 더 앉아있을 생각도 없는듯...
소개팅은 그렇게 30분이 넘지않아 깔끔하게 끝이납니다
"그럼 일어나실까요?"
"예 그러죠..."
그쪽도 어지간히 불편하고 지겨웠는지
방긋~ 일어나는 여자의 얼굴이 오늘 본 중에 제일 밝습니다
'저렇게 웃을줄도 아는 사람이었구나...'
더 허탈해지는 남자의 마음...
그런데 먼저 일어나 앞장서던 그녀가
계산대 앞에서 지갑을 꺼냅니다
"아니... 제가 내겠습니다..."
허둥지둥 남자도 자기지갑을 꺼내죠... 하지만...
"그냥 제가 낼께요..."
카드도 아니고 이미 현금을 꺼내든 여자...
그러자 급한마음에 여자의 손목까지 붙잡은 남자는
"아니... 원래 이건 제가 내는건데 이러시면 제가 욕먹죠..."
남자의 말에 여자도 말합니다
"아이 그거야 저도 마찬가지죠... 근데... 이... 손목좀..."
화들짝 붙잡았던 손목을 놓치는 남자...
"아이... 죄송합니다..."
두사람의 실랑이가 길어지자 바쁜중에 계산을 하러왔던
종업원은 고개를 빼딱하니 기울인채 못마땅한 얼굴로
계산대 위의 물건들을 '탁탁' 소리내서 정리합니다
'빨리빨리 아무나 계산하고 좀 가세요...' 뭐 그런거겠죠?
그 눈치를 알아보곤 여자가 잽싸게 돈을냅니다
"저 일단 그럼 제가 낼께요... 나가서 얘기하죠..."
잠시 후 카페를 나와 그 유리문 앞에 선 두사람...
모습이 좀 우습습니다... 급히 어디를 쫓겨나온 사람들마냥
남자는 한손에 지갑을 한손엔 카드를 든 채고
여자는 들고있던 가방을 잠그지도 못한채
거스름돈으로받은 천원짜리 몇장을 손에 쥐고 있고
서로 손에 들고있는것들을 바라보다가 좀 우스워진 두사람
그제야 지갑을 간수하고 가방문을 잠그고...
"야~ 고집 좀 있으시네요... 아니... 여자들 소개팅에서
차값 안내는 남자 제일 싫어한다던데..."
졌다는듯이 웃음끼를 섞어 말하는 남자...
여자도 웃으며 대답합니다...
"그게 아니라... 남자들... 소개팅 하고나서 마음에 안들면
그 커피값이 제일 아깝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전 그런소리 듣기 싫어서... 뭐 고집도 좀 세지만..."
아까 자리에서 일어나자는 말을 했을때처럼 편안하게
웃어보이는 여자
남자는 그 얼굴이 참 보기좋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런남자 아닌데...
그리고 저는 마음에 안들었다는 얘기 안했는데요
그쪽이 제가 맘에 안들었던거잖아요... 그쵸?"
남자의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않고 그냥 웃고서있는 여자...
아마도 사실은 그랬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듯한 표정...
두사람의 진짜 소개팅은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이 사람도 뭐 그런사람이겠지...' 생각이 깨어진 그 순간부터
'저렇게 웃을줄도 아는구나...' 생각을 하게된 순간부터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