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가 같은 언어로 말하던 때가 있었다.
기쁨을 말하면 기쁨으로 듣고 사랑을 말하면 사랑으로 들으며
행복을 이야기 하고 있으면 행복으로 이해하던 그때.
그래,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으리라.
각기 다른 언어.
하지만 서로 다른 언어마저 초월한
제3의 언어로 교감하던 순간이 있었다.
교감의 기쁨, 전달 됨의 행복함 누리던 그들에게도
참 무서운 일은 일어나더라.
이별을 이별로 알아 듣던 순간 말이다.
더이상 통하지 않는 그들의 대화에서
단 하나 화성의 이별이 금성의 이별로도 교감되어 가고
그들은 그렇게 헤어져 갔다.
가끔 그들이 다시 만날 일도 없잖아 있어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 한 날도 없잖아 있었다.
서로의 근황에 대한 대화. 자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때 그 순간에 나눴던 미련에 대한 이야기를
그때의 화성의 언어와 금성의 언어로 시작한다.
기적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더이상 사랑은 사랑으로 기쁨은 기쁨으로 미련은 미련으로
들리지 않았나 보다.
의미없이 맴도는 서로의 이야기.
알 수 없는 몸짓.
시작하려 했을 때, 끝이 나고
끝을 냈을 때, 시작하려 한 엇갈림들.
각자의 외침이 이국의 언어로 흩어진다.
서로는 말하다 많이 지쳤으리라.
통하지 않는 대화, 교감되지 않는 마음에
각자 벙어리 냉가슴을 쳤었을게다
.
더 가슴 아픈건, 그때 듣던걸 이제 듣지 못하고
그때 말하던걸 이제 말하지 못하는 것이었을 게다.
이미 늦어 혼자가 되서야
그때 했던 대화를 곱씹어 본다.
알아들었던 적이 있었던 금성의 말을 이제 알아듣지
못하게 되서야 되뇌어 본다.
그리고
그때 일어났었던 기적에 대해 생각 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