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아 키우기가 무척 힘듭니다. 육아도 육아지만 늘어나는 교육비 때문에 평생 자식 뒷바라지 하다가 일생을 고생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요즘 젊은 여대생들의 생각입니다. 자기 하나만 편하고 행복하게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동거는 OK지만 결혼은 NO커플'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뉴스를 보니 미국에서 결혼하지 않고 사는 커플은 무려 500만쌍이 넘는다고 합니다. 1970년의 8배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우리 나라도 자유분방하게 살고싶어 하는 젊은 여대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혼해서 골치 아프게 애 낳고 고생하며 사는 것 보다 혼자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이것은 우리 어머니 세대(386세대 이전부터)와는 또 다른 풍속도입니다. 무작정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을 뭐라하기 전에 결혼은 엄연한 현실이지, 낭만이 아니란 것을 영악하게도 깨달은 것일까요?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이란 말이 생긴 것도 이같은 사회풍속도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맞벌이를 하면서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면서 아이들 낳지 않고 사는 부부를 딩크족이라 합니다. 결혼해서 아이들 낳지 못해 고민을 하는 주부가 있는 가 하면 아예 아이낳기를 포기하는 신혼주부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신혼주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학교 근처에서 고시원을 얻어 사는 친구 한명은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 생활비도 아끼고 공부도 함께 하겠다며 지난 겨울방학때부터 살고 있는데, 결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부모님들에게는 학교 기숙사에서 지낸다고 거짓말을 하고 고시원에서 살고 있습니다. 월세와 생활비는 두 사람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매달 내고 있는데, 두 사람의 동거는 졸업때까지 라고 합니다. 계약결혼 처럼 두 사람은 계약서를 쓰지는 않았지만 언제라도 한 사람이 싫다고 하면 쿨하게 헤어질 수 있는 사이라고 합니다. 동거는 좋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커플인데, 대학주변에 의외로 많습니다.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는 학과 선배 한명은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 되었는데, 이번 여름방학때 병원에 가서 수술로 아이를 지웠습니다. 어차피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는 불행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기성세대들은 윤리적으로 볼 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들의 생각은 또 다릅니다. 태어나서 고아원에 보내느니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태아중절 수술도 살인입니다. 이런 살인에 대해서 무감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요즘은 지자체에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며 아이 낳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분유값도 안되는 돈으로 출산을 장려하기는 역부족입니다. 신혼주부들이 ‘골치 아프게 아이를 왜 낳아요?' 하는 말이 ’적어도 다섯명을 낳아서 키우려 해요‘라는 말로 바뀌게 하려면 정부가 진지하게 고민 좀 해야합니다. 출산문제는 정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만의 일이 아닙니다. 미시적 접근으로 풀기보다 국가적 차원에서 거시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이러다가는 출산률이 주요 선진국중 사상 최초로 1.0 이하로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학교나 군대 보낼 아이가 없어 고민할 날이 멀지 않은 듯 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고, 결혼을 해도 교육비 등으로 아이들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서 출산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률(15~49세 1명이 평생 낳는 출생아수)이 1.19명으로 하락했습니다. 출산률 하락은 혼인건수 감소와 맞물려 몇년 안에 1.0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교육비 지출입니다.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을 요즘 젊은 세대들은 몸소 체험하며 자란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08학번으로 부모님들이 수입의 반 이상을 과외비로 지출하는 것을 보고 자란 입장에서 섣불리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외국에서는 동거 OK, 결혼은 NO 커플이 일상화되었고, 또 기성세대도 어느 정도 이를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유교사상의 영향을 받는 우리 나라는 아직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부모세대들의 생각과는 달리 어느새 '동거족'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성친구와 동거하겠나고 할 때 우리 부모님 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부모는 어떤 반응을 할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 반응과 관계없이 대학생 동거족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데 옛날에는 어차피 후회할 거면 한번 해보고 후회한다는데, 요즘은 결혼하지 않고 후회도 안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