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퇴근길에 있었던 일이다.
오늘 하루도 아무일 없이 지내게 된걸 감사히 여기며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가고 있었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버스 중간쯤에 서서 가고 있었다.
사람도 적당히 많았고, 더운 날씨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다음정거장을 향해 가고 있었다.
다음정거장은 대전역이다.
버스가 도착하고 올라 타고 내리고 있던 도중에 내리는 문에서 갑자기 발소리가 크고 뛰는 소리가
나지 안겠는가? 그래서 뒤를 쳐다 보니 한 30대 후반에서 40가까운 수염이 덥수룩해서 술취한 듯한
행색의 남자가 화장실이 급해 시선 의식하지 않은채 달리는 모양으로 뛰어 올라 저 뒷자리로 그 많은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는게 보였다.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닫히려는 문에서 뛰어올라 탔으니 말이다. 게다가 무임승차다.
이어폰을 끼고 있었기에 소리는 못들었지만 그 주변 사람들이 그 아저씨와 앞에 기사아저씨를 번갈아 쳐다보아 하니 기사아저씨가 소리쳤나보다.
무임승차까진 머 노숙자니까 워낙 가고싶은데가 있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나도 신기한듯 뒤쪽을 쳐다 봤다.
그런데... 노숙자가 그 뒤에 5명 쪼로록 앉은 의자에 가서 어떤 아저씨한테 막 머라 한다.
그러니 어떤 아저씨는 그냥 술취한 사람이 하는 것 같아 자리를 비켜줬나 보다.
그렇게 해서 5명이 앉아 가는데 옆에있던 아주니들이 다들 일어나서 앞쪽에 서서 가는게 아닌가?
머 아저씨한테서 이상한 냄새가 났거나 이상한 행동을 했겠지..
그러려니 하고 가는데 이어폰 속에서 꺄~~악 소리가 났다. 이어폰 소리도 크게 틀었는데..
뒤쪽을 보니 그 노숙자가 옆에 있있던 어떤 여자분의 팔을 잡았나보다.
여자분은 어딜만지냐고 소릴 지르고 그 노숙자는 팔만진게 대수냐고 그럼 자기 팔을 만지라고 되려 소리를 지르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다른 옆사람들은 다 서서 가는데 당신은 왜 앉아있냐고 소리를 지른다. 그 근처에 있던 아가씨, 아주머니 할것없이 무서워서 앞쪽으로 쏠렸고 어떤 아주머니들은 같이 꺅 소리를 내시며 앞으로 자리 이동 하신다.
그 여자분 경찰서 가고 싶냐고 경찰서 가자고 그러고 앞에 있던 어떤 아저씨도 못 참겠는지 기사 아저씨보고 경찰서에 세워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서있는 중간쯤에 또 다른 술취한 아저씨 둘이 앉아서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 중간에 낀 승객들은 양쪽에서 술 취한 사람들의 횡포와 시끄러움을 스테레오로 빵빵하게 듣고 있는것이었다.
결국 경찰서 가자는 소리는 기사 앞에 가기전에 사라지고 버스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간다.
다음으로 사람이 많이 내리는 터미널이다. 다들 내릴 준비를 하고 뒷문에 다들 혼잡히 모여 있을때
그 노숙자가 자기도 여기서 내려야 한다며 뛰어 내려 오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터미널 가기전에 큰 사거리에서 부터 차들이 이리섞이고 저리 섞이고 그러니 버스가 급정거를 했다.
이 노숙자가 뛰어오다가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날 껴안듯이 밀어 부쳤다. 다행히 안넘어졌지만 이 노숙자가 개념없는 짓을 봐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열이 받아 '아이 X발 ,,,,,,,,' 이라 외쳤다. 욕 원래 안하는데...
그러자 이 노숙자가 들었는지 '아이 X발이 머여?.....' 라고 했다.
순간 흠짓 했다. 무심코 내뱉었는데 그 뒷말이 생각이 나질 않는거였다. 머라해야하긴 해야하는데..
게다가 내 한쪽다리는 떨고 있었다..
버스에 있는 사람들 전부 날 쳐다 보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나 보다.
어떻게 할까 잠깐의 고민을 하닥 눈을 밑에서 위로 치켜 뜨면서 천천히 얘기했다.
'곱게 내려라'
근데 이 노숙자. 대들줄 알았더니 순순히 미안하다고 하는게 아닌가?
좀 전만해도 여자분이랑 어떤 아저씨가 경찰서 가자고 소리쳐도 맞대응 하면서 소리쳤던 아저씬데..
아주머니들한테 위협을 주던 노숙잔데..
터미널 도착해서 사람들 우루루 내리고 난 아직 도착지에 아직 못왔고 이런일은 처음이라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다시 앞에 보고 가는데 뒤에서 누가 내 엉덩이를 쳤다. 누군가 했더니 그 노숙자아저씨다. 아깐 내려야 한다고 소리치고 발광하더니 안내렸다. 나한테 해꼬지 하려는게 분명했다,...
그런데..정말 미안하다고 머리까지 숙이던데? 그래놓고 그 다음정거장에서 내린다.
어이 없었다. 나 별로 안무서워 보이는데... 하긴 그때 검은정장에 머리까지 짧은 스포츠였으니...
나 내릴때 쯤 타고 있던 아주머니들과 아이들이 날 힐끔쳐다보면서 웃는다..
어이 없는 날이기도 했지만 나에 대한 색다른 발견이다.
나 조낸 착한데...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