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다 늙어서 스케이트를 배우고 있습니다.
말그대로 날달린 피겨스케이트. 얼음판에서만 탈 수 있는 거죠. 인라인 한 번도 탄 적없고 어렸을 때 롤라 첨 탄 날 팔 부러진 제가 스케이트라뇨...
왕초짜인 제가 이번달부터 강습을 시작했는데 제가 강습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자 어떤 왕재수처럼 생긴 사람이 떠억하니 얼음판에서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검돠. 첨부터 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저놈은 누구지...하고 가보니 새로 등록한 사람이었는데 어찌나 자세가 뻣뻣한지...
스케트타는게 뻣뻣하다는게 아니라 태도가 왕이었슴돠. 여기저기 나 잘났어...라는 기름이 줄줄 흘렀습니다.
나 : 아 안녕하세요 새로오셨어요?
왕재수 : 아...
고개만 끄덕~하더니 휙~ 하고 걍 가더군요. 멍했습니다.
강습내내 저와 왕재수간에는 보이지 않는 냉기가 흘렸지요.
뭘로 왕재수를 제압할까 하다가 그을 제압할 방법은 역시 나이뿐이다! 스스로 감탄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서열짱~나이짱이니까요 -.-;;;
나이를 물어봐서 나보다 어리면...흐흐... 생각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왕재수와 강습선생님 그리고 내가 어찌어찌하다보니 강습이 끝나고 같이 전철을 타게 됬는데 빈 자리가 났길래 얼른 앉았죠
그런데 그 옆에 자리가 난 겁니다. 선심쓰는 척 하면서 말했습니다
나 : 여기 비었는데 앉으세요
왕재수 : 아. 안앉습니다
나 : 그럼 가방이라도 주세요. 스케이트 무겁잖아요.
왕재수 : 아. 그냥 들고 가렵니다.
왕 무안 -.-;;;;
이때 불현듯 나이를 무러보ㅏ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몇년생이세요?"
왕재수 허를 찔린 듯 순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이게 왠 떡이야 ~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즐거워하던 내게 되묻더군요
"그러는 댁은 몇년생이신데여?"
침착을 유지하며 애써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 저 나이 많아요. 보아하니 저보다 어리신거 같은데 동생아니에요 동생? " ㅋㄷㅋㄷ
짜증난 왕재수 : 아 저도 나이많다니까여... 몇살이세여?
둘은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나이전쟁을 하고 있었죠. 전철 주변안 사람들은 조용히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저는 거만하게 구부정한 태도로 서서 저를 내려다보는 왕재수를 계속 쨰려보고 있었슴돠
한번더 제가 물었죠.
"몇 년 생이신지 안말해주실꺼에여?"
그랬더니 그랬더니 갑자기 그 왕재수!!!
" 아 저는 이번에 내립니다. 나이는 다음 기회에 말하도록 하죠 "
휙~~~~
하더니 전철 문이 열리자마자 내리더군요.
멍했습니다 ㅠ.ㅠ
주변 사람들이 킥킥 대는 기분에 고개를 숙이고 다음에 만나면 복수하리라 다짐을 했슴돠.
그러던 왕재수가 이번주에 계속 안오길래 진짜 기뻤죠
하지만 어제 링크장에 가니까 어느새 나타났는지 왕재수 떠억하니 또 등장해 있더군요
아래는 어제 있었던 왕재수와의 주옥같은 대화내용입니다.
1. 왕재수 등장하다
어제 왔습니다 그 왕재수!
대뜸 한다는 말이 왕 띠껍다는 어조로 "어제 왜 안오셨어요?"
나: 어제 강습없었는데요. 우리 월수금반이잖아요
왕재수 : 아닌데. 원래 화목토에요 화목토. 월수금은 아이들반인데
나 : 저 화목안되는데요. 토욜날 더 사람많은데 누가 와서 강습해요
왕재수: 올 수 있음 와야죠. 토욜이 뭐 대순가...
나(혼잣말):혼자서 잘난척 다해라 이 재수야!@
결국 선생님과 쇼부를 봐서 월~금 중 아무때나 시간되는 날 와서 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와 수업 같이 듣는 다른 분도 월수금으로 알고있었는데 왕재수가 "월수금 아닙니다. 원래 꼬마들반이 월수금이었는데 애들강습끝나서 월수금반이 없어졌어요. 직장인반은 화목입니다"
으아아악! 저는 뭡니까!저도 사라집니까? 원래 월수금이었는데 자기가 나중에 쳐들어와놓구서는!
나 : 그럼 화목에 오세요. 저는 월수금에 오니까 화!목!에 오세요
==> 진짜 그놈이랑 같이 배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왕재수 : 뭐 시간이 되는 날 맞춰서 와야죠.
진짜 기절할 뻔 ㅎ ㅐ씀다.
아까는 그렇게 화목에 목숨을 걸던 놈이!!!! 날로 찍어주고 싶은 마음 간절했으나
강습내내 무시하며 스케이트를 벗고 날을 닦는데 왕재수 재활용휴지같은 걸로 막 닦더군요.
잠시 처량한 마음이 들어 제 수건을 건네며 "날상해요 수건으로 닦으실래요?" 그랬더니
그 놈이 !!! " 됬어요" 아아 넘 무안했슴돠-.-++++++++++++++++
꾹참으며 집에 가려는데 다른 분이 밥이나 먹자기에 시원한 맥주한잔하러 갔습니다.
그 왕재수 술안먹는다고 함다.
우리가 웨이터에게 술을 시키면서 제가 말했죠.
"그럼 칵텔이라도 드세요. 쥬스나.."
"여기 냉수 한잔이요"
".......분노분노"
진짜 무시하기로 헀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튕기기로 했쬬.
2. 맞불작전
나: 술안먹으면 담배도 안필거고 그럼 무슨 재미로 사세요 (-> 술이 자주 저를 달래주기 때문임 ㅎㅎ)
왕재수 : 뭐 담배야 안피는게 몸에 좋은거 아녜요?
그리고 술안마시면 다들 그렇게 말하곤 하죠. 전 스케이트 타면서 재미 느낍니다 하하"
분노가 솟구쳤슴돠 그 잘난척이란!
지난 번 전철에서 왕재수한테 나이를 물어보니까 휙 내린 거 아시죠.
복수하기 위해 다시 물어봤죠
동호회 후배가 알려준대로 "너 40살이지!"라고 내가 선수치려고 했는데 그놈이 먼저 말하더군요.
"아~ 그럼 한 40되시나보죠? " -.- 폭발하기 직전이었슴돠. 꾹 참았죠 참을 인3333번을 새기며...
왕재수 90학번이더군요 -.- 조금씩 제가 밀리기 시작했슴돠
"몇년생이냐니까요" "90보다 많아요" 뻥쳤습니다. 그놈한테 더이상 지기 싫었거든요. 차라리 70년생으로 알려주자라고 생각했죠
왕재수 이걸 노렸는지 술집에 앉아마자 이러더군요.
" 아~ 난 형이랑 누나들이랑 왔으니까 꽁짜로 얻어먹기만 하면 되겠다 "
그순간 제가 이성을 잃어서 "이보세요. 저 74에요 74"라고 말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ㅠ.ㅠ
"아니 지금 30가지고 나이타령합니까? 어쩌구저쩌구 잘난척잘난척!"
계속해서 왕재수 제게 말합니다
"공부하세요? 전혀 그렇게 안생겼는데"-그래 나 날라리다
"논문제목도 제대로 안정하고 언제 졸업합니까? 졸업시켜준대요?" -이제부터 할꺼랬자나 이놈아!
"요리못하죠? 그렇게 보여요. 결혼하면 참...남편이 요리하고 옆에서 설겆이하겠네요" 등등
정말 클라이막스는 전철에서 또 일어났습니다.
왕재수 중문과나왔다길래 약올리려고 " 중국어전공이면 중국말좀 해보세요 "그랬더니
왕재수 : 졸업한지 너무 옛날이라서 잘 못해요. icq 쓰시면 영어잘하시겠네요 영어 잘하시나여? -.-;;;;
여기서 밀리던 절대 안된다는 심정으로
"아 msn도 써요. 아뒤 어떻게 되요? "
왕재수 : 아~ 어쩌구저쩌구 요
이때 제가 빈속에 마신 맥주 1500에 쫌 취했었구 그놈 발음도 개떡같았슴돠.
나 : 네? 아 아쩌구~...아 어쩌구라구요?
왕재수 : 처음 들으면 외우기 어렵죠. 못외우시죠? ...
열받았습니다. 어찌나 바보취급을 하는지 ...물론 제가 머리가 나쁘기도 하지만 다시 "아 어쩌구저쩌구라면서요"했더니
==얼마나 바보처럼 혼자 중얼거리면서 이거 아녜요? 라고 했는지 몰라요 ㅠ.ㅠ 흑
그놈이 그놈이 역시 너는 안돼~하는 표정으로 비웃으면서 ㅠ.ㅠ
"그거 아니고...저 내립니다. 아이디는 다음에 알려드리기도 하죠"
그러면서 또!!! 휙~ 내려버리더군요!!!
으아아아아악!!!!!!!!!!!!!!!!!!!!!!!!!!!!!!!
술마시면서 지난번 내가 나이무러보니까 휙 내린 두ㅣ에 내가 벙쪄있을 동안 자기는 내리면서 되게 흐뭇했다고 그러더군요.
아아 또 당했습니다.
이러케 열받을 수가!!!
오늘 회사 엘레베이터에 혼자 탈 때마다 계속 소리지르고 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