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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대로 끝이여야만 하는걸까요??

휴우우우~~ |2006.09.03 23:44
조회 374 |추천 0

글이 좀 길어요....긴글 싫어하시면 차라리 Pass~~하시죠~~

악플은 달게 받겠지만...장난리플은 사양할래요...

 

대학 졸업반이었던 99년에 처음만나서 혼자 짝사랑했던 한 살 많은 오빠가 있었습니다.

봄에 처음 알게 돼 가을무렵까진가 혼자 좋아하다 오빠는 나에게 별 관심을 안보이고 저는 졸업준비에 바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졌었어요


그러다 작년 가을에 우연히 그때 쓰던 다이어리에서 뭔가 찾다가 결코 평범치 않은 그 오빠 이름을 발견하고 싸이에 검색을...... 딱 한사람이 나오더라구요....


여자친구인듯한 방명록이 있었지만 별다른 기대 없이 반갑다는 글을 남겼었어요

신기하게 그 다음날 바로 오빠 연락처가 담긴 쪽지가 날아오더군요....


그렇게 연락이 닿고, 전화통화를 하고, 만나서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고.....

여자친구인듯한 방명록은 제가 글남기기 두어달쯤 전에 헤어진 여친이었다고 하더군요....

신기하게도 5년만에 만난 그 오빠에게 옛감정이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기쁘게도 오빠도 내게 호감을 보여주고 있었구요...

한달정도 흐르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연인이 되어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면서 시간은 흘렀고, 오빠는 오빠 직장 동료분들...상사분들...친구들에게 저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를 해주더라구요.....

그렇게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결혼을 꿈꾸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사귀는 사람이 있어도 결혼을 꿈꿔본 적은 없었거든요...

조금 이상했던건 그러면서 제친구들이 보고싶어한다고 내친구들 맛있는거 한번 사달라고 하면 그렇게 싫어하더군요.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어색하게 앉아있는게 싫다고 하면서.....


그러다 오빠랑 처음으로 언성을 높이며 싸우게 됐죠...이유는 오빠를 보고싶어하는 친구들에게 사전에 오빠한테 상의 없이 같이 가겠다 하고는 같이 가자고 조른거였죠...그 다음날 오빠한테 헤어질까 마음먹었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어요


아마 그날부터 시작이었던것 같아요....

그사람의 화려한 전 여자친구들 얘기를 듣게 되기 시작한건.....

(참고로 저는 여성적인 스탈이라기 보다는 톰보이에 가까운 아이입니다...결혼할 나이도 지났으니 자랑은 아니지만 집안일이나 요리 이런쪽으로는 말그대로 젬병이죠....)

오빠의 전 여자친구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오빠의 자취방에서 밥상을 차려놓고 기다린다던지 회사에서 늦게 끝나거나 할때는 직.접.만.든. 도시락으로 끼니를 챙겨주고는 했다며, 저처럼 못하는 여자친구는 처음이라고 탄식을 하더군요.


솔직히 그런쪽으론 제가 워낙 못하는걸 알기 때문에 결혼 날짜 받으면 요리학원이라도 다니면서 배울생각입니다 오빠한테도 얘기한적 있구요....그리고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 보면 뭐...결혼전에는 저보다 더 심하게 할줄 아는거 아무것도 없어도 결혼하고 나니 못하면 못하는대로 알콩달콩 살더군요....그래서 저도 결혼해서 하나씩 배우면서 하면 되리라고 생각했었죠


어쨌거나 그래서 전 그날부터 조금씩 노력했습니다.... 아니...노력했다고 생각해요..

직장분들에게 물어보던가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뒤져서 이것저것 해봤어요....오빠가 회사에서 늦게까지 있는날은 도시락이나 간식같은것들도 가져다 주고 했죠....

뭐 처음하는거 치고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라구요....물론 하다 실패해서 못먹고 그냥 버린것도 좀 있구요;;;;


지금와서 생각하니 제가 주눅들기 시작했던것도 저 사건부터였던거 같네요.....

게다가 오빠 말투 자체가 좀 살짝 무시하는듯한 말투였던거 같아요.....

이상하게도 무슨 말만 하면 언쟁 끝에 저는 틀린게 되고 오빠가 맞는게 되더군요...

그러면서도 제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귀는동안 점점 오빠한테 주눅이 들고 말도 잘 못하고 눈치만 보게 되고 그렇게 변하더군요


오빠를 만나기전에는 남친이랑 언성 높이며 싸운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친구들이 신기해 할정도로 싸워지지 않았어요...한쪽이 흥분해있으면 다른쪽이 눌러주는 타입이었거든요....

그런데 오빠를 만나고 부터는 제가 참으려고 해도 참아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더군요..

저도 만나기만 하는 싸우는 친구커플들에게 신기하다고 하고는 했었는데 왜 그렇게 싸웠었는지 이해가 될정도로요....


그러다가 오빠네 집에도 인사를 드렸었어요...오빠네 부모님은 아주 반겨주셨구요..

인사를 드리고 얼마후 오빠가 제 나이를 봐서도 오래 끌건 아니라면서 결혼을 하자고 하더군요....그런데 그게 정식으로가 됐든 약식으로가 됐든 “나랑 결혼해줄래?” 뭐 이런 맥락이 아니고 “내 상황이나 니 상황이나 이러이러하니까 너희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갈게 올해안에 결혼하자. 싫어?” 이런식이었습니다. 제 의견을 묻는다기보다는 본인의 결정을 통보하는 식이었죠....

그런데도 오빠가 결혼의사를 밝혀주었다는거 자체가 너무 고맙고 기쁘더군요....

그래서 우리집에도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못보던 모습을 우리 부모님 앞에서는 많이 보여주더라구요....

오빠가 우리 부모님한테 신경쓰는 모습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오빠가 우리집에 인사를 하고 2주인가 지났을까.....

같이 티비를 보다가 드라마 대사 때문에 오빠가 조금 언짢아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자기 주장 강하고 톡톡튀는 캐릭터의 여자 출연자가 남여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얘기를 하는 것을 보고는 저를 그 여자 출연자에 비유하면서 이해되지 않는다네요.....

그 대사 한마디에 저녁을 먹으면서 내내 언쟁을 하다가 내가 수긍하지 않고 계속 내생각을 말했더니 점점 예전부터 내가 오빠 기분 나쁘게 했던것들을 꼽아내기 시작하더이다.....

그게 저는 우리 둘이 생각하는게 좀 달라서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빠는 내가 세상을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헛똑똑이라며 몰아세우더구만요......

그러면서 또다시 옛날여자친구들 스토리........


참다참다 점점 심해지는 옛 여자친구들과의 비교에 자존심이 상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그걸로 우리는 끝이났구요.....


7개월 가량 사귀면서 잠자리는 하지 않았어요....뭐....진한 스킨쉽 정도.....

나이는 많지만 아직 처녀 지키고 있구요....

그런데 마지막 싸우던 그날.....저에게 더 이상 여자로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우리집에 인사드리기 몇주정도 전부터 스킨쉽 시도를 하지 않기에 저는 나름대로 혼전관계 싫어하는걸 알고 지켜주려 하는거라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저한테서 여성적 매력이 느껴지지 않아서 였다고 하더군요.....

7년을 사귄것도 아니고 달랑 7개월이었는데.......


게다 그날은 제 양력생일 이틀전이었답니다....생일 챙기기는 음력생일을 챙기지만요....

그날이후 두달 반정도가 되어갑니다......

그동안 오빠도 저도 서로 연락한번 안하고 지내네요.....

저는 궁금해서 오빠네 집근처로 한두번 가본적 있는데 연락을 하기는 너무 두려워요.....

7개월 만에 제가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서 “손끝하나 안건드렸다(오빠표현이었습니다)”는 오빠 말 듣고 제가 뭘 어쩌겠어요?

그냥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픕니다......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고 핸드폰을 바라보고 연락해볼까 궁리하고......

아마도 제가 오빠를 너무 많이 좋아했었던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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