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랫만에 친정에 다녀왔어요..
멀리 사는것도 아니면서도 일때문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자주 가지도 못하구..
저희 엄마는 새아버지의 어머니..즉..나에게는 할머니..90이 넘으신 치매 할머니때문에..
사계절 내내 한번도 맘 놓고서 외출도 못하네요..
밥도 떠서 먹여드려야되고..대소변은 물론이고..
그렇게 사는 엄마가 가끔은 너무 답답하기도 했고..속이 상했어요..
어제 밥을 먹고서 그냥 헤어지기에는 너무 아쉬워서 커피 한잔 하자고 했더니 비싸서 싫답니다..
매일 집에만 있는 엄마가 안쓰러워서 아쉬운데로 한강이라도 가서 바람 쐬자고 했더니 좋아합니다..
그렇게해서 가게된 한강..
그냥..이런저런 얘기 하던중에 울 신랑 뭐 사러간다네요..담배 사러 간지 알았는데..불꽃놀이 할꺼 사오더라구요..첨엔 뭔 불꽃놀이야 했는데..
그걸 본 울 엄마 너무 좋아하네요..
왜~우리 생일잔치 같은거 할때 쓰는 불꽃놀이 있잖아요..그기에 불 붙여줬더니 환호성까지 나옵니다..
하늘에 쏘아올려져서 팡~하고 터지는거 하니까 넋을 놓고 보고 계시네요..
그렇게 다 하고서 하는말.."근데 이게 얼마치야??헉~만오천이 다 날라가버렸네.."ㅠㅠ
궁상스럽다고 생각하는순간..엄마 그러십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거 첨 해봤는데..돈은 비싸도 너무 이쁘다.."나 진짜 미치는지 알았습니다..
나는 진짜 못된 딸년인가봅니다..
내가 시댁에서 힘들다고..매일같이 투정만 할줄 알았지..
50년넘게 살면서 주말저녁에 갈곳 하나 없는 엄마 생각을 해본적이 없나봐요..
내가 놀러 못가는건 억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엄마가 놀러 안가는걸 안쓰러워 한적도 없는걸 보면요..
다음에 또 오자는 말에..어린애 같이 좋아하던 50대의 아줌마..그게 내 엄마더라구요..
그깟거 암껏도 아닌데..왜 진작 나는 그런 생각조차도 못 했을까요..
참 딸년은 이래서 키워봐야 소용이 없나봐요..
그저 지 힘든거나 알지..지 엄마 늙어가는거는 보면서도 알면서도 애써 외면 했나봐요..
자주는 아니라고 해도 집 밖에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는 울 엄마..
가끔이라도 바다는 아니라고 해도 한강이라도 델꼬 가야겠어요..
울 신랑 집에 오는 길에 "내년 여름에 돈 줄테니까 장모님이랑 동생이랑 세모녀가 제주도 다녀와..
그리고..불꽃놀이 한 오만원어치 하고와..ㅋㅋㅋ장모님 그렇게 좋아하실지 알았음 진작 해드릴껄.."
말이라도 고맙네요..
첫주의 시작인 월욜 아침부터 시아버지께 "애가 어리버리 하다.."는 소리 들었지만..
울 신랑의 말을 생각하면서 그냥 흘려들었어요..
10월 내 생일에는 나 낳아서 키우느라고 고생한 울 엄마..모시고서 가까운 교외로라도 나가려구요..
시댁식구들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내 엄마도 했던것처럼 나도 할수 있겠죠??
왜냐면...나도 엄마 딸이니까요..
매일 궁상맞아 보이던 엄마가 어제는 세상에서 젤 이뻤고..세상 누구보다도 존경합니다..
김여사~내가 사랑하는거 알지??나 진짜 김여사 얼굴에 먹칠 하지 않게 더 시댁에 잘하는 며느리 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