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색 좀 한다 싶으면 와인 애호가에 풍월 좀 읊을라피면 칠레 와인 얘기 안 할수 없는 요즘.
싸늘해진 날씨와 함께 찾아온 올 가을, 그녀와 함께 와인 한 잔 해보고 싶은데 와인에 대해서 아는게 있어야지~
괜히 아는 척 했다가 자칫 낭패볼 수도 있는일.
얼치기 와인 마니아로 오해받지 않기 위한 몇 가지들을 짚어보자~
FTA 땜시 칠레 와인이 싸졌다.
'싸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와인을 아끼는 사람들의 품위와 걸맞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가격대비 품질이 좋다'고 바꿔 말한다.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 때문에 칠레 와인은 비슷한 가격대의 프랑스나 미국 와인에 비해 훨씬 높은 만족감을 준다.
전문가들은 유럽 와인에 비해 30퍼센트 정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칠레 와인이 싼 이유를 FTA 협상 체결로 보는 것은 어딘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심리적인 효과가 있을지언정 와인선택에 큰 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칠레 포도 품종만이 '보르도'의 계보를 잇고 있다?
와인 역사를 들먹일 때 빼먹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가 19세기 후반 유럽 포도밭을 황폐화 시킨 '필록세라'다.
유럽의 포도나 무는 이때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입지 않은 나라가 하나 있는데
그곳이 바로 칠레라는거~
지형 특성상 동쪽은 안데스 산맥이 막아주고, 서쪽으로는 바다, 남쪽은 남극이 버티고 있어 병충해가 뚫고
들어올 수 없었던 것.
필록세라가 유럽을 휩쓸자 와인 명가 기술자들이 대거 '축복의 땅' 칠레로 눈을 돌리면서 와인 혁명이 시작된다.
1951년부터 유럽 품종을 들여와 심었다. 여기에 천혜의 자연환경과 양조기술이 합쳐지면서 좋은 와인이 많이
생산됐다.
특히 칠레에서 생산되는 '카르미네르'는 18, 19세기 보르도 와인을 제조할 때 꼭 들어갔던 품종이다.
지금은 없는 품종이 칠레에서 발견되어 '유일성'의 단서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칠레 와인은 중저가
와인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여러가지가 이유가 있지만 토양의 차이, 사람의 차이, 무엇보다 문화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칠레 와인, 어떤 걸 고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레 와인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칠레 와인 중 어떤 것을 고르면 좋을까?
물론 '알마비바(Almaviva)'와 같이 명품 와인에 속한 그룹도 있지만 역시 대중적으론 저렴한 가격의 와인이 인기.
특히 '몬테스 알파(Montes Alpha)'는 가장 인지도 높은 칠레 와인.
이 외에 '카스티요 데 몰리나 리세르바(Castillo de Molina Reserva)', '에스쿠도로호(Escudo rojo)'
'카르멘 리저브(Carmen Reserve)', 캔달 잭슨의 '칼리나(Calina)' 등이 추천할 만하다.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다면 칠레 와인이 그 답이다..
제대로 와인따는 법을 알아야 한다?
여자들에게 와인을 마실 때 남자의 어떤 모습이 가장 근사해 보일까.
물론 첫째는 제대로 된 와인을 고르는 안목일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바로 코르크 마개가 부서지지 않게 잘 따는 거라고 한다. 초보들은 와안 딸 때 티가나기 마련.
와인 오프너는 아주 간단히 요약하면 두 종류다.
두손을 쓸것이냐, 아니면 한손을 쓸것이냐. 소위 '바텐더스 나이프'라 불리는 전문 소믈리에용 오프너는
충분히 연습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한 손을 사용하는 유연한 동작으로 당신을 제법 그럴 듯한 와인 애호가로 만든다.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이 오프너의 특징인데 우선 오프너를 T자 형태로 만들어 코르크에 고정시킨다.
그런 다음 손잡이 부분을 병 윗부분에 고정시켜 힘을 받게 한다. 힘을 주어 손잡이를 누르면 지렛대의 원리로
마개가 뽑힌다.
이렇게 얘기하니 무척 쉬울 것 같으나 막상 해보면 실패의 연속. 코르크마개 중심에 스크루를 꽂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병 윗부분에 고정시키려 하나 초보자의 한계가 드러나기 십상.
쉬운 방법은 손잡이가 달린 흔히 '윙 머신 코르크스크루'라고 하는 와인 오프너. 두손을 쓰는 것이 다를 뿐,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은 같다. 힘들이지 않고 간편하다.
와인 잔은 크면 클수록 좋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포도 품종과 산지, 빈티지와 산도는 얘기할 줄 알면서도 와인 잔에 대해서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와인 잔은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낫다.
잔에 따랐을 때 향기를 맡기가 한결 용이하고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을 때 생기는 '와인의 눈물'로
어떤 와인인지 대충 그 수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와인잔이 크면 와인을 따라 마실 때 제법 그럴듯하게 보인다.
와인잔을 깨끗하게 닦을 수 있는 좋은 방법 하나.
뜨거운 물을 긴 그릇에 담고 와인잔을 거꾸로 한다. 그릇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에 와인잔을 놓아둔 후
깨끗한 면 행주로 닦으면 눈부실 정도로 투명해진다.